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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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서 별다른 불편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편인데, 인터넷만큼은 정말 미칠 것 같다. 아이폰5가 나오기까지 프리페이드(선불제) 심카드를 쓰기로 마음을 먹고 보다폰에서 인터넷 요금이 포함된 심카드를 샀는데, 알고보니 200MB까지만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고, 초과되면 겨우 64kbyte/s 만 제공하는 요금제였다. 추가 옵션도 없고, 테더링도 불가능하다고... 

 

게다 더 큰 문제는 크리스티앙의 집에서 인터넷이 안 된다는 것이다. 내가 온 뒤로 크리스티앙 집의 인터넷이 종종 끊기더니, 이제는 아예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크리스티앙의 고객번호를 알아야 하는데, 이 독일 아저씨는 이쪽으로는 젬병인데다가, 계약 서류까지 버려버려서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지금 한국에 있는 그는 도움을 요청하는 페이스북 메세지에 아무런 반응도 없다. 다른 글들은 계속 인터넷으로 올리고 있으면서 말이다!

 

어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 이 기근에서 좀 헤어날 줄 알았더니, 이번엔 안테나만 뜨고, 레이턴시가 너무 높아 인터넷 속도가 64kbyte/s 보다 더 느린 게 아닌가. 며칠은 카페 등을 찾아다니면서 커피를 사 마시면서 인터넷을 썼는데, 이게 만만치 않게 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어떻게든 이 느린 속도와 집에서의 internetless에 적응해보려고 노력중이다...만 짜증나는 건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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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21:29 2011/08/30 21:29
Posted by 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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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버스, 널 사랑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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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지하철은 전반적으로 끔찍하다. 대부분의 역이 오래되었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 게다가 최근 몇년간 구조조정으로 인해서 서비스 수준 또한 저하되어 있다고 한다. 반면 버스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곳의 모든 버스는 저상버스이다.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면 자동으로 오른쪽으로 버스가 기운다. 그리고 기사는 사람들이 안전을 확보했는지를 확인하고서야 출발한다. 많은 노선이 2층 버스라서 굳이 시티투어 관광버스를 타지 않아도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다닐 수 있다.(위의 사진은 집앞의 버스를 타고 2층 맨 앞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버스와 지하철은 모두 하나의 회사에서 관리하는 것 같다. 7일짜리나, 한달짜리 티켓을 한번만 끊으면 그 기간 동안 모든 노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한달짜리 티켓의 경우 75유로(약 11만원) 정도 한다. 하지만 한번만 타는 요금이 2.5유로 정도로, 서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비싸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싼 편이다. 낮에만 이용하는 월티켓도 따로 있다. 당연히 학생이나 직업훈련생은 훨씬 싼 가격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지금 지내는 크리스티앙 집 앞에는 M29번 버스가 다닌다. 베를린 도심을 횡단하는 노선이라서 이 버스만 타면 어디로든 연결될 수 있다. 베를린의 대부분 지역이 버스와 지하철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교통은 어디든 불편함이 별로 없는 편이다. 도로를 달리는 작고 예쁜 자동차들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보면서 소비욕구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일단은 이 버스를 좀 더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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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19:47 2011/08/24 19:47
Posted by 김강

크리스티앙, 어쩌면 과거를 살고 싶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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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은 우리에게 집을 빌려준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 월월세로 빌려준 건데, 갑을병에서 나는 병인 셈. 그를 알게 된 건 조약골 덕분이었다. 우리가 고양이를 키우기 때문에 어학원의 숙소를 사용할 수 없다고 걱정하자 조약골이 베를린에 사는 크리스티앙을 소개시켜주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내내 한국에서 지내면서 각종 좌파운동에 개입했다고 했다. 그리고 추ㅋ방ㅋ

 

아무튼 추방된지 5년이 지나서 그는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되었고, 잠시 한국에 온 크리스티앙은 나에게 자신의 집에서 지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좁은 집이긴 하지만 월세가 싸고, 장기체류가 가능하다고. 그 때는 그저 감사하게 받아들였는데, 뭐랄까 혼자서 오래 살아온 사람의 특징인 건지... 영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베를린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추위에 떨면서 또 고양이들을 걱정하고 있는데, 그는 한사코 창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 자기는 답답하고, 또 뭐가 춥냐는 식이었다. 고양이들을 걱정하는 것은 부르주아적인 보호주의라고 우겼고.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고양이들이 새로운 집을 갖게 되면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네들은 옷장이나 이불 속 등 어둡고 좁은 곳을 찾게 된다. 그것을 크리스티앙은 우리가 고양이들을 가둔다고 이해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불안한 상태의 동거가 이어지고 있다. 문을 여전히 열려 있고, 고양이들의 습속에 관해서는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주의를 주었지만 외출할 때마다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뭐 어쨌던 나는 을도 아닌 병이고...

 

이런 일만 없다면, 크리스티앙 자체는 무척 흥미로운 사람이다. 그는 베를린에 대해 때론 우리보다도 모른다. 그는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며(진짜다!), 그저 하루에 두 팩의 화이트와인을 마신다. 그의 집에는 아무 것도 없다. 책상, 낡은 메트릭스, 의자, 토스터, 약간의 식기, 티비, 싸구려 컴퓨터가 전부다. 독일에서는 전등을 직접 사서 들고 다니는 게 일반적인데, 크리스티앙의 집에는 스탠드 두개가 있을 뿐 어느 방에도 전등이 없다. 예전에 그는 지금보다 세배 정도 넓은 집에서 온갖 것을 갖춰놓고 살았다고 한다. 가족까지도. 하지만 한국에 가기 전에 모든 것을 처분했고, 지금은 아무 것도 없는 삶에 만족하면서 산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사회운동이 재밌다고 한다. 그러니까, 독일에서는 더 이상 급진적인 사회운동이 없다는 것이다. 장애인 인권운동이나 철거민 운동은 그 개념조차 없어졌고, 안티-파시스트 운동이나 반핵 운동 정도가 남아 있는 운동의 전부라고. 70-80년대에 동독에서 민주화운동 - 물론 그것은 자유주의를 요구한 게 아니라 더 급진적인 사회주의, 민주주의를 주장한 운동이었다 - 을 했던 그에게 한국은 어쩌면 그 때의 삶을 계속 살게 하는 곳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운 건 그는 바로 그 운동경력 덕분에 돈을 벌지 않고도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받아서 연금을 받기 때문이다. 

 

암튼 24일이면 그는 한국으로 떠나고, 25일이면 그는 명동에 도착할 듯 하다. 명동에서 벌어지는 투쟁에 그는 매우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명동 소식을 영어로 옮겨서 뿌릴 계획이라고 한다. 크리스티앙은 꽤나 옛날 사람이라서 최근 미디어 환경이 SNS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아무리 설명해도 잘 이해를 못하고 있다. 그에게 익숙한 것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프로파간다를 하는 홈페이지나 블로그지, 상호간 대화를 통해 운동이 조직되는 SNS가 아닌 것이다. 뭐, 이것은 그의 성격탓이 대부분이라고 나는 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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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0 20:40 2011/08/20 20:40
Posted by 김강

아무튼, 도착.

 

베를린에 왔다. 마지막까지 쥐벽서 재판, 전세집 문제, 베를린에서의 안정적인 주거 문제(이것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등으로 골머리를 썩었지만, 무사히 우리 부부와 고양이 세 마리 모두 베를린 크로이쯔베르크에 도착했다. 며칠간 3g망을 사용하지 못하는 바람에 서울에서의 패턴, 그러니까 그때그때 트위터에 소식을 올리고, 그것을 복기하면서 블로그에 정리하는 방식으로 일기를 쓰지 못했다. 안티고네는 다행히 여러 이야기들을 메모해 놓은 듯 하다. 
 
날씨... 유럽 전체가 올해 여름이 이상저온이라고 하던데, 첫날은 정말로 추웠다. 매일 30도를 웃도는 날씨에 습하기까지 한 서울에서 고생을 하다가 베를린에 도착하니 밤에 긴 옷을 입고 목도리를 하고 자야 할 판이었다.(그렇게 된 이유는 추위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는데, 트위터에 올린 푸념으로 대신하려 한다.) 하지만 그 다음날부터는 한국의 가을날씨보다 더 좋은 쾌적한 날씨를 즐기고 있다. 건조하고, 하늘은 높고, 햇볓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다. 

 

동네가 서민들 및 외국인들이 많은 곳이다보니 도통 1세계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물론 5분만 걸어나가면 유명한 베를린 중심가가 나오지만. 덕분에 싼 값으로 온갖 세계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아래는 독일 거지 안티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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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0 01:22 2011/08/20 01:22
Posted by 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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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용 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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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주 준비중인 무스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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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9 15:10 2011/08/19 15:10
Posted by 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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