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하게 살아가야 하는가?

굴욕적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아직 모르겠다.

특히 최근의 상황을 보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비정규직 문제가 불거진지 오래됐지만 아직 우리는 이렇다할 정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니 답을 알고 있으면서 그것대로 실천을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최근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그짝이다.

총파업을 결의해 놓고 정말 총파업을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생각에서는 더욱 답답하다.

정말 총파업을 할까?

조합원을 핑계로, 조직력을 핑계로...

 

현장의 분위기가 안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리 저리 뛰어 보지만 쉽지가 않다.

조합원들이 머리로는 이해를 하는 것 같은데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건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머리만 복잡하다.

산오리처럼 단순하게 살고 싶다.

그러나 정말 세상은 단순하지 않은 것 같다.

과연 민주노조 운동이 여기에서 주저 앉을 것인가?

답답하다.

총력을 기울여 비정규직 개악 입법을 저지해도 될까, 말까인데...

답답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05 14:55 2004/11/05 14:55
Tag //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가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대법원에서 체불임금에 항의하면 현수막을 가지고 외부에서 항의집회를 했다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면 벌금 100만원을 확정했다는 판결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판결이다.

체불임금 내놓으라고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가 악덕 사업주라고 한 것이 명예훼손이면 노동자들은 어찌 살아야 하느냐 말이다.

씨발.

임금 떼이고도 아무말도 말고 가만히 있으란 말이냐.

개같은 대법원 놈들아.

도대체 법원에 있는 놈들 치도 제정신인 놈들 없다고 하더니 딱 맞는 말이 아닌가?

가뜩이나 노동자들 벼랑으로 내모는 판에 법원에 있는 놈들까지 날뛰고...

더 이상 못살겠다.

대법원을 폭파시키고 정말 살맛나는 세상 만들어 보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1/02 10:18 2004/11/02 10:18
Tag //

등산갔다가...

from 일상에서 2004/10/19 17:51

10월 16일(토) 저녁 9시에 출발한 산행은 17일 새벽 4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오르는 산은 치악산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야간산행이라 다소 얼떨떨한 상태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불안한 이유는 최근 등산을 안했고 체력도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치악산 '사다리 병창' 코스부터 헤매기 시작해서 정상인 '비로봉'까지 어떻게 올라갔는지 모르게 악전고투의 연속이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갈까도 생각했지만 올라온게 억울해서 그렇게는 못하고 더 올라가자니 힘이 딸리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태...

 

그 순간 현재 노동자들의 모습이 똑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정규 개악 입법은 추진되고 한일 FTA다 하면서 시장개방은 노동자들 모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은 향후 노동자들의 목을 죽지 않을 만큼만 죌 것이란 생각에 답답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타파하려면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이 있어야 하지만 강력한 투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

노동자들은 오히려 이런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게 맞을 겁니다.

등산처럼 힘들면 다시 내려갈 수도 있지만 현재 노동잗르의 상황은 뒤로 내려가거나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기에 더욱 절박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산하면서 별 생각 다한다 말하겠지만 내가 노동자인한 또한 현실에 맞닥뜨려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한다면 노동자들은 반드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힘들다고 어렵다고 피하고 포기한다면 희망대신 절망만이 되돌아 올것입니다.

많이 힘들지만 정말 모두가 힘냅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0/19 17:51 2004/10/19 17:51
Tag //

기냥 버티기...

from 일상에서 2004/10/13 22:13

마음만 앞서는 요즘입니다.

뭐 이것도 해야되고 저것도 해야되는...

그러다 아무것도 못하고 넘어갈 것같은 상황입니다.

그러니 마음만 급해가지고...

그러다 에이 모든 걸 포기하고 편하게 마음먹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뭔가를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정말 요즘은 너무나 복잡합니다.

이런 저런 것들이 내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예전에는 매우 단순하게 생각했던거 같은데...

요즘을 그게 잘 안됩니다.

그렇다고 잔머리를 잘 굴리는 스타일도 아니고해서...

그냥 머리만 복잡한 상태로 그냥 남아 있습니다.

 

세상일이 언제나 잘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요즘같이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경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온갖 것들이 다 나와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있으니...

마음은 불같은데 어디가서 화풀이 할 때도 없고...

여기 블로그에 들어와 이렇게 넋두리나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하면 조금이라도 시원해질까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시원해지는 것 같지는 않네요...

 

과거 선배 동지들은 이런 경우에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이런 개같은 상황이 계속되리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어찌됐던 우리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뿐입니다.

언젠가(언제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바라는 그런 세상이 오리란 희망을 갖고 우선은 버텨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버티기...

그것만이 지금 내가 생각하는 대안입니다.

기냥 끝까지 버텨서 상대가 질리게 하는 거지요.. 뭐

끝까지 버팁시다! 모두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0/13 22:13 2004/10/13 22:13
Tag //

추석연휴는...

from 내세상 2004/10/04 16:56

추석연휴는 모두가 잘 지냈는지..

1주일 내내 뒹글뒹글 했더니 허리살만 늘어난 것 같네요...

괜히 이거 한다, 저거 한다 하다 보니 시간만 후딱 가버리고 어느 거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연휴를 보내 버렸습니다.

그냥 마음만 앞서가지고...(에이~~~)

아무튼 1주일을 쉬고 나오니까 날씨는 쌀쌀해지고...

해야할 일들은 산더미...

머리가 무지하게 복잡합니다.

산오리님처럼 단순하게 살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열심히 살아보자구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10/04 16:56 2004/10/04 16:56
Tag //



♪ 삼성공화국 그들의 정체 ♪

 

- 더러운 삼성공화국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인지 잘 알 수 있는 광고.. ㅋㅋㅋ

- 박정희가 얼마나 많은 돈을 삥땅쳤는지...

- 희생양? 그러나 그러면 안되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25 21:25 2004/09/25 21:25
Tag //



♪ 미디어 몹 ♪

 

전경련은 자폭하라!

더 이상 못 봐주겠다.

기업투자 활성화라고? 국가균형발전이라고?

더러운 개쉐이들...

노동부는 비정규 악법을 제출하고 전경련은 기업도시 만들고...

역시 한통속은 대단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25 21:11 2004/09/25 21:11
Tag //
* 이 글은 진보네님의 [트랙백이란 무엇인가요?] 에 대한 트랙백 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25 20:05 2004/09/25 20:05
Tag //
재계가 꿈꾸는 ‘비정규직 만발하는 세상’
비정규입법안 재계 요구 도를 넘어…정규직도 노조도 없는 사회 원하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03년 8월의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규모를 전체 임금노동자 중 22.3%인 316만 명이라고 본다. 그러나 노동계는 같은 시기 이 규모를 7백84만 명(55.4%)이라고 주장했다.
 
784만명과 316만명.
 
이 수치 만큼, 혹은 이 수치를 뛰어넘는 차이가 재계와 비정규 노동자들의 ‘거리’를 말해준다. 정부의 ‘책임방기’ 속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여당과 그 어느 때보다 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결국 궁극적인 전선은 사용자측과 그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재계와 사용자들은 ‘어떤 아름다운 세상’을 갈망하고 있는 것일까.
 
정부의 비정규직 개악안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점점 거세어가던 지난 15일, ‘경총’ 소속의 주요기업 인사담당 임원들은 회의를 열고 다음과 같이 ‘충격적인’ 요구를 밝혔다.

첫째, 노동위원회 차별구제절차는 폐지.
둘째,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일정기간 경과 이유만으로 해고를 제한하는 규정은 삭제.
셋째, 파견제도에 일정 기간의 휴지기 도입 삭제.
 
경총은 차별구제절차에 대해 “차별 판단의 명확한 기준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별구제절차가 마련될 경우 차별구제신청이 폭주되고, 노사간 혼란이 더욱 증폭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정 시간을 경과한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해고 금지 규정에 대해서도 경총은 “현행 해고 법제가 너무 경직된 시점에서 이 규정은 기업에게 더 이상 비정규직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근로계약에 대해 법제도가 관여하는 것은 계약의 일반원칙을 심대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3개월 휴지기 도입에 대해선 아예 “이번 정부 입법안 중 그나마 고용유연성을 어느 정도 고려했다고 생각되는 파견대상의 확대 규정을 완전히 무용지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는 곧 파견근로 형태를 사장시키려는 법안이라고 맞받았다.
 
경총의 이런 요구는 사실상 ‘완전무결’한 비정규직 확대·강화법안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  
 
뿐만 아니다. 총선 20일 후인 5월 5일, 상공회의소, 전경련,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5개 경제단체는 ‘최근의 비정규직 논의에 대한 경제계 입장’ 제하의 공동성명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가 당면한 경제회생의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예의 전가의 보도인 ‘정규직의 고임금’ 문제를 거론하며 “오늘날 비정규직 및 청년실업의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며, 조합이기주의에 빠진 노동조합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고 걸고 넘어졌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날로 고도화되어 가고 있는 경제구조와 급속한 고령화 추이 등을 고려할 때 비정규직 활용은 시대적 대세”라며 딴소리를 한다. “여성과 고령자 등 경제활동인구에서 퇴장하는 계층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흡수하고 불완전한 노동시장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선 정규직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됐다더니, 뒤에선 비정규직은 ‘시대의 대세’라고 ‘자위’하고 있는 것이다.
 

▲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전국경제인연합회장단이 9월 9일 오후 서울 전경련에서 회장단회의를 갖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에 대한 엄포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현재 수많은 중소기업이 열악한 경영환경에 처해 정규직의 고용마저도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비정규직 규모가 몇 %에 달해 비정규 공화국이라느니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야 한다는 등··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라”고까지 일갈했다. 이쯤 되면, 이들이 원하는 건 바로 ‘비정규직 그 자체’가 아닐까.
 
지난 7월 1일, 전경련이 내놓은 ‘비정규직 쟁점과 개선방향’이라는 보고서엔 재계가 비정규직 문제를 보는 시각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다. 이들은 ‘기업의 경쟁력 확보=비정규직은 필수’라는 등식 아래 비정규직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격상시킨다.
 
이들은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비정규직의 처우가 나쁘다기보다는 정규직의 처우가 지나치게 높다는 응답(22.6%)이 정규직 처우는 적당하며 비정규직 처우가 지나치게 낮다는 의견(17.7%)보다 많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수치에서 알 수 있듯 기업 스스로도 이런 견해는 22.6%에 불과하다.
 
그러는 한편, ‘정규직 근로자의 조직몰입도 증가를 위하여 도입되었던 여러 제도들, 특히 복리후생비용은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며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정규직의 임금상승 원인을 ‘단체협상’의 영향이라고 지적하며 아예 노동조합의 존재 자체에까지 딴지를 건다.
 
이들 주장의 백미는 이른바 ‘인건비 대비 생산성’을 지적한 부분이다. 이들은 정규직의 고임금 문제를 거론하다 말고, 갑자기 ‘인건비 대비 생산성’을 들고 나오며 비정규직의 생산성이 정규직에 비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즉, ‘정규직이 더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그러는 한편, 노조사업장보다 비노조사업장의 생산성이 더욱 높다는 주장을 거론하며 단체협상이 임금상승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의 낮은 임금은 낮은 생산성 탓이라고 돌리면서 정규직의 높은 임금은 단체협상 탓이라고 돌리는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아도 한참 맞지 않는 이야기다.  
 
여기까지만 살펴봐도 이들 재계의 주장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만큼 단순하고 명쾌하다. 노조도, 정규직도 없는 그들만의 비정규직 세상. 차별 규제도, 해고금지 조항도 없는 사용자를 위한 법과 제도의 나라. 어쩌면 “이 법안대로라면 10년 후엔 정규직 노동자 씨가 마를 것”이라는 강문대 변호사(단병호 의원 보좌관)의 우려를 그들은 절실히 염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일 저들의 주장 혹은, ‘앓는 소리’가 이번 입법안에 대한 ‘절실한’ 반대가 맞다면, 우리는 ‘노동자 자본가 사이에 결코 평화란 없다’는 옛 노동가요를 되뇌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내심 정부의 입법안을 환영하면서도 겉으로만 반대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면, 재계는 그 얄팍한 수를 거둬들여야 한다.
 
노동자들의 분노는 결코 ‘제스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24 00:06 2004/09/24 00:06
Tag //
“10년 후 우리사회 정규직 씨가 마를 것”
정부 비정규법안에 대한 단병호 의원실 강문대 보좌관의 전면비판
 
지난 9월10일 발표한 정부의 ‘비정규보호입법안’에 대해 이미 파견법 폐지 등을 뼈대로 한 비정규보호법안을 입법 발의한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실의 강문대 보좌관이 장문의 기고문을 보내왔다. 단병호 의원은 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1차적인 법안 심의를 담당할 국회 환경노동위에 소속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편집자주>

노동부는 지난 9월10일 자칭 ‘비정규직 보호 법안’을 공개한 후 그 정당성을 홍보하느라 여념이 없다. 노동부는 자신들이 보호하겠다고 나선 ‘비정규’ 노동자들이 열린우리당 의장실을 점거하는 등 극렬하게 반대해도, 그것을 노동자들이 위 법안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단체들을 상대로 법안 설명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노동자를 상대로 하는 노동부가 노동자들의 정서를 이처럼 읽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노동부가 다음과 같은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노동부는 ‘비정규직 증가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우리나라 경제 현실상 불가피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소위 노동을 유연화 시켜야 기업이 존속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고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비정규직 증가가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하는 것은 제 논 물대기식의 일면적 고찰에 불과하다. 그렇게 볼 근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다고 해도 사회보장 및 노동기본권 보장실태가 우리와 다른 외국의 실태를 우리 사회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고 자본의 세계적 지배 과정에서 비롯되는 현실을 우리가 수용하고 긍정해야 할 이유는 없다.
 
또한 노동유연화가 기업에게 엄청난 편익과 단기적 비용절감의 혜택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경제나 고용에까지 긍정적 효과를 준다고 단언할 근거는 전혀 없다. 현재 경제 위기가 내수침체에서 비롯되었다는 입장에서 보면 노동유연화가 오히려 경제위기를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할 것이고, 불안정한 고용형태가 반복적인 실업을 유발시킨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올 6월에 한국노동연구원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만프레드 바이스 교수(세계노사관계학회 전 회장)는 독일에서의 기간제 도입이 고용촉진을 유발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노동부의 위와 같은 판단은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가운데 부지불식간에 체득한 ‘신앙’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둘째, 노동부는 이번 법안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채택한 차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동부는 현 제도 하에서 기간제 계약이 아무런 규제 및 보호조치 없이 반복 갱신되는 것과 파견에 따른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하도급 및 용역이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러한 상황을 해소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도 있는 위 법안이, 비록 문제점이 많다고 해도 불가피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동부의 위와 같은 태도가 정당하려면 노동부가 상정한 ‘최악의 상황’이 정확한 것이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차악’도 분명히 악이기 때문에 존립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 노동부가 상정한 ‘최악의 상황’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이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차악’을 불러들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것들에 대해서는 유효적절한 제어책이 있기 때문이다. 즉, 기간제에 규제가 없는 것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간제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통해, 하도급이 남용되는 것은 공정한 하도급 거래 질서 확립을 통해, 또한 사유 설정을 통한 기간제의 제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하도급 계약 해지의 부당노동행위성 인정, 불법하도급에 대한 엄격한 감독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노동부는 파견법이 없으면 불법하도급을 근절할 근거가 없지 않느냐고 반박하기도 하는데, 민주노동당안이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직업안정법에 근로자공급사업과 하도급의 구분 기준을 엄격히 규정하면 그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도 노동부가 굳이 위와 같은 것을 ‘최악의 상황’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차악’을 도입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노동부가 도입한 ‘차악’이 ‘차악’이 아니라 ‘최악’이라는 점이다. 노동부 안은 기간제를 제도적으로 용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지금도 기간제의 반복 갱신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제도적으로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기준법에 1년 이내에만 기간을 설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 및 대법원이 기간제가 반복 갱신된 경우 원칙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은 그에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사용자들의 ‘탈법적 사용’을 노동부와 법원이 묵인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파견제를 사실상 기간 제한 없이 전 업종에 걸쳐 허용하고 있다(건설업의 불법파견은 며느리도 아는 사실이고, 파견의 금지구역으로 알려진 제조업에 대해서도 간접공정과 지원부서에는 파견이 허용된다).
 
결국 합리적 사용자라면 정규직을 사용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최소한 10년 뒤 우리 사회에서 ‘정규직 노동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 것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고용체제 더 나아가 사회의 기본적 체계를 뒤흔들 것이다. 사용자에게 절대적 힘의 우위가 확보된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항상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노동기본권을 행사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결국 생존의 기반이 불안정하고 굴욕적 노동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처럼 명백한 사실을 노동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신앙’이 현실을 가리고 있다고밖에 달리 생각할 수가 없다.
 
셋째, 노동부는 위 법안에 담긴 ‘보호조치’가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 즉 위 법안에 담긴 보호조치로 인해 노동자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노동부의 그러한 낙관성과 천진성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그래서 자꾸 신앙 운운하는 것이다). 노동부가 생각하는 보호조치는, 기간제에 대해 3년 후 고용보장 방안, 파견제에 대해 휴지기 설치, 둘 다에 대해 차별시정조치 마련이다.
 
그것이 진정한 보호조치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3년 후 고용보장 방안이라는 것은, 사용자가 2년11개월만 고용했을 경우에는 무용지물이 된다. 한 쪽이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조치를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이유로 보호조치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내가 총을 가지고 있지만 총알은 상대방 손에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3년 후에도 고용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 사유가 너무 많다(총도 고물이라는 것이다). 포괄적인 사유가 5개나 된다. 그 중 압권은 대통령령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라고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정부 의지대로 기간 제한이 없는 기간제의 사유를 맘대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계약이 아무리 갱신되어도 정규직이라고 다툴 수도 없다. 다툴 여지가 있는 지금보다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휴지기라고 하는 것은 어떤가? 3개월간 파견을 못 쓰게 하면 사용자들이 파견을 안 쓸 것이라고? 그 3개월간 그 직전의 파견노동자를 임시직으로 다시 쓸 수 있는데도 그렇다고 하니 말문이 막힌다. 더구나 파견의 주된 공략 대상이 될 50세 이상의 자에 대해서는 그것이 적용되지도 않는다. 차별시정조치라고 하는 것도, 아무 것도 안 한 것보다야 분명 낫지만, 비정규직을 막기에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차별을 하면 사용자가 1억원의 과태료를 낸다? 기자들이 알고 그랬는지 모르고 그랬는지 그리 써댔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차별을 해도 사용자들이 받는 처벌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차별로 확정된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만 1억원까지 과태료를 부과 받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차별’이 언제 확정되냐면, 대법원까지 갈 경우 최단 2년이다. 시정되는 차별도 모든 차별이 아니라 ‘불합리한 차별’이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이 원천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아니다. 노동부 설명을 따르더라도 ‘합리적’ 임금 차별이 용인된다.
 
이상이 노동부가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이해 방식 및 그 문제점이다. 나는 노동부가 지금이라도 다시 균형감각을 회복하여 현실을 제대로 볼 것을 간절히 바란다. 경제개발의 주술에 빠져 노동자의 기본적 생존권을 유린한 개발독재자들의 ‘말로’로부터 깨침을 얻기를 바란다. 경제개발도 해야 하고, 고용창출도 해야 하지만 그것들을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얻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가진 자들의 것을 손대지 않은 채 어떤 정책을 실현하려니 자꾸만 없는 자들의 것을 빼앗는 것이다. 가진 자들의 것을 다 손 댄 후 그래도 어쩔 수 없을 때 지금과 같은 논리로 위와 같은 ‘보호대책’을 마련하라. 그러면 나부터 그것을 지지하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4/09/20 12:02 2004/09/20 12:02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