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남북정상회담,,,서로의 마음이 불씨고, 잉걸이고 횃불이었구나!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에게 남북문제와 국내외 현안문제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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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나비 날갯짓이 어여쁘다. 조금만 건드려도 찢어질 것 같은 연약하고 가녀린 노랑나비 흰나비들, 나비가 되려면 알에서 애벌레로 변한 상태에서 최소 네 번의 탈피를 거쳐야 하고,  번데기에서 막판 탈출에 성공해야만 비로소 나비는 사랑 받는 대자연의 꽃잎 같은 존재가 된다. 그런데 미세한 나비의 날갯짓이든 미미하게 작은 사건이든 추후 증폭되는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폭풍우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예상치도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남북문제에 있어 나비의 날갯짓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0년 제 7대 신민당 대통령후보로 선출됐을 때부터 ‘3단계 통일방안’을 제시하며 민족의 평화통일과 남북문제를 그의 필생의 정치과업으로 천착해 왔다. 그 결과가 2000년 6월15일 김대중.김정일 간 남북최초의 정상회담이요 6.15공동선언이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도 1996년도 제 15대 국회의원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프로세스 해결을 위한 노력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아나가겠노라”는 약속을 하며 남북문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5년 통일부 장관 재임시절 개성공단을 가동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고, 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석 달 전에 대북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가서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 5시간 동안 담판을 한 당사자이다. 그 결과물로 가져온 것이 6자 회담 복귀와 9.19 공동선언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일단 남한을 믿고 핵을 폐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이끌어낸 역사적인 사건’을 비롯한 일체의 남북교류가 이명박.박근혜로 이어진 보수정권 후 11년 동안 중단됐던 것, 이제 막 문재인.김정은 양자 간 제3차 4.27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을 만나서 남북문제에 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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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과 보수정권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MB와 박근혜 정부는 근본적으로 붕괴론을 내세웠다. 북한과의 평화 공존보다는 제재와 압박을 통해서 붕괴시키고 통일 대박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명박 정부의 선핵 폐기론이 ‘비핵개방 3000’이다. 북한에게 ‘비핵·개방 하면 3천 달러를 만들어준다’고 했던 것이다. 북쪽 입장에서는 굉장히 굴욕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11년 동안 여러 가지 충격과 비극적인 일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제3차 남북정성회담이 열렸다.

미국의 입장에서 트럼프는 현재의 대북 해빙무드를 자신이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분 맞는 이야기이다. 전체적인 것은 아니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을 고통스러웠던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국제제재를 하고 남쪽에서 대북 협상 제안을 하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자고 해도,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안 내리면 이 국면이 계속 가게 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은 “풀뿌리를 씹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나. 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이 최소한 10년은 버틴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갑갑해지는 것은 우리다. 어쨌든 김정은 위원장도 지금의 이러한 결정은 살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해빙무드다

타이밍이 절묘했다. 작년에 핵(核)무력을 완성했다. 이를 기반 한 자신감으로 김정은이 국제무대로 나온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북중 정상회담을 먼저 가졌다. 이어 3~4주 후에는 북미회담에 이어 북러, 북일회담도 이어질 것이다. 아버지 김정일이 은둔형이라면 김정은이 아버지보다 스케일이 크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가 2012년 집권자로 등장하면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더 이상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은은 “나는 유럽 각국도 돌아 다녀봤고, 일본도 방문해봤다. 그런데 가게마다 물건이 쌓여있는데, 왜 우리 가게에는 물건이 없지?”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것이 소년 김정은의 문제 인식의 출발이다.
 
아버지의 목표는 삼시세끼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95년부터 98년까지 고난의 행군 시대에 기아와 기근으로 아사자가 200만 명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배신감은 엄청나게 크다. 북한이 당시 “미국이 도와준 것이 중국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런 쓰라린 기억이 있기 때문에 김정일은 먹는 문제와 정권유지에 집착했다.
 
그 아들 김정은은 정권도 쉽게 물려받았거니와 그의 목표는 삼시세끼를 넘어, 고도성장 국가이다. 이른바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에서 지금은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주창한다. 상대가 원하는 것은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은 것이다. 공산당 1당 독재의 길은 가면서 경제는 시장경제, 개방경제를 통해 경제고도성장을 이루겠다. 그래서 인민에게 사회주의 국가를 누리게 해주겠다는 것 아닌가. 북한 경제가 발전해서 사회주의국가처럼 된다면 우리에게도 얼마나 많은 기회가 생기겠나.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을 ‘중국의 등소평’에 비교하기도 하는데

아버지 김정일 시대부터 베트남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김정은 시대에는 남북정상회담의 대가나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 ‘남북정상회담을 하는데 뭘 내라’, ‘북미정상회담 하는데 식량지원 하라’와 같은 요구가 없다. 안 도와줘도 제재만 풀리면 경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다.

문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정부여당의 대북정책과 관련 “너무 미국의 입장에 맞추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비위를 맞춰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별개로 우리의 주장과 입장이 있어야 한다”며 “대북제재 문제에서는 우리의 독자적인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정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구호가 ‘재벌개혁’, ‘검찰개혁’이다. 그러나 재벌개혁,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국회를 통과한 법은 한 건도 없다. 제도를 바꾸지 않고 어떻게 재벌개혁, 검찰개혁이 가능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정동영 의원은 마지막으로 “통일은 도둑같이 와서는 안 된다. 그것은 붕괴론이기 때문이다. 통일은 살금살금 고양이처럼 남북연합의 과정을 밟아가면서 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 관심과 염원이 증폭되면서 남북한 모두는 ‘지정학적 피해국’에서 ‘지정학적 수혜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때라야 한반도는 대국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평화시대 그래서 답이다.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르포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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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 11:42 2018/04/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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