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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비올님.
    벼루집

2008/05/21

 

이번 학기는 매주, 이번 주는 왜 이렇게 할일이 많지, 하면서 지나가는 것 같다.

이번 주가 학교 체육대회 기간이라 수업을 세시간 중 한시간씩만 하고 있는데

수업이 삼분지 일로 줄어드니까 비로소 할만한 정도가 됐다.

바쁜 이유는 사실 내가 매주 세미나를 두번씩 하고 있기 때문이고

지난달 중순부터 그 중 한개 발표를 맡고 있어서 그렇다.

그러다 보니 바다 건너에 있는 후배한테 논문을 개선해서 교정본을 넘겨 주어야 하는데

매주 얼굴을 보는 일이 아니라서 계속 뒤로 밀려서 맘 한구석이 찜찜하다. (SS, 미안.

너는 여기 들어오지도 않지만)

그리고 또 벌써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채점할 시험지 뭉치들이 있다.

기말고사 보기 전에 반드시 정리하리라.

안 그럼 며칠을 몰아쳐서 해야하고 그 여파가 클것이다. 

 

그러면 잠을 줄이던가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간을 줄이던가.

둘다 안된다.

방금도 어떤 불로거를 발견하고 너무 너무 기뻐하며 스크롤과 페이지 넘기기를 하였는걸.

음... 많은 남자들처럼 집에 늦게 들어가는 수가 있나?

절대 안되지. 그리고 연우가 보고 싶어서 그렇겐 못하지.

수업중 한 과목은 ZL이 써놓은, 그리고 계속 업그레이드 해주고 있는 강의 노트가 있기에

망정이지 혼자 했으면 전공도 아닌데 시간 엄청 써야했을 것이다.

(ZL 고마워, 그 남는 시간에 나는 불 구경하고 다닌다오...)

 

 

최근에 두사람이 죽었다.

한사람은 같은과 89학번 선배.

교회하고 수학만 아는 사람이었는데

수학하는 사람들하고는 그렇게 잘 지내질 못했고

나도 떨떠름해했던 사람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방어였던것 같은데 수학에 관해서

매사에 경쟁적이고 자기건 보여주려고 하질 않았다.

말도 늘 좀 꼬아서 하고.

그런데 3월달에 간암으로 병원에서도 이렇다할 치료가 없다고 해

집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얼마전 토요일 아침에 죽었다고

수원 어디 병원 영안실이라고 그와 같은 전공 동료인 다른 선배가 전화를 했다.

병원에 찾아가진 않아서 거기 풍경은 잘 모르겠다.

결혼은 했지만 (다행히) 아이는 없다고 했다.

교회 사람들중에는 마음을 터놓고 따뜻하게 지낸 사람이 있겠지.

 

한사람의 죽음은 엊그제 불로그 홈에서 알게되었다.

창원 두산 공장에서 지게차 사고로 죽은 74년생 변우백씨.

나랑 학번이 같았을 것 같은데

비정규직 노동자라면  

누구 누구라도 맞이할수 있는 산재이고

어쩌면 만일  이러저러한 삶의 궤적을 따라

비슷한 선택을 하였다면 내게도 올수 있는 죽음이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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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랑이

요새 연우를 안으면 정말 따뜻하고 말랑 말랑하고.. 너무 좋다.

그래서 왠갖 핑계를 대고 안고 꼬집고 부비 부비하게 된다.

 마른듯한 연우지만 그래도 아이답게 뼈주위로 고르게 찰진 살이

붙어있어서 어디를 꼬집어도 좋다.

그래도 제일 손이 많이 가는건 역시 엉덩이하고 볼.

이래도 되나, 하면서 엉덩이 양쪽을 꼬집 꼬집하고

볼도 앙, 물려고 하면

대개 연우는

" 먹지마!" 한다.

이주일 전에 키를 재었는데 그 사이 또 키가 조금 자랐다.

정말 새싹들이 쑥쑥 자라는것처럼 아이들은 자란다.

아주 잘 자고 일어난 날 아니면 늘 울면서 일어나는 아이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보다 일찍 일어나면

 뒹굴 뒹굴하거나 옆에서 내가 자는걸 바라보고 있다가

"할머니 (아빠) 뭐하지?"

그러고 나간다. 잠시후에

"엄마, 좀 일어나!" 하면서 들어오긴 하지만.

 

아는 사람이 몇달전에 만났을때 둘째를 가졌다고 했다.

그 말을 들었을때 내 마음은

아주 기뻤고 둥실 둥실 구름위를 잠깐 걷는 기분이었다.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은 이렇게 기쁜 소식인거구나...

물론 처음에 연우를 가진 걸 알았을때는 이렇지 않았지.

계획한 아이였지만 그래도 당황스러웠고

입덧을 한다는게 매일 매일 우웩할거라는게

너무 싫었다. (실제로는 다행히 그렇지 않았지만 )

그리고 좀 있다가 초음파로 작은 고구마같은 걸 보았을땐

귀엽기도 했지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건 연우를 낳고도 다른식으로 지속되는 느낌인데,

아이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연우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꽃씨에서 떨어진 인간처럼 여겨지고

그래서 입양한 아이도 이렇게 키울수 있겠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

아무튼 그 소식을 들은 후로 또 그때 내 마음을 접한 후로

둘째 생각을 가끔씩 하고 있다.

어떨때는 아주 구체적으로 한다.

여름에 일본 학회까지 갔다 와서 가지면

봄에 낳을거고 그러면 3개월 휴가받으면 바로 방학이니까

웬만큼 키우겠구나, 이런 생각도 하고

흠, 연우 가지기 전엔 요가도 꽤 하고 체력이 좋은 편이었는데

한 두달 바짝 체력을 키워야겠구나

이런 생각도 한다.

(마음만 먹으면 바로 아이를 가질수 있는것처럼 생각하고 있네?)

어제는, 이런거 물어보지 말아야하는데 하면서도

연우의 반응이 궁금해서

"연우야, 우리집에 아기가 있으면 어떨까?"

물어보았더니

" 싫어." 그런다.

응, 얘가 무슨말인지 모르는구나, 넘어가려는데

바로 이어지는 명확한 의사표시.

"난 우리집에 애기 없었으면 좋겠어."

그래, 알겠어, 그러고 다시 책 읽고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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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 순천

 

이번 연휴에 하린의 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거창에 가기로

진작 얘기를 해놨었다.

사실 언제 내려가거든 데리고 가달라고 비니한테 윽박을 질러놨던거지만.

살기는 거창읍에 사시지만 우리를 데려가 달라고 한 곳은

거창 지나 가조라는 곳으로 들어가 한참 산길로 올라간 곳에 있는 작은 농가이다.

경상남도의 산청, 함양, 거창 쪽 산세가 아름답다는데

친구들은 죄다 서울에

친척들도 서울 아니면 전라도에만 살고 있으니 갈 일이 없었다.

토요일에 10시에 출발해서 목적지에 도착해 짐을 푸니 한시가 약간 넘었고

다음날 한시 반쯤 그 댁에서 나왔으니 꼬박 24시간을 머물렀다.

평생 쐰 공기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네끼를 잘 얻어먹었다. 

해가 지는 저녁 산과 당황스러울 정도로 별이 많은 하늘 

(한참을 보고 있으면 지구도 우주의 일부라는 지식이

차차 마음에 살아나는 그런 하늘)

 동틀 무렵의 뿌연 하늘을 보고

오전에는 해인사 가는 산길을 절반정도 걸어서 짚어보고 왔으니

뿌듯 뿌듯하다.

가서 발견한건...

정말 주말 농장 어디라도 신청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연우 보기가 어찌나 쉬운지!

우리가 잔디 사이에 난 잡초를 뽑고 있을 때

작은 호미 하나 들려 주니까

연우 일하고 놀아! 그런다.

혼자 땅 파고, 흙으로 반찬 만들고 (안 가르쳐도 다 하는 놀이가 있나봐...),

소금은 조금만 뿌려야지,

개미들아 어디가니?

연우가 바위를 때렸어!

중얼 중얼 하며 잘도 놀더라.

작은 연못과 그 옆에 만들어 놓은 미나리꽝에 있는

오글 오글한 올챙이를 뜰채로 떠서 이쪽 저쪽으로 옮기는

놀이도 좋아했고.

 잔디밭에 난 쇠뜨기뜯기가 이렇게 재밌는 일인지 처음 알았다.

잔디 사이 사이에 촘촘하게 나있는 다른 풀들을,

잔디를 상하지 않으면서 뿌리까지 제거하는일에

나중엔 요령이 생겨서  정말 재미가 있었다.

하린과 비니는 왜 이렇게 무리를 해요, 웃었지만.

그러나 하루 머무르는 거라 가능했던거다.

재래식 화장실이 냄새보다도 안에 물이 넘실 넘실 거려

이용을 못하고 큰건 꾹 참고,

씻는것도 얼굴하고 양치질만

그리고 일도 해가 어디 있나, 따져보고 오전일 오후일, 할만큼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가 있으니 밥 먹고 나면 가서 마냥 앉아있고 했던 것인데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지.

토요일엔 부모님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시고

연우는 호미가지고 혼자 놀고 있으니

멍해지는거다.

자꾸 후배한테 논문일로 보냈어야 할 이메일이 떠오르고

금요일에 세미나 했던 논문이라도 가져올걸, 채점할 시험지 뭉치라도 들고 올걸

하면서 시간을 주체를 못하겠는 거다.

물론 이럴때 일을 미리 미리 해두면 주중에 좀 부드럽게 넘어가는건 사실이다.

다른 리듬이 있는건데, 이런게 아니라

도시에선 자기한테 맞는 리듬을 타는 생활이

가능하지 않은 것 같단 느낌이 들었다.

나만 그런지도.

 

다음날 순천 외삼촌 집에 간 연우는 또

순전히 자기 예뻐라하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이모, 외숙모, 외삼촌 있지,

거기에 사촌 오빠들까지 우당탕탕, 꺄악 꺄악 놀아주니 얼마나 좋았겠는가.

맹렬히 웃고 뛰고 놀던 끝이라 그런지 올라오는 차속에서도 별 투정없이 편하게 왔다.

한가지 발견한건

연우의 표정이 거창 산집에서와 순천에서가 다르다는건데

뭐랄까? 둘다 즐거워했지만 거창에서는 엄마, 아빠도 손님이었으니까

자기도 손님같은 표정이었다. 순천에서는 그 표정이 사라지고

온전히 개구장이에 어리광장이 표정이었고.

아이들이 꽤 예민하구나 다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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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날

평소에는 안 들어가던 진보 불로거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글이 너무 좋아서 계속 페이지를 넘겨가며 읽은 날,

완전 재수! 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새로 발견한곳이니 지금까지 그 사람이 써놓은 글이 얼마나 많으랴.

그걸 주르륵 읽는 기쁨!

생수로다....

(주로 커피를 마시면 보긴 하지.)

 

요즘 들어가서 본 곳은

닉네임이 이유 그리고 egg.

이런데다 막 써도 되나.

불로거의 예의는 트랙백인건가.

(그러고보니 이유님 불로그는  그분 딸아이가

타조가 쪼! 라고 했다는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

그럼 재발견이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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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비올님.

비올님의 [300원] 에 관련된 글.

 

말이 필요없다. 때때로 읽어보자.

 

문방구 아주머니는 끝까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나같으면 그것때문에도 화를 냈을거다.
아주머니 역시 자기 기억과 수많은 경험을 믿을테니

뭐다, 승복시키는 문제가 아닌데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걸 인정하질 못하고 말이다. 

 

뭐랄까. 자면서도 화두를 놓지 않는다는 스님들이 생각났다.

이런 일상중의 일상에서도 멋진 내공이 송이 송이 날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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