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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0
    [경향신문]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2. 2011/12/20
    [프레시안]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1년 반만에 원직 복직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3. 2011/12/20
    [여성신문]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4. 2011/12/20
    [내일신문][현대차 성희롱 피해 합의 의미] “사내하청 여성인권 사회적 관심 계기”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5. 2011/12/20
    [참세상]현대차 성희롱 피해자의 승리, 우리에게 남긴 것은?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경향신문]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이영경·김향미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ㆍ197일 만에 ‘눈물의 승리’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1년 넘게 대기업과 싸워서 이겼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통받는 다른 피해 여성들에게 하나의 성과를 남긴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현대차 아산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성희롱을 당하고 해고된 김순옥씨(46·가명)가 해고된 지 1년4개월 만에 복직을 이뤄냈다.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인 지 197일 만이다.

김씨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물류담당 회사인 글로비스, 글로비스의 사내하청업체 형진기업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김씨의 원직복직을 위한 노사합의에 조인했다. 이들은 김씨를 내년 2월1일자로 형진기업에 원직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가 해고당한 뒤에도 남아서 일을 계속한 가해자는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들은 김씨를 성희롱한 회사 간부를 내년 1월31일자로 해고하기로 합의했다. 형사상 고소·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근무환경에서의 불이익 금지, 업체 폐업 시 고용승계, 직장 내 성희롱 예방 프로그램 도입 등 재발 방지 대책에도 합의했다.


 
 
2009년부터 회사 간부 2명에게서 지속적 성희롱을 당해오던 김씨는 견디다 못해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김씨는 오히려 “인권위에 진정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보복성 해고를 당했다. 김씨가 다니던 하청업체 금양물류가 폐업을 하면서 나머지 직원들은 형진기업으로 고용승계가 됐으나 김씨만은 제외됐다.

이후 인권위에서 김씨의 성희롱 피해를 인정하고 가해자 2명과 하청업체 사장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이었다.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지난 6월부터 김씨는 서울로 올라와 여성가족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은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지난달 근로복지공단이 김씨에게 성희롱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면서 사태 해결의 물꼬가 트였다. 원청업체인 글로비스가 김씨에게 대화를 제의해왔고 지난 7일부터 두 차례 교섭을 벌인 뒤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에 전격 합의했다.

김씨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성희롱인지도 모르던 아줌마가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자본과 권력의 관계, 밑바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배웠다”며 “이제 따뜻한 내 집에서 쉬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제주 강정마을로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싸움을 발판 삼아 많은 사람들이 (성희롱) 피해에서 벗어나고 보상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5일 서울 농성을 접고 현대차 아산공장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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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1년 반만에 원직 복직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1년 반만에 원직 복직

"비정규직 신분 이용해 성희롱하는 실태 바로잡아야"

김윤나영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1-12-14 오후 3:55:04

 

 

현대차 사내 하청에서 일했다가 관리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당한 사실을 문제제기했다는 이유해고됐던 여성 노동자가가 원직 복직됐다. 피해자가 여성가족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인지는 197일, 해고된 지는 1년 반 만이다. (☞ 관련 기사 : "성희롱도 억울한데, 돌아온 건 해고", 성폭력 추방 주간에 성폭력 피해자 내쫓는 여성부)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현대차의 물류담당회사인 글로비스, 하청업체인 형진기업(구 금양물류)은 14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여성노동자 원직복직 노사합의 조인식'을 열었다. 이에 따라 피해자 김영희(가명·46) 씨는 내년 2월 1일부터 형진기업에 원직 복직된다.

노사 합의안에 따르면, 회사는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성희롱 가해자를 내년 1월 31일부로 해고하기로 했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직장 내 성희롱 근절을 위한 예방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는 최종합의한 시점부터 쌍방에 대한 형사상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회사는 또한 피해자 해고시점인 지난해 9월 20일부터 복직시점까지 발생한 임금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산재인정으로 인한 평균임금의 70%(휴업수당)를 제외한 차액 30%를 최종 합의 후 7일 이내에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프레시안(이진경)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어 "성희롱 피해자가 오히려 해고를 당하고 가해자는 멀쩡히 직장을 다닌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이제야 다소 바로잡혔다"며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현대차는 이번 사건이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가 맞다며 국가인권위원회, 검찰, 근로복지공단이 일제히 인정해도 꿈쩍 않다가 전미자동차노조가 미국 전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서야 사태해결에 나섰다"며 "이는 우리나라 국가기관과 법이 뭐라고 판단하든지 수수방관하면서 오직 미국시장 현대차 판매율에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하는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 관련 기사 : 현대차 하청업체, 최초로 직장 내 성희롱 산재 인정)

민주노총은 "현대차는 합의 끝까지 현대글로비스를 앞세우고 직접 나서지는 않았으나, 현대글로비스와 형진기업이 합의에 나선 것은 현대 본사의 지침 없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사건발생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피해 여성노동자가 간접고용 비정규직이었다는 점"이라면서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비정규직이었기에 쉽게 성희롱을 가하고, 부당하게 해고하고도 현대차와 하청업체는 폐업과 개업이라는 편법으로 문제를 피해왔다"며 이번 사건 해결의 최종 책임자인 현대차의 전향적인 태도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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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 12월 14일 저녁 7시 여성가족부 앞에서 원직복직 승리보고대회가 있었다. 피해자와 함께 상경농성을 진행해온 대리인 권수정씨가 원직복직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여성신문
“서울에 올라온 지도 200일이 다 되었다. 함께 해준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원하던 바를 쟁취해서 뿌듯하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해 2009년도부터 관리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한 박모(46)씨가 1년 4개월만에 복직하게 됐다. 상경 농성을 벌린 지 197일만의 일이다.

박씨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물류담당 회사 글로비스, 글로비스의 사내하청업체 형진기업은 12월 1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었다. 합의 내용은 첫째, 내년 2월 1일자로 피해자 원직복직. 둘째, 1월 31일자로 가해자 해고. 셋째, 해고기간 임금 지급. 넷째, 근무환경에서의 불이익 금지와 업체 폐업 시 고용 승계. 다섯째. 직장 내 성희롱 방지 예방 프로그램 설치 등 재발방지 대책이다.

14일 저녁 7시에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원직복직에 대한 승리보고대회가 있었다. 협상을 이끌어낸 금속노조 김현미 부위원장은 “20년 넘게 노동운동을 했지만 이렇게 완벽한 승리를 한 적은 없었다. 요구조건이 모두 합의되었다. 모두 동지들 덕분이다”며 “이 투쟁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비정규직에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무리한 투쟁과 요구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그럼에도 흔들림 없이 투쟁해왔다. 성희롱 없는 세상을 위한 첫 번째 투쟁이었다. 정부기관들에서는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 우리의 힘만으로 이긴 투쟁이다. 당신의 투쟁이 이 땅에서 성희롱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단초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대책위'의 활동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보신당 청년위원회 김예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백선영, 동국대 총학생회장 최장훈, 전국학생행진 고려대 유지인씨.   ©여성신문
피해자와 함께 농성을 해온 대리인 권수정씨는 “많은 단체들이 도움을 주었다. 아산위원회정규직 동지들이 복직을 환영하고 가해자 처벌이 마땅하다는 유입물을 내보낸다고 한다. 이 복직의 의미는 아무리 힘이 센 현대자동차라도 성희롱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여성노동자도 몸을 일으켜 싸우면 양심적인 시민들이 연대하고 지지해서 승리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성희롱을 감당하면서 해고되지 않으려는 많은 노동자들의 힘이 합치된 성과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11월 25일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산업재해 판결을 받았다. 이후 11월 30일 미국 내 85개 현대자동차 영업소 앞에서 ‘성희롱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원직복직시켜라’라는 1인 피켓 시위가 있었다. 김 부위원장은 이 두 사건이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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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현대차 성희롱 피해 합의 의미] “사내하청 여성인권 사회적 관심 계기”

[현대차 성희롱 피해 합의 의미] “사내하청 여성인권 사회적 관심 계기”

2011-12-15 오후 2:50:14 게재

고용불안 이유로 성폭력 무방비… 국회 시민단체 국제노동계 공동노력 성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여성이 14일 노사합의에 따라 원직복직하게 된 것은 여성노동자의 기본 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상시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대기업 사내하청의 여성인 경우 그동안 성폭력으로부터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날 합의는 피해 여성 박 모와 금속노조, 현대차 물류업체인 글로비스, 사내하청 형진기업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

◆교섭 1주만에 타결 = 간접고용 책임박 씨의 성희롱 사건이 이미 정부기관 등의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97일간이나 장기간 농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엔 사내하청에 의한 간접고용구조 때문이다. 박씨가 일했던 금양물류는 현대차의 물류업체인 글로비스의 사내하청이었다. 성희롱 혐의는 사실이었으나, 사내하청이 형진기업으로 바뀌면서 박씨가 돌아가야 할 회사가 없어진 것이다.

이번 합의는 교섭을 시작한지 1주일만에 이뤄졌다.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노동계의 지원이었다. 지난 11월말 미국 전역과 푸에르토리코 75개 현대차 영업소 앞에서 미국 노동단체 회원들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참여한 이들은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여성의 재생산권을 위한 네트워크(WGNRR)', 국제금속노련(IMF), 국제식품연맹(IUF) 등의 회원들이었다. 또 다른 계기는 근로복지공단의 성희롱 산재 인정이었다. 공단은 지난 11월 25일 직장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질환이 업무상 재해라고 판결했다. 권수정 피해자 대리인은 "6개월간의 장기농성에도 불구하고 사측 반응이 없었는데, 미국 노동단체들의 1인시위가 교섭 물꼬를 텄다"고 말했다.

◆사내하청 성희롱 관심 계기 = 박 모씨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7일. 197일간 기나긴 투쟁 끝에 이뤄진 결실은 박씨 자신과 대책위원회에 참여한 16개 시민단체들의 노력 덕이었다. 특히 국회는 이 문제를 국정감사 도마에 올려 핵심 쟁점화했고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켰다. 최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피해 여성이 이제라도 원직복직된 것은 다행이지만, 원청인 현대차가 일찍 문제 해결에 나서야 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내하청 노동자의 인권문제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의미는 대공장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의 성희롱 문제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박 모씨는 현대차 사업장 내에서 지난 14년간 단 한번도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상시적으로 고용불안을 겪어야 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는 관리자나 남성으로부터 성적 피해를 당해도 문제 해결에 나서기 어렵다. 오히려 피해자는 회사내에서 고립되거나 해고를 당해야 했다.

직장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산재로 인정되는 계기를 만든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산업재해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권수정 대리인은 "성희롱 후유증을 산재로 인정받았다는 것은 원청을 포함한 사용자의 성희롱 방지노력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는 뜻"이라며 "적어도 현대차 사내에 성희롱 근절을 위한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속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회사나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는 이번 성희롱 사건에 대해 외면하고 침묵했다"며 "더 이상 성희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을 내고 "현대차와 하청업체는 성희롱 피해자를 해고하고도 폐업개업이라는 편법으로 문제를 피해왔다"며 "사내하청 문제에서 원청의 책임이 가장 크기 때문에 현대차의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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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현대차 성희롱 피해자의 승리, 우리에게 남긴 것은?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의 승리, 우리에게 남긴 것은?

음지에 있던 여성노동자문제, 양지로 드러내...성희롱 방지는 생존권의 문제

윤지연 기자 2011.12.16 07:42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여성의 원직복직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권리 찾기가 확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던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박 씨는 지난 14일, 1년 4개월 만에 사측과 원직복직에 합의했다.

 

현대자동차 물류담당 회사인 글로비스와 하청업체인 형진기업, 금속노조와 피해자는 14일 오전, 조인식을 열고 △2월 1일자로 피해자 원직복직 △1월 31일 자로 가해자 해고 △해고기간 임금 지급 △근무환경에서의 불이익 금지와 업체 폐업 시 고용승계 △직장 내 성희롱 방지 예방 프로그램 설치 등 재발방지 대책 등에 합의했다. 박 씨가 서울로 상경해 서초경찰서와 여성가족부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인 지 197일만의 성과다.

 

사내하청 여성노동자의 싸움, 무엇을 남겼나

 

13일 저녁, 여성가족부 앞에는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의 원직복직 소식을 듣고 찾아온 200여 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동안 박 씨의 원직복직에 힘 써 온 연대 단위들은 “현대자동차라는 거대기업을 상대로 여성 하청노동자가 승리를 만들어냈다”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사실상 1년 4개월간 박 씨의 싸움은 사내하청노동자가 거대자본인 ‘현대자동차’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이뤄냈다는 의미 외에도, 사회적으로 음지에 갇혀 있었던 여성노동자의 성희롱 문제를 양지로 이끌어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민주노총과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이 올 상반기, 여성노동자 1,652명을 대상으로 ‘여성노동자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여성노동자 39.4%가 성희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 씨와 같은 비정규직이나 간접고용 형태 등 고용이 불안한 여성 노동자들은 더 높은 빈도의 성희롱을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희롱 경험행위수 평균은 정규직(3.11)보다 비정규직(3.76)이 더 높았으며, 직접고용(3.13)보다 간접고용(4.02) 노동자가 더 높았다.

 

하지만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노동자들의 대응은 대다수가 소극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간접적으로만 불쾌하다고 표시하는 경우는 39%였고, 별다른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30%를 웃돌았다. 이들이 소극적 대응에 그치는 이유는, ‘상대방과의 관례 우려(39.9%)’나 ‘업무상 불이익 우려(28.3%)’ 때문이었다.

 

이 같은 이유로 여성노동자들의 성희롱 사건은 노동계에서조차 수면아래에 머물러 있었으며, 성희롱 문제가 발생해도 노조가 사업장 내부에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마무리 됐다. 박승희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사업장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드러내기 힘든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공식화해서 싸우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이번 사례는 매우 드문 사례로, 현대자동차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복직까지 이뤄내며 여성 하청노동자의 투쟁에 쉽지 않은 사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최초 인정받으면서, 여성노동자들이 성희롱에 제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박승희 위원장은 “성희롱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으로, 현재 성희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민주노총 산하 여성노동자 역시 산재 신청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일반 시민 역시 찾아와 산업재해 신청을 통한 성희롱 대응방법을 물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결국 성희롱의 고통을 겪고 있는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희망을 갖게 한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여성노동자 ‘성희롱’ 투쟁, ‘생존권’ 투쟁 인식해야

 

권수정 피해자 대리인은 “이번 투쟁은 직장 내에서 성희롱이 벌어지면 안 된다는 것, 아무리 힘이 센 현대자동차라도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힘없는 하청노동자가 몸을 일으켜 싸우면 시민들이 싸움에 함께 동참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고 이번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이번 싸움은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가해자와 피해자,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켰다는 데도 의미가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노동부 등 국가기관이 이번 사건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던 데 반해, 피해자 측이 나서서 성희롱 문제와 이에 따른 해고의 책임이 사측에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권수정 대리인은 “국가기관의 비호아래 노동자에 대한 자본의 착취구조에 우리의 싸움이 파열을 낸 것”이라며 “또한 이번 투쟁은 지금까지 여성가족부가 해 왔던 성희롱 예방교육보다 더욱 실효성있는 예방책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일각에서는 그동안 노동운동의 언저리에 머물러있던 여성운동을 노동운동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처음으로 ‘성희롱’이라는 여성의제 놓고 중앙위의 논의를 거쳐 전 조직적인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 여성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노동운동 내부에서조차 여성들의 ‘성희롱’ 문제를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 노동자의 ‘생존권’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수정 대리인은 “여성노동자의 경우, 해고되기 싫으면 성희롱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그들이 싸움에 나선다는 것은 ‘생존권’ 문제와 직결된다”며 “때문에 노동운동이 이를 깨닫고 비어있는 ‘여성’의 문제를 채워나가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원직복직’과 ‘가해자처벌’이라는 상식적인 요구가 관철되기까지 1년 4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에도 한계를 드러냈다. 민주노총과 산별은 사건발생 초기부터 확실한 투쟁 방향이나 대책마련을 내놓지 못해, 그 시간동안 박 씨는 가해자와 사측의 인신 공격을 견뎌내야 했다.

 

박승희 위원장 역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초기부터 피해자를 중심으로 민감하게 대처 해야 하지만 미흡했다”며 “가해자 규탄보다는 성희롱 피해자의 사생활에 대한 가해자와 사측의 공세가 심해 다소 투쟁이 흔들렸던 측면이 있었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그는 “특히 민주노총 역시 현재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성희롱 문제를 민감하게 보지 못하는 측면이 있으며, 초기 대응방법이나 성희롱 의제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에 대해서는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현재 노동계는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과 관련한 법적, 제도적 틀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지와 이후 재발방지 대책 등에 대한 요구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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