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농성장 일기] 8월 18일

8월 18일 목요일 농성 78일차

 

1.

새벽부터 케이비에스 보도국 기획특집을 촬영한다고 오셨다. 전체 기획은 대기업의 기업윤리,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한다. 많은 이윤을 내면 장땡인 문제가 아니라 상품을 생산하는현장에서의 상식과 인권문제, 많은 이윤을 내기 때문에 마땅히 지켜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유독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은 오만하여 모르쇠로 일관하는것에 대한 비판 기획이란다.

우리 농성장의 시작부터 밤까지 하루종일 붙어서 찍었다. 잠깐 쉬는 시간에 들어보니 세상에, 카메라는 어찌나 무겁던지, 그 무거운 카메라 번쩍들고 하루종일 의도하신 대로 좋은 영상 만들려고 노력하신 기자분들과 기자님들 감사합니다.

 

2.

날마다 남대문경찰서에서 집회신고를 내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데 카메라를 들고 기자가 따라오니 아침마다 남대문 경찰서에와서 회사쪽 방어집회를 내는 사람들중에 한사람이 카메라기자에게 찍지말라고 시비를 건다. 기자가 “선생님을 찍는것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분을 찍는것입니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해도 반말로 소리소리 지르며 행패를 부리는 것을 보며 저사람이 집회신고 낸사람이 아니라 경찰인가 뭔가, 어처구니 없어 보고 있는데, 집회신고 내러온 재능지부 동지가 나선다.

“아니 아저씨, 아저씨 안찍는 다쟎아요. 그리고 그냥 물어보면 되지 왜 반말하면서 소리는 지르고 그래요.” 말을 해도 기자에게 찍지말라고 소리지르며 행패를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기자는 빠지고 재능동지와 내가 나서서 본격적인 싸움이 되고 말았다.

“아저씨 그러지 마시라구요. 아니 그렇게 티비 카메라가 무서우면 회사쪽 방어집회나 내러다니는 일하며 먹고살지 말든지. 부끄러우면서 왜 그런일은 해요.”

실랑이하니 경찰이 와서 그 사람을 대리고 나가며 수습한다.

 

아니 왜 저렇게 예민하게 난리일까, 어처구니 없어 돌아오며 곰곰생각해 보니 최근에 유성기업, 재능교육에 개입했던 노조파괴 전문 컨설턴트 씨제이 씨큐리티가 언론화되고 지탄의 여론의 높아 아무래도 다른 노조파괴 컨설트와 거기에 고용된 용역깡패들도 카메라에 대한 피해의식이 생긴 듯 하다. 하! 스스로 깡패고 양아치라고 말하며 덤비드는 꼴을 가관이 아니더라. 부끄러운줄을 모르고 살아 밥먹는 입만 있고 생각하는 영혼이 없으니, 세상 살기는 편켔다.

 

3.

바쁜날이다. 12시부터 현대자동차 영업소 앞에서 전국동시발 1인시위를 하는 날인데, 날을 잘잡아 온동네 사람들이 한진중공업 청문회 보느라 정신들이 없네. 전국적으로 총화는 내일이나 되겠지만 그와중에서 함께 해주신 동지들 고마워요.

 

4.

지원대책위 회의에서 언니 생계지원에 대한 논의를 했다. 신분보장기금이 안나오는 시점이 되어도 언니가 복직되지 않으면 어차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니 그것에 대한 논의는 다음회의에서 농성 100일을 기점으로 한 시기의 투쟁계획과 연동하여 논의하도록 하고,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니까 그 규모를 파악하여 농성장운영비에서 먼저 지급하며 신분보장기금을 받으면 상환받는 것으로 결정했다.

 

5.

8월의 복직 크리스마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해 주셨다. 언니의 표정도 밝아, 마음따듯하고 흐뭇하였다. 좋은 기획하신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나영동지, 함께 준비하신 지원대책위 동지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하는 물품 빌려주신 향린교회, 톡톡튀는 문구로 1인시위 하신 손피켓 만들어와 붙여주신 여성민우회, 케익과 치킨 준비해오신 진보신당 동지들 감사합니다. 노래공연을 해주신 4층총각동지들 3번째 곡 기대할께요. 시를 낭송해주신 사내하청지회 김성대 조합원동지와 함께 참석하여 카드를 만들어 예쁘게 꾸미고 마음을 나눠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아직 여가부앞에 피해자가 살고 있습니다. 추운겨울을 여기서 나지 않도록 우리 힘내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