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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바마의 카이로대 연설문에 대한 평

 3000여 무슬림 “오바마” 연호 기립박수

오바마, 카이로대학 연설

경향신문 | 이청솔기자 | 입력 2009.06.05 01:33 | 수정 2009.06.05 09:29



"앗살라무 알라이쿰(안녕하십니까)."

4일 오후 1시10분 이집트 카이로 대학 그랜드홀 연설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아랍어로 인사하자 강당에 있던 3000여명의 청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인용, "'신을 깨닫고 늘 진실을 말하라'는 말이 있다"며 "난 그런 확신을 내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공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지금 기독교인이지만 나의 아버지는 무슬림 세대가 포함된 케냐 가문 출신"이라고 말해 강당에 모인 무슬림 청중에게 친근감을 표했다.

연설 후반에는 "우리는 새로운 출발을 만들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을 때에만 우리가 추구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며 코란, 성경, 유대인의 탈무드에서 평화를 사랑하라는 내용의 문구를 각각 인용했다.

오바마는 "세계 모든 사람들은 평화롭게 함께 살 수 있다. 우리는 신의 비전을 잘 알고 있다. 이제 신의 뜻을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은 우리의 일"이라고 말한 뒤

"신의 가호가 당신과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50여분간 진행된 연설이 끝나자 청중은 오바마가 퇴장할 때까지 기립박수를 보내며 '오바마! 오바마!'를 연호했다.


이날 연설은 아랍권 대표방송 알자지라, 알아라비아를 통해 중동 대부분의 지역에 방송된 것은 물론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아랍어, 이란어, 우르드어 등 13개 언어로 번역된 연설문도 제공됐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온라인 인맥구축서비스 사이트에도 연설문을 게재, 회원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도록 했다.

무슬림과의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 오바마의 연설에 대해 이슬람권은 일단 환영하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빌 아부 루데이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이날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한 오바마의 연설에 대해 "훌륭한 시작"이라며 만족스럽다는 뜻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오바마가 이스라엘 편향적인 과거 미국 정책과의 단절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오바마의 연설이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줬지만 모순도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하마스 소속 마무드 라마히 의원은 "오바마는 미국의 외교정책이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과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지만 관건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쟁취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가 그런 노력을 보여준다면 모든 정파가 믿음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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