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바라보며, ‘댄싱스타’ 시즌3와 록 가수 김경호

                                              - 사랑받는 연예인처럼 카리스마 작렬하는 정치인을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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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위드더스타(이하 댄싱스타) 시즌3가 한참 물올라있습니다. MBC문화방송에서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 하는데요. 이제 우승에 바짝 다가선 4강팀만 남았습니다. 이름깨나 날리고 있는 스타들이 출연하여 댄스 실력을 겨루는 프로그램이죠. 유명스타 12팀이 참가해서 심사위원 3명과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에 의해서 매주 최고점수를 받은 팀과 탈락자 한 팀을 결정합니다.

 

첫 회 우승자는 아이돌그룹가수 H.O,T의 멤버였던 문희준 씨였고 두 번째 우승자는 탤런트 최여진 씨였습니다. 둘 다 춤과 인연이 깊은 사람이죠. 문희준 씨는 댄스가수 출신인 30대 중반이고, 2회 우승자인 최여진 씨는 발레를 전공하던 30대에 초입의 탤런트였습니다. 참가자의 구성을 보면 유명 연예인과 자기 분야에서 지명도를 가진 사람들이 적당히 섞여있고, 한층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돌스타와 제 2의 정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30.40대 연예인 또는 50대 연령대까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금요일 밤에 벌어진 경연에 대해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엔도르핀이 솟아나도록 마음껏 웃으며 진지한 성찰과 시사점을 찾았던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응원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심사발표를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에 감정의 변곡점을 수없이 오가며 상상과 회한과 희열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양한 사회현상과 개인적인 관심사를 대입해가며 뒤엉키는 감정의 파도를 노 젓고 있었습니다.

 

상당 기간 한 야당정치인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야당인사를 지켜보면서 갖는 기대와 실망이 수시로 교차하면서 어느 팀이 1등 할지 점쳐 보았는가 하면, 꼴찌 두 팀으로 불려나온 두 팀을 보면서는 유권자들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직 권력이 탄생하는 선거전을 되짚어 보기도 했습니다.

 

잠시 댄싱스타의 심사방법과 심사위원들을 보겠습니다. 심사 방법은 심사위원들 3명의 점수와 시청자들의 문자 투표를 합산한 결과로 결정합니다. 점수는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하는데 보통 9점이면 높은 점수대에 속합니다. 최하점수로는 6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댄싱스타 시즌 3의 심사위원은 탤런트 박상원 씨와 댄스스포츠 선수 출신의 알렉스 김과 3회 연속 심사를 맡고 있는 발레리나 김주원 씨입니다.

 

그럼 댄싱스타 시즌 3에서 9회 4강까지 오른 출연자들의 면모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JYP의 걸 그룹 ‘미스 A’의 페이와 김수로 팀, 김완선 김형석 팀, 이은결 이정현 팀 그리고 김경호 안혜상 팀입니다. 페이나 김완선 씨는 댄스 즉 춤에 강점이 있는 출연자입니다. 댄스 실력이 충분하다는 얘기죠. 마술사 출신 이은결 씨도 이에 못 지 않습니다. 제스처의 달인처럼 유려한 몸동작을 구사하면서 창의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그럼 43세 록 가수 김경호씨는 어떨까요?

   

김경호 씨는 위 세 사람에 비해서 체력과 춤에서 뒤져있는 상태입니다. 김경호 씨를 잠시 소개하자면 내년엔 가수 데뷔 20년을 맞게 되고요 대학가요제 출신입니다. 그 후 6년 동안 무명으로 지내다가 이소라의 프러포즈에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이라는 2집 앨범을 가지고 출연해서 재기합니다. 자고 일어나니 하루아침에 스타가 돼 있었다고 해요. 앨범 판매량이 80만 장이나 됐다나 봐요.

 

그러나 김경호 씨에게 찾아온 행운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소속사 측에서 하루에 8군데나 되는 스케줄을 잡아 행사장으로 내몰았다고 하니까요. 김경호는 로봇 같은 ‘행사가수’의 역할에 회의를 품고 소속사를 나오게 됩니다. 이 때문에 다시 추락의 길을 걸어야 했지요. 소속사의 방해로 방송출연이 봉쇄되고, 성대 결절에 ‘대퇴골두무혈성 괴사증’이라는 희귀병까지 닥칩니다. 그 결과 5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는 군요. 그렇게 잊히어진 사람으로 10년 가까운 세월을 다시 보내게 됩니다.

 

이후 재기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이 MBC ‘나가수’ 출연이었데요. 혹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MBC의 가수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서 조선족 출신 백청강 씨가 우승을 했잖아요. 거기서 존경하는 가수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 미션이 있었는데 백청강은 자신의 룰 모델로 김경호 씨를 지목한 거예요. 긴 머리 휘날리며 등장한 이름 모를 가수가 백청강을 무척 배려하는 것이 느껴지긴 했어요. 그러나 연예계에 무지하고 록 가수에 대해 워낙 몰랐던 저이기에 시청하는 5~6분을 어리 뻥하게 바라만 보던 기억만 있습니다. 덕분에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 의문부호 하나가 생겼던 거였어요.

 

하지만 얼마 후 얼킨 실타래의 매듭을 풀듯이 김경호 씨에 대한 퍼즐을 꿰맞추게 됐습니다. 그게 ‘나가수’였어요. 매회 신선한 무대로 펜들을 만나는 김경호 씨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과 긴 머리로 샤우팅하며 맑고 높은 음색을 뽐내는 김경호 씨 모습요. 김경호 씨는 나가수에 출연하면서 출연가수 중 최다 1위(4회), 최다득표율(29%) 등의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명예졸업도 합니다.

 

‘나가수’에서의 기록은 정말 값진 것이었지요. 어느 심사위원은 대중성의 폭이 넓지 않은 록 장르의 가수가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것에 놀랐다는 심정을 토로했죠. 청중단의 현장 투표로 결정되는 나가수 순위인지라 그를 아는 극성 펜들이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극렬 펜들이 나서서 몰아주기 식 집중 투표는 언감생심 바랄 수도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각 세대 별로 100명씩 엄선하여 뽑힌 현장 투표 단에 이뤄진 1위를 총 4회나 기록한 쾌거였습니다.

 

이번 댄싱스타 투표에서도 ‘나가수’ 때 못지않은 돌발사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춤을 못 추는 것 같았기에 “꼴찌나 면하면 다행이다.”라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성급함을 이제 수정해야겠습니다. 그는 MC 김규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춤을 잘 추지 못한다."며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로 여기까지 온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진지한지 응원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이제 김경호가 우승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댄싱스타의 중심축은 김경호 씨라고 생각합니다. 4강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주 김경호의 이름이 그것도 1등으로 호명되는 순간 ‘세상에!’하면서 배를 잡고 마음껏 웃었지 뭐예요. 그런 와중에서도 마음에 담아 두고 오랫동안 지켜봐왔던 호남정치인들에 대한 생각에 안타까움이 일었습니다. 내가 지지하고 있는 그 정치가도 유권자들로부터 저런 사랑을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는 “오늘 떨어져도 좋으니 펜들께서 즐거웠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댄싱스타를 뽑는 것은 여러 가지를 한 덩어리로 보아야하는 것이로구나.’하는 생각이 번뜩 드는 것이었습니다. ‘댄싱스타’라는 큰 이름 안에는 스타의 인간적인 매력도, 스토리도, 투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장애 5등급을 가진 빈약한 다리를 맹훈련해서 다리 힘을 길러가며 연습하고 또 연습을 해서 당당한 모습으로 웃으며 나타나는 열정도 포함되는 것이로구나. 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가 주는 달콤 쌉쌀한 매력이 워낙 진하고 아름다워서 펜 심(心)이 움직여 준 1등이라는 영광을 얻는 거라면 저 역시 김경호가 주는 즐거움에 이유 달지 않고 흠뻑 빠져보렵니다. 다음 시간에도 1등은 아닐지라도 3강에 올라가는 모습만 보여도 진심으로 기쁨의 박수를 치며 금요일 늦은 밤 시간을 유쾌하게 보내렵니다. 내친김에 시청자 문자투표도 한건 날리렵니다.

 

아무쪼록 내가 호남 민중들이 지지하는 정치가들이 김경호씨가 받는 것 같은 열렬한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덕분에 낯 곶 펴고 한 번 크게 웃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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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1 19:02 2013/06/1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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