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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오늘은 무슨 일이/농성장 일기

5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11/13
    [농성장일기] 검찰의 약식기소로 성희롱과 피해자 불이익 인정되다, 상인들의 농성장 철거 가처분, 동지들의 연대와 김진숙 동지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2. 2011/11/03
    [농성장일기] 11월 2일 농성 154일차, 지금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일들(1)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3. 2011/10/27
    [농성장일기] 갈수록 못되게 구는 탐앤탐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날(4)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4. 2011/10/25
    [농성장일기] 주점 날부터 국회 청문회 날까지. 생생한 언니의 일기 ^^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5. 2011/10/24
    [농성장일기] 비록 지금 길바닥에 앉아 있지만 자본가들은 이러한 행복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농성장일기] 검찰의 약식기소로 성희롱과 피해자 불이익 인정되다, 상인들의 농성장 철거 가처분, 동지들의 연대와 김진숙 동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피해 노동자와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권수정 대리인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농성장일지 11월 3일

 

 

11월 3일 목요일 농성155일

 

한미FTA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충남지부 조합원들 80여명이 우리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지난 여름 서울에서 농성할 때 언니에게 먼저 복직하거든 밥을 사라고 하고 홀랑 먼저 복직해버린후 여태 소시없던 유성지회 동지들도 왔다. 만나서 악수하며 “왜 밥을 안사는거야! 먼저 복직했으면 밥을 사야지.” 언니가 유성지회 동지들에게 약속이행을 촉구하는것을 잊지 않으셨음은 물론이다. 마땅히 농성장 주인의 역할인 동지들이 손님처럼 왔다간다. 그래도 좋다. 오래간만에 동지들보니 더욱 반갑다.

 

 

11월 9일 수요일 농성 161일

 

1.

지난 5일 토요일 오전에 서호추모공원에서 2년전에 돌아가신 김동암동지 추모제가 있어서 금요일 저녁에 아산으로 내려갔다. 추모제를 하고 일요일까지는 모르겠더니 월요일부터 아팠다. 다른증상 없이 그냥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이쯤해서 쉬어주라는 몸의 신호인듯이 느껴져 화요일까지 누워있었다. 가볍고 개운하지 않은 상태로 몸을 일으켜 오늘은 농성장으로 왔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들이 있어서 누워있을 수 없다, 기보다는 해야하는데 못하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며 누워있는것이 더 힘들어서 일어났다. 딱히 어디가 아픈것은 아닌데 몸이 무겁다.

 

2.

농성장에 도착하니 언니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지난 11월 1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금양물류 사장에게 벌금300만원의 약식기소를 했다는 통보다. 하. 300만원. 이게 왠 껌값이냐. 그러나 그동안 언니의 고통에 값하려면 3억도, 30억도, 3조도 어차피 부족하기 때문에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국가인권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과 현대자동차 사측이 성희롱과 그로인한 부당한 해고를 인정하지 않고있는 상황에서 검찰에서도 우리 싸움의 정당함을 인정받았다는 것으로 족하기로 한다. 이건뭐, 대한민국 검찰조차 인정했으면 말 다했다는 말이다.

 

검찰에서 약식기소하면 통상 1달안에 법원에서 결과를 통보한다. 300만원을 그대로 판결하든 벌금의 액수를 줄이든, 혹은 드물지만 재판부에서 정식재판을 판단하든, 뭐든 상관없다. 검찰이 그 죄를 인정했다는 것은 정식재판을 하더라도 검사가 우리편이라는 뜻이다. 오래간만에 반가운 소식이라 힘이난다. 이주후에 있을 질판위의 판정또한 당연히 산재인정이 될것이라는 좋은 신호라는 느낌도 있다.

더디게 조금씩 진척되는 결과를 기다리며, 오랜 싸움의 힘겨움을 이겨내는 언니에게 고맙다.

 

3.

수요일은 하루일과가 안정적으로 세팅이 되어 있는 날이다. 박승희여성위원장님의 점심시간 밥심연대와 저녁의 혁명기도원 기도회, 기도회 후에 충남전선동지들이 준비해주시는 푸짐한 만찬 뒤풀이까지 빠지는날 없이 안정적이다.

 

박승희여성위원장님은 17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집회를 준비하며 얼굴이 야위고 살이 내리는 느낌이다. 나에게 일일이 말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일들로 마음고생을 하시는 듯하고 여성가족부를 통해 어떻게 현대자동차를 압박할것인지, 한번의 집회로 다 되는것이 아닌것을 우리모두 아는데, 그래도 이 기회에 어떤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것인지, 고민으로 무거우신듯 하다. 일렇게 말한다고 위안이 될까마는 “박승희동지 지금까지 우리 잘했으니까, 앞으로도 그렇게 하면되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웃어주고 싶다.

 

충남전선 동지들과 학생행진동지들이 수요일은 농성연대를 해주신다. 학생동지들은 일이 바빠서 늦게 오는 편이고 충남전선 동지들은 푸짐한 저녁식사를 준비해 오시는데, 이제는 8시에 맞춰온다. 혁명기도원의 기도회가 끝나는 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기도회를 싫어한다기 보다는 낯가림의 느낌이 있다. 일찍 도착해도 참석하지 않고 다 끝날때까지 한쪽에 앉아 있는다. 그런 동지들도 있는거다. 성의껏 준비해오는 음식을 나누는 것으로 충분한 동지도 있는것이다. 언니의 해석처럼, 기도회 뒤의 뒤풀이를 충남전선 동지들을 통해 예비해주신 주님의 은총일수도 있고.^^ 자신들의 저녁식사연대를 주님의 은총이라고 하면 충남전선동지들이야 웃겠지만.

 

오늘의 복음서는 유명한 장면이다. 예수가 갈릴리 바닷가에서 병든자들을 고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는데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로 남자만 4천명, 여자들과 아이들까지 하면 1만명은 족히 될것같은 수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나누어 먹고도 남았다는 기적의 장면이다. 말해뭐해. 우리 농성장은 그 기적이 날마다 이루어지는 곳인걸. ^^ 언니랑 나랑 우리둘이 무슨 돈이있다고 그많은 연대오시는 동지들과 161일을 부족함 없이 나누어 배불리 먹었겠는가.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착취해서 더 많은 이윤이 쌓인들 그것은 비린내나는 야만의 쓰레기일뿐, 소외되고 억압받는 고통을 아는 자들이 모여 나누는 것으로 서로에게 감동하며 풍요롭다는 것을, 죽었다 깨도 이명박의 무리들이나 정몽구는 모른다. 불쌍한 영혼들이지만, 용서하지는 않겠다.

 

혁명기도원 원장님의 트윗을 보고 참석했다는 동지들, 기도회에 참석했던 다른 동지들이 함께 오자해서 온 새로운동지들과 함께 충남전선 동지들이 준비해온 감자탕을 나누어 먹었다. 동지들에게 우리 농성장의 감동이 전염되었으면 좋겠다.^^

 

 

11월 10일 목요일 농성 162일

 

1.

건물관리사무소와 입주상가 주인들이 언나와 나에게 ‘철거, 수거단행 가처분’을 신청했다. 우리 텐트와 현수막이 영업을 방해하여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상점앞에 텐트를 치고 저녁에는 노숙을 하면서 그 주변을 지저분하게 함으로써 입점한 상가의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막대한 피해가 얼만큼인지는 적혀있지 않다. 현수막이 가게를 가린다는것과 농성장이 지저분하다는 것이 근거다. 그런대 현수막과 텐트의 철거만 요청한 것이 아니라 건물로부터 반경 100미터 이내에 조명시설, 무대, 음향시설 기타등등을 설치하지 말라는거다. 왜 반경 10미터도 아니고 50미터도 아니고 100미터내에서 하지 말라는건지, 왜 조명시설, 무대, 음향시설이 안되는지는 그나마 근거도 없다. 단지 집회를 하지 말라고 우기는 거다. 읽으며 화가 넘친다.

 

뭐 이런 얼빠진 새끼들이 다 있어. 농성장이 지저분하다고 말할거면 하다못해 쓰레기가 방치되어있는 사진 한 장이라도 첨부하든지. 그냥 농성텐트니까 지저분하다고. 집회를 하고 농성하는 텐트가 지저분한것은 입증할 필요도 없는문제냐. 손실을 입혔으면 얼만큼 손실을 입혔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할 자료라도 제출해야지. 아무런 근거없이 이런 허접한 내용으로 감히 농성장을 철수할것, 집회를 하지 말것, 그것을 듣지 않을때는 두사람이 각각 100만원씩 날마다 지불하라고 요구한다.

 

오늘이 기일인대 지난 금요일저녁에 통보를 받아서 변호사 선임뿐 아니라 준비를 못했다. 재판에 참석해서 기일을 더 연기해줄것을 요청했다. 상대방 변호사는 ‘시급하게 처분’되어야 하기 때문에 오늘로 끝내고 추가 자료만 우리쪽에서 제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한다.

“재판장님, 신청취지와 경위 등에서 모두 신청인쪽의 주장과는 다른 사실관계들이 있어 확인해야 하고 우리는 위법에 대한 다른 주장을 할것이고, 시급하게 해야 한다는 것 또한 신청인들의 주장일뿐입니다.” 그러하니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판사에게 웃으며 좋은말로 요청했다. 속으로는 이런 저질서면을 작성해서 제출하며 변호사라고 돈벌어 처먹고사는 것이 바로 너로구나, 부글부글 욕하고 싶은것을 참느라 그쪽은 처다보지도 않았다.

 

목표한대로 2주연기를 받아 11월 24일로 기일을 받아 오는길에 서럽다. 언니가 성희롱 당하고 그것을 말했다고 해고된 억울한 사실을 검찰이 인정해도 퉁쳐서 겨우 300만원을 청구했는데, 저것들은 아무 근거도 없이 단지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우리 농성을 중단할것을 요구하며, 날마다 각각 100만원씩, 200만원을 청구하였다.

뭐 이래. 아무리 돈이 사람보다 중요한 자본주의 만만세인 세상이라도 그렇지, 뭐 이래. 이럴거면 금양물류 사장에게도 작년 9월 20일 언니를 부당하게 해고한 시점 이후부터는 날마다 300만원씩 계산해서 1년이면 10억9천5백만원쯤은 지불하라고 청구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그래도 우리가 손해지만, 그래도 그정도는 해줘야 하는것 아니냐고. 더러운 법이 돈많은 부자들을 노골적으로 편들어주니 돈좀 있는것들은 약한사람을 보면 앞뒤분간을 못하고 환장을 하며 덤빈다. 재수없어.

 

 

2.

김진숙동지가 내려오셨다. 이런날이 오고야 말았다.

‘전망이 있는 싸움을 해야한다, 누가 책임질 거냐, 이기는 싸움을 해야한다, 현실을 봐라.’ 점쟎게 가장 현실적인 척하며 투쟁을 회피하는 말들이 지긋지긋 했었는데, 싸움의 전망이란 싸우는 자가 그 싸움에 연대하는 자들과 함께 만들며 책임은 모두가 질때 이기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뚜벅뚜벅 올라가 뚜벅뚜벅 내려오며 확인시켜준 김진숙 동지에게 고맙다. 세상에 쉬운 싸움이 어디있나. 어려워도 이렇게 싸우는거지. 의연하고 밝은 동지의 얼굴이 예쁘다.

자기일마냥 즐거워하는 동지들이 약속한듯이 농성장에 모여 밤늦도록 축하주를 먹었다. 매양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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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 11월 2일 농성 154일차, 지금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일들

농성장일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피해 노동자와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권수정 대리인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11월 2일 수요일 농성154일

 

1.

어제 저녁에 농성연대 오신 금속 충남지부 동지들과 아침 해장국을 먹으러 갔다. 가는길에 피우던 담배를 길에 버리기 싫어서 불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다. 북어국 집에 도착해 자리에 앉으려는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양복입은 아저씨가 내 주머니를 가리키며 불이 나고 있다고 말해준다. 앗, 이런. 화들짝 놀라 주머니를 보니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꺼진불이 살아나 주머니속 천원짜리 지폐를 태우고 있다. 다행히 주머니에 구멍을 내거나 하기전에 진화에 나선 셈이다. 옆자리 아저씨의 친절이 아니라면 큰일 날뻔 했다. 고맙다고 인사사하고 안도하며 스스로 권수정 참, 얼척이 없다.

 

 

2.

11월 17일 오후 4시에 ‘직장내 성희롱 철폐및 피해자 부당해고 근절 민주노총 결의대회’ 를 여가부앞에서 하기로 민주노총 중집에서 결정되었다.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을 비롯한 여러 동지들이 애쓰더니 민주노총 집회를 하게 되었다. 결과에 따라 집회 조직도 열심히들 하고 계신다. 오후 두 시에 공공운수노조 중집에 함께가서 연대요청하자고 박승희 동지가 제안해서 다녀왔다. 12시까지만 해도 농성장에 사람이 없어서 갈 수 있으려나, 어차피 몸이 하나이니 못가면 할 수 없지, 포기하고 있었는데 사노위 임용현 동지와 유현경 동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백선영동지가 때마침 점심식사 사들고 와서 함께 먹고 출발했다.

공공운수노조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더라. 중집시작할 무렵에 인사하고 많은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고 소개하고 나왔다.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을 비롯한 여러 동지들이 집회의 조직과 순서와 전술에 대해 고민하고 애쓰고 있다. 고맙다.

 

 

3.

‘작은꽃 아픔으로 피다’ 책이 나왔다. 전국학생행진 페미니즘 사업기획단이 엮은 것인데, 차승리동지의 기획이다. 우리 블로그에 오르는 언니와 나의 일기를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소책자 만들생각을 했다는데, 마음이 예뻐 그런가 책도 예쁘다.

좋은 기획이라는 것이 있다. 적절한 타이밍과 구체적인 상황에 적합한 내용이 맞아야 하는데, 딱 그렇다. 게다가 실천력까지 있어 좋은 기획을 좋은 소책자로 엮었다.

 

우리 투쟁 경과에 언니와 나의 일기를 싣고, 투쟁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인터뷰와 지원대책위 함께하는 동지들이 함께 하며 생각하게 된 고민의 글까지, 무엇하나 부족한 것이 없이 소박하고 진지하다. 좋은 기획과 발빠른 행동으로 적절한 시기에 중간 총화하듯이 소책자가 나와주었는데, 내용도 부족함없이 풍요로와 딱 만족스럽다. 이 투쟁을 함게하는 차승리동지의 몰입도가 느껴지고 함께 인터뷰를 하고 편집을 했을 동지들의 마음 씀씀이가 책갈피 사이사이 행간에서 부드럽다. 좋은 책이다.

 

대책위나 우리 농성장이 주체가 되어 만든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았더니 500부만 찍었다. 음--, 한권에 3000원하는 소책자이고 내용도 좋기 때문에 소장용으로 가치도 있고 부담없이 사기 편한데,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적어도 1000부는 찍자고 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아쉽다. 그러거나 말거나 행진동지들은 소책자가 나오니 알아서 웹홍보용 포스터 만들어 올리고, 주문하는 사람에게 우편으로 발송할 동지 정해서 판매하고 있다. 척척, 일도 참 시원하고 매끄럽게 잘한다. 촛불문화제때 팔고, 다음주 노동자대회때 판매한다는데, 얼추 다 팔리지 않을까.

 

승리동지가 미리 보라고 농성장에 스무권을 가지고 왔는데 하루에 다 팔았다. 심지어 진보신당 김문경 동지와 선언 정은진 동지는 싸인 해달라고 언니와 나를 졸라서 언니와 내가 난감하거나 말거나 기어코 받아서 가져갔다. 동지들, 저와 언니가 이제 싸인해주는 사람들입니다.^^ 책을 기획하고 만드는 동지들부터 아끼며 사가시는 동지들까지 모두들 참 애정표현도 발랄하게 해주어 고맙다. 우리 농성장이 복이 많다!

 

동지들, 애장판 ‘작은꽃 아픔으로 피다’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마시고 주문에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4.

오후 3시부터 지원대책위 회의를 했다. 회의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 대책위의 동지들은 참 재주도 많고 아이디어도 좋고, 좋은 아이디어는 놓치지 않고 실천하는것이 유능한 동지들이다. 일상적으로 하는 농성장의 운영을위한 기본점검을 하고 상황공유하고 이런저런 일정들과 이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성폭력상담소 토리 동지는 여성단체들과 논의해서 여성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하고 이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나영 동지는 해외 여러단체들이 현대자동차에 직접 항의서한 보내는 것을 조직하고 있다. 총화가 되면 기자회견도 하고 11월 30일날 4차 전국동시다발 1인시위를 준비 중인데, 아예 이날 전 세계 동시다발 1인 시위가 되도록 준비해보자고 의욕적으로 말한다.

횟수가 거듭되어 선뜻 내일 촛불문화제 사회볼 사람 정하지 못하는데 승리 동지가 한다고 하고, 이혜경 참여당 여성위원장님은 계속 현대차를 압박하는 여론을 위한 아이디어를 고민하신다. 송은정 동지는 민주노총 집회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여가부와 현대차를 압박할 지 고민한다. 유현경 동지, 백선영 동지, 방민희 동지 이름빼먹으면 삐지려나,^^ 이렇게 좋은 동지들과 함께 투쟁할수 있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5.

감기몸살 걸려 집에서 쉬던 언니가 돌아오고, 시작한 후 수요일마다 빠진적 없는 혁명기도원의 기도회가 오늘은 16차이다.

예수가 고향에 가서 사람들을 가르치는데, 고향의 사람들이 노동자 목수와 그의 아내 마리아의 아들인 천한 예수가 어찌 이런 지혜와 놀라운 능력을 얻었는지 놀라며 달갑지 않게 여긴다. 세상 여기저기서 복음을 전파하여 많은 사람들을 병에서 깨어나게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동하는 것으로 존중받는 예수가 막상 고향의 마을에서는 냉대받는다.

언니와 나는 이 대목의 복음서를 읽으며 약속이나 한것처럼, 어찌하여 우리의 투쟁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동의받는데 우리의 고향인 사내하청지회에서는 달갑지 않게 여기는지, 그러니 예수가 고향마을을 뒤로하고 나오며 참으로 씁쓸했을 것이라는 말을 나누었다.

 

이 대목 복음서의 마지막구절을 읽으며 살짝 속이 시원하여 웃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믿지 않음 때문에, 거기에서는 기적을 많이 행하시지 않으셨다.” 그들이 믿지 않기 때문에 우리 농성장의 의미와 풍요로운 기적을 그들이 많이 모른다. 내 잘못이 아니다. 예수도 그랬다니까.

내 마음이 예수 마음이다. 그러나, 154일, 더해지는 언니의 고통은 어쩌란 말인가!

 

며칠 쉬고온 언니가 활력을 찾아와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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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 갈수록 못되게 구는 탐앤탐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날

농성장 일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청계천앞 여성가족부옆 탐앤탐스에서 요새 가끔 충전을 했다. 그동안은 다른쪽의 하나은행에서 충전을 했었는데 얼마전 스마트 폰으로 휴대폰을 바꾼 뒤로 탐앤탐스에 가서 커피도 마시면서 전화기도 충전을 한것이다. 오전에 충남에서 오신 동지들이 날이 춥다면서 탐엔탐스에서 커피며 빵을 사주고 갔다. 그때 밧데리를 꽂아 둔것을 깜빡 잊고 있다가 나중에 빼러 들어갔더니 지점장이라는 여자가 여기다가 충전하면 안된다고 내가 지금 이것을 빼겠다고 하면서 재수없다는 표정으로 기분나쁘게 쳐다본다. 휴대폰도 전기새가 나간다고 큰소리로 말한다. 내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지금 빼로 들어온거고 뽑아도 내가 할테니 손대지 말라고 하며 내가 수시로 여기와서 커피를 팔아주고 나를 보러오는 사람들이 전부다 여기서 커피를 사주고 가는데, 그리고 오늘도 오전까지 여기서 커피를 마셨는데 총전좀 하면 안되나, 내가 여기서 그동안 보니 하주종일 잠을 자는 사람도 보았고 관광객들도 수시로 들어가서 화장실도 사용하던내 너무한거 하니냐 했더니 그래도 안되고, 지금 이순간에 커피를 안시켰으니 아줌마는 고객이 아니거든요. 하는것이다. 정말 기막혀서 탐앤탐스 직원 얼굴을 보면서 나이로는 자식같은 나이 또래라 차마 막대하지도 못하고 그래 니가 무슨 잘못이겠냐, 위에서 시켰겠지. 근대 시킨넘이나 시킨다고 하는 것이나 다 똑같다 생각하면서 나왔다.

 

내가 길바닥에서 텐트치고 이렇게 산다고 제네들까지 우습게 여기는구나. 오히려 나보다 제네들이 더 불쌍하게 일하고 있는데 말이다. 지내들이 일하고 있는 탐엔탐스 화장실에서 볼일도 못보는 처지면서 머가 그리 잘났다고 나를 깜보는지 맘이 안좋았다.

 

수정씨한테 탐엔탐스 얘길했더니 “언니는 그걸 그냥 두고왔어. 확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버리지 가만두고 나오면 어떻게.”그러더니, 안그래도 신경쓸게 얼마나 많은데, 하더니 시중에 제일좋은 태양열충전기를 사주었다. 그동안 탐엔탐스 때문에 받아왔던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수정씨는 해결사같다. 뭐든 말만하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준다. 태양열 충전기 고마워요. ^^

 

오늘은 지원대책위 주간으로 촛불문화제가 있는 날인대, 초저녁부터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주점도 대박이고 국정감사도 대박이 났다는데 그뒤에 하는 문화제니 오늘문화제도 대박이겠지 한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동지들이 너무 안보인다. 그져 몇분밖에는 안오셨다. 나는 홰 그럴까, 왜 이렇게 사람이 안오지. 하면서 마음에 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이러면 안되지. 이럴때도 있는거지. 50일도 100일도 아니고 이런날도 있는거지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런데 뒤풀이때가 되지 역시 또 대박이다. 진보신당 철농이라 청년당원들이 무지 많이 온것이다. 우리집은 항상 풍성하다.

 

요번 토요일은 비정규직 철폐 전국대회가 있었다. 많이 모였다. 농성장을 비울수가 없어서 한사람은 남아야 하기에 수정씨가 “언니가 가요. 내가 여기 있을게요. 맨날 여기에만 있으니 답답하쟎아요. 사람많이 모이는데 가서 힘좀 내고와요.” 해서 내가 갔다.

정말 많이 왔다. 옆에 건설노조도 엄청왔다. 건설의 깃발이 왜그리많은지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찍다보니 눈에 띄는 깃발이 보였다. 구자혁동지네 깃발, 진보신당 깃발이 무지 크다. 구자혁 동지가 생각이 났다. 조금 있으니 전주 깃발이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이고 그 깃발을 김형우 부위원장님이 들오들어온다. 비정규직 담당부위원장으로 있다가 임기가 끝나 전주로 가더니 머리가 더 하얘지신것 같다. 한참을 있으니 구자혁동지에게 문자가 왔다. ‘재능동지들 후원금 마련 왕만두는 배달도 가능합니다. 고기감두, 김치만두 각각 1500원, 음료수 1000원입니다’ ^^ 만두를 파는지 몰랐다가 연락받고 손동지랑 성웅동지랑 가서 사먹었다. 천연향비누도 현숙동지가 사주고 조성웅동지가 맆글로스도 하나 사주었다. 마무리 집회를 청계광장에서 했기에 거리행진을 하며 들어왔다. 발언대가 높아서 그런가 원래 멋있는것일까, 이날따라 권수정 동지가 굉장히 멋있게 보였다. 역시 높은데 올라가서 떡 버티고 있으니 더 멋있는것 같다.

 

비정규직노동자대회가 끝나고 그 많던 동지들이 전부다 청계천을 빠져나간뒤 여성가족부앞 청계천에는 평소에 그 많이 있던 시민들 조차도 없이 여성가족부앞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버렸다. 정신없이 여기저기 뒹둘고있는 쓰레기들만 바라보다가 갑자기 만이 텅 비어버리는 허한 맘이 들어버렸다. 그런맘을 다 잡아먹고 주변을 살피며 집청소를 했다. 쓰게기를 주어 모아 버리고 창고와 깔판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내 속이 시원하도록 말끔히 정리를 했다.

그러는 동안에 어느새 조용했던 청계광장에는 다시금 시민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저녁때라서 그런지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치우고 났더니 조금 목이말라서 그 전날 붉은목소리 동지들이 사다 주어소 깍아먹고 남은 단감을 꺼내서 아무렇지 안은철 하면서 혼자 맛있게 각아 먹었다. 그사이 두명의 동지들이 인사를 하고 가신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단감을 먹고있지만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것 같다. 용현동지에게 전화를 했다. 어디냐고, 나랑 같이 놀자고, 그러던 중에 사노위 유현경동지가 왔다. 얼굴만 알고 이름은 모르는 여성동지 한분도 같이 왔다. 그 동지가 아주 진한 곰탕을 포장해 왔다. 정말 진국이었다. 맛있게 먹었다.

 

조금후에 구자혁동지와 케콘, 진보신당 청년당원들이 왔다. 구자혁동지에게 재능지부동지들이 혹시 텐트는 새로 쳤는지 물어보았는데 못치고 그냥 왔단다. 큰일이다. 날이 점점 추워질 것인대 걱정을 했다. 빨리 조그만 텐트라도 설치했으면 하는것이 내 마음이다. 그 자리에서 여성동지 한명이 한잔하더니 아까 여기서 발언하던 그분이 위원장님이시냐고 “언니 대리인이여.”했더니 꼭 위원장 같았어요 한다. 그때 나는 처음에 높이가 그런줄도 모르고 그곳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서 막 외치는데 딱 생각하는 인물이 있었다. 성녀 잔다르크가 떠올랐지 했다. 이 자리에는 수정씨가 없어서 우리의 대화를 모른다. ^^ 현경동지가 “언니 잔다르크는 머리가 아주 길어요. 수정동지 이미지는 머리가 짧아서 아녀.” 한다.

 

탐엔탐스에서 틀어논 음악 때문에 두시가 넘어서 잠을 깼다. 완전 제정신이 아니다. 텐트를 옮기지 않았을때와 똑같이 들린다. 아니 그것보다 더 크게 틀어놨다. 새벽에 첫차를 타고 아산에 내려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잠을 좀 자야하는데 도저히 다시 잠들수가 없다. 도대체 왜 저려냐고. 추워서 나가기 싫은대도 밖으로 나가봤다. 손님도없고 새벽에 무엇 때문에 저러는지 알수가 없다. 편의점으로가서 쌍화탕을 하나사서 먹으면서 먼 음악을 저렇게 크게 틀었을까, 했다. 새벽 5시 10분까지 한숨도 못자고 꼬박 새우고 강남터미널로 갔다. 고속버스는 히터를 틀어주어 차안에서 가는내내 잠을 잤다.

 

집에왔다. 버스에서 푹 자고 났더니 어느새 온양이다. 주일날이라서부지런히 씻고 예배를 드리고 가을 대심방기간이라서 오늘 오후레 우리집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거기다가 요번에 속회 순서가 우리집이다. 낮예배 마치고 연이어서 2번이나 예배를 더 드렸다. 원래는 평일날 해야하는것인데 월요일이면 서울 농성장을 가야하기 때문에 하루에 무리해서 다 드린것이다. 요번주는 ‘서울 농성장 권수정 대리인’ 이름으로 감사헌금도 드렸다.

 

사노위 서울대표 임용현 동지 와 아침에 연락을 했는데 어쩜 예쁜 짓을, 가족과 함께 벌써 아침 7시 예배에 참석하는 중이란다. 비록 부모님이 와서 예배드리라고 해서 간거지만 순종이 제사보다 났다했으니 부모님 말씀에도 순종하는 아주 착한 서울대표 동지다. 때론 미안하고 어떨때는 정말 고마운동지다. 어쩌다보니 우리 농성장 집회신고 전담이 되어 버렸다. 요즘은 재능농성장에 보일러를 깔고 우리집도 깔아준다고 벌써 줄을구해왔다. 이렇게 진솔한 동지에게 날씨도 추워지는데 하루빨리 참한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하는 맘이다.

 

충남에서 작년 겨울부터 아산공장앞에서 농성할때부터 알게된 동지부부 구재보, 조지영 부장이 우리 주점하는날에 집에서 담근 매실을 한병 가져왔다. 배탈날때마다 마시하고 서울상경 농성중에 서초소에 있을때 결혼식을 봤다. 구재보 동지는 옥동자 같았고 조지영부장은 한 마리 학 같았었다. 조지영 동지에게 전에 얘기했던 말이 생각난다. 금속 정유림 부장도 결혼하더니 아이 가져서 휴직해야 하는데, 조지영동지는 나중에 아기갖으라고 농담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유림동지처럼 예쁜 아기를 낳으면 아빠를 닮아 엄청 귀여울것 같다. 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대회때에 나에게 예쁜 잠바를 주고갔다. 진짜 예쁘다. 교회에서 야유회를 간다는데 그때 입고가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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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 주점 날부터 국회 청문회 날까지. 생생한 언니의 일기 ^^

농성장 일기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목요일은 농성장 철농 당번이 진보신당이다. 당원들 중 학생 당원 동지들이 3명 철농하기로 하고 몇몇이 왔다. 언제 오셨는지 구자혁 동지 목소리도 들린다. 텐트속에서 잠시 누워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나가서, 인원이 점점 늘어나 여가부앞 인도 한복판에 자리를 깔았다. 빙둘러 앉아서 자기 소개를 하고는 서로 재미나는 이야기 꽃을 피웠고 오밤중이 되도록 학생들이 하는 얘기에 요새들어 처음으로 많이 웃었다. 학생당원 동지들이 먹는 것도 어찌나 잘먹든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진다. 우리 농성장은 항상 풍요로운것 같다. 수정씨는 주변이 늘 풍요롭고 아름다운것들로만 채워져 있기에 이런 현장이 이루어짐을 새삼 느낀다. 저녁 늦게까지 수정씨는 못 오고 있다. 주점 하루 전 날인데 티켓을 한 장이라도 더 팔아보겠다고 저녁도 안먹고 어디론가 행사장으로 갔고 저녁 늦게 11시가 넘어야 도착했다. 이런저런 일들을 다 알지 못하지만 밀린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오늘은 주점하는 날이다. 비가 온다더니 정말 지대로 온다. 자고 있는데 아침부터 누가 권수정 동지 하면서 부르는 소리에 깨었다. 어제 밤에 나는 자는 사이 충남지역에서 최만정 동지가 농성장에 와서 밤을 지내고 아침에 내려가야 하는데 우리 밥을 사주고 가겠다고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깨우는 것이었다. 농성 백일이 넘도록 처음으로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밥맛은 없었지만 동지의 맘이 넘 고마워서 따라갔다. 최만정동지 북어국 잘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신문을 못 봤다. 김기식 동지가 멀리서 누나 보라고 요청해서 보고 있는 신문이 비를 맞아서 푹신 다 졎어버린것이다. 오늘 경향신문에 나의 농성장 기사가 나온다고 한 날인데 못보게 되었다. 속이 상해서 그래도 좀 어떻게 떠들러라도 보려고 애를 썼는데 물에 너무 불어서 그냥 다 찢어진다. 수정씨가 그러는 날 보더니 언니, 다 졎어서 못봐요. 그걸 꼭 해봐야 알아요, 한다. 봐야 하는데, 속상하다. 기사가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나왔음 어떻게 나왔는지, 신문배달원 아저씨, 비가오면 신문을 비닐에 넣어주세요. 부탁드려요.

 

비가 와서 그런지 만사가 귀챦아진다. 씻고 텐트로 들어와 붉은목소리 최란 동지가 농성장에 올때까지 꼼짝도 안하고 누워있었다. 한참을 누워있었는데 빗소리가 그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비가 안오네,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밖으로 나와보니 청계광장에서 보험문화제 행사를 한다고 참여하라는 안내방송 소리가 들린다. 조금 후에 사회진보연대 동지 한명이 왔다. 지난번에 철농 함께해준 방민희 동지다. 방민희동지와 보험문화제 행사하는 곳으로 구경가서 사진도 같이 찍고 퍼즐도 맞추고 하면서 최란동지 오기를 기다렸다. 붉은목소리 최란 동지 별명은 이라이자다. 나와 수정씨의 농성장용 신발을 사왔다. 어머나, 나의 신발은 꽃분홍색이다. 신으면 발만 둥둥 뜨게 생겼다. 언니가 꽃이라서 꽃분홍색을 골랐단다. 셋이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재밌다.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하는날, 농성장에서 물품을 챙겨서 갔다. 처음엔 사람들이 많이 오려나, 많이 오셔야 할텐대 하며 이것저것 행사장 시네마호프 안을 리모델링 하는 분들을 보고 있었다. 진보신당의 구자혁동지를 비롯해서 붉은목소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회진보연대, 사노위, 학생행진을 비롯 그 밖에 많은 분들이 각자 하나씩 맞아서 체계있게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다들 너무 잘한다. 언니발이 편하라고 사회진보연대 동지가 자주색 예쁜 운동화를 사주었다. 생각보다 훨씬 발이 편하다. 점덤 음식들이며 오댕탕이 끓여져서 냄새를 풍기고 주점 행사가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밖에까지 줄을 지어 앉아 먹을정도로 많이들 오셨다. 그야말로 주점 대박이 났다. 나는 피곤할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느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기분이 좋었다. 너무 좋아서 그만 준비도 연습도 못한 노래까지 했다. 이날 정말 나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동지들과 수정씨의 인맥에 새삼감탄했다. 특별히 써빙하느라 수고해주신 행진 학생들에게도 너무 감사! ^^

 

주점을 정리하고 여성가족부 앞으로 와서 새벽까지 뒤풀이를 했다. 지칠줄 모르는 응원의 힘과 많은 동지들의 연대에 감사를 하며 그동안 행사준비며 많은 일들로 지친 수정씨가 벌써 지쳐서 텐트속에서 잠들어 있다. 그동안 신경쓰다가 행사가 끝나니 긴장이 풀려서 몸에 무리가 온것이다. 어찌나 쓰러져 잘자던지 안쓰럽다. 아침에 일어나니 지회 훈희동지가 안가고 남아 있다. 같이 밥을 먹고 수정씨는 날 쉬게 하려고 훈희동지와 함께 집에가서 푹쉬었다 오란다. 나보다도 수정씨가 더 많이 피곤해보였는데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냥 갔다. 주말을 집에서 잘쉬고 농성장에 왔다. 다시 또 한주간이 시작된 것이다.

 

갑자기 한겨울 날씨처럼 추워진 이른 아침에 충남지역 철도노조와 건설노조에서 동지들이 농성장을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더니 여기가 햇볕이 없어 그런지 더 많이 추운것 같아요. 아침은 드셨어요. 한다. 날도 춤고 밥도 먹을겸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건설동지가 다리를 절며 멈춘다. “어디가 아파요? 왜 다리를 절어요? 괜챦아요?” 했더니 지금 몸이 많이 아파서 몸살림을 다니고 있다면서 휴가를 낸 상태라고 한다. 몇 달씩을 농성을 했더니 후유증으로 다리와 척추가 휘어져서 병원을 다니며 휴직을 낸것이라 한다. 그 소리를 듣고 옆에서 보니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요새 들어서 왼쪽 무릎이 통증이 오기 때문이다. 빨리회복되길 바래요. 우린 밥을 먹고 탐앤탐스 커피를 마시며 오전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지들이 점심까지 사주고 가셨다.

 

오늘은 국회 청문회가 있는 날이다. 오후 2시부터라 해서 텐트안에서 보려고 휴대푼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찾아도 방송이 없다. 여러 채널을 계속돌려도 국회방송이 안나온다. 수정씨는 참관하러 국회에 갔으니 물어볼수도 없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나영동지, 구자혁동지, 김기식동지, 그런데 아무도 전화를 안받는다. 동동거리다 그냥 낮잠을 자버렸다. 오후 늦게야 전화가 왔다. 우리 농성장에 경향신물을 넣어주는 김기식동지였다. “누님, 지금 막 국정감사 방송 끝났어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엄청 잘 하셨어요.” 그려, 누나는 못봤어. 담부턴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쳐주삼. 민주당 국회의원님들께 감사합니다. 김현미 부위원장님도 수고하셨어요.

 

경향신문에서 두 번째 취재를 하러왔다. 상큼발랄하게 생긴 여성기자님, 기사 잘 내주어서 감사해요. 사회면에도 내주시고 그 다음날에는 사설에도 내보네 주셨으니, 고마워요. 권력과 자본세력의 눈치 안보고 억울하고 부당함을 당해 힘없고 소외된 곳곳에 찾아가주어서 힘을 실어주며 용기를 심어주는 정직한 신문이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제가 신문을 본다면 경향신문 독자가 될께요. ㅎㅎㅎ 감사!

 

어제밤에는 케이비에스에서 출연료가 들어왔다. 감사하단 문자를 한통 보내드렸다. 나신하 기자님께서 답장을 보내주셨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함께 하시길^^’ 축복받은 문자였다. 나신하 기자님도 내가 가는 기도원을 아신다. 세상의 악한세력과 싸우며 사느라 지친 영혼을 달래며 쉬기위해 찾아가는 영혼의 쉼터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안을 얻고 온다.

 

오늘은 수요일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이 12시에 집회에 가야한다고 11시에 조금일찍 급하게 오셨다. 바쁘실때는 한번이라도 걸러도 되는데, 빼먹지 않고 하염없이 오신다. 이제는 너무 미안할 정도다.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하나님 아버지 참 감사합니다. 메뉴는 돼지고기들어간 김치찌개에 버섯볶음 기타등등^^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민주노총 화이팅! 투쟁속에 살아있는 우리 금속노조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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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 비록 지금 길바닥에 앉아 있지만 자본가들은 이러한 행복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농성장 일기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오늘은 개천절이다. 여성가족부 건물 공사를 한다면서 용역깡패와 중구청을 비롯해서 경찰까지 동원해 철거를 했던 우리 농성장 앞에 펜스를 걷어내고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월요일이지만 휴일이라서 그런가 별다른 일 없이 공사하는 소음 소리 외엔 들리는 소리 없이 오전이 지나갔다.

점심 때가 훌쩍 넘어선 시간 옆 공사장을 잠깐 동안 지켜보고 있는데 왠 난데없이 아가씨 한 명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소리를 지른다. 여기 관계자가 누구냐고 공사장 일하는 분에게 아저씨가 여기 관계자예요, 하며 여자가 물어보니 공사 하시는 분이 벙벙해가지고 저는 아니예요 한다. 그러자 또 텐트앞으로 와서 난리를 친다. 도대체 왜 여기와서 시위를 하는거냐, 정말 짜증나게 왜 길을 막고 여기서 이런 것들을 늘어놓고 지랄들이야 하며 소리를 지른다. 보다 못해서 왜 그러냐고 한마디 했더니 아줌마가 여기 관계자냐고 묻는다. “여기서 이런다고 해결된 것이 있어! 왜 여기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래! 해결되지도 않을 것을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 성희롱 당하지. 내가 밤에 와서 저것들 다 짤라버릴거야! 알았어?! 내가 반드시 싹 다 철거하고 말겠어!” 혼자서 펄쩍펄쩍 뛰며 결의를 다지더니 편의점을 들어가더니 아저씨한테 또 막 머라한다. 아저씨는 가게 앞에 저런게 있는데 왜 가만있냐는 식이다. 그러더니 또 나와서 피켓을 발로차고 손으로 치고 하며 난동을 부리더니 “그래서, 여기서 이러고 있는데 누가 해결해 준대요”한다. “난 힘이 없어서 길바닥에서 이러고 있어. 그러니 아가씨가 해결해봐.” 했다. 조금 있자니 탐앤탐스를 보면서 함께 온사람을 부른다. 그래도 같이 만나는 오빠는 정신이 멀쩡한것 같다. 너 왜그러니 하며 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리고는 가버린다. 참 개천철날 정신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을 만났다.

 

아침 일찍부터 정유림 여성부장이 복숭아 두 개를 봉지에 넣어 들고 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복숭아다. 서울에서 투쟁 안했으면 많이 먹을수 있는데, 유림이가 가져온 복숭아가 무지 달다. 명동해방 청년들하고 몇 조각씩 나눠 먹었다. 유림이 한테 잠시 농성장을 지키고 있으라 하고는 가까이에 있는 교보문고까지 운동삼아 갔다오니, 수정이가 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수정이가 농성장에 있어야 활기차게 돌아가는 것을 느낀다. 오늘은 내가 백일이 넘도록 청계천 농성장을 살면서 본 것중 가장 큰 거대한 방송시설을 보았다.

 

동아일보 주최로 희망나눔 걷기 행사를 한단다. 동아일보 옆에서 여자 둘이 길바닥 텐트 생활을 백일이 넘게 했는데도 기사한번 내주지 않는 동아일보에서 무슨 희망을 나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희망, 성희롱 당했다고 말했더니 해고시키는 대한민국에 그 어디에 희망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진보연대 여성동지 두분이 어제밤에 철농하러 와주어서 텐트에서 같이 잤다. 두 동지들이 참 활발해서 좋았다. 어제밤에는 농성장 철거 후 처음으로 여성가족부 앞에서 집회를 했다. 동아일보 주최 행사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철농당번들이 아침에 다들 가고 좀 쉬어볼까 하고 텐트에 누우니 조금 후에 시끌시끌하다. 내다보니 여성가족부 건물 관리인들이 우리가 하는 촛불문화제를 방해하기 위해서 공사를 마친 자리에다가 화분들을 진열하고 있다. 참 할짓도 어지간이 없다 생각하고는 누워 자버렸다.

 

오늘은 금요일 하루종일 우울해서 텐트 안에서 안 나오고 잠만 잤다. 저녁 때가 되어 사노위 현경동지에게 전화가 왔다. 여성인권영화제에 영화를 보는 날이라서 같이 가자고, 피켓을 새로 만드느라 조금 늦을것 같다고, 걷는 길인지 숨을 몰아쉬며 말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가고싶은 맘이 별로 없었는데 그 목소리를 듣고 주섬주섬 일어났다. 내맘이 짠해진것이다. 날은 추워지고 하는데 빨리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귀챦기도하고 짜증도 나면서 뒤섞인 내맘을 다잡고 밖으로 나왔다.

 

현경씨 얼굴을 보니 투정이 절로 나온다. 걸어가면서도 계속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걸 다 들어주면서 “엉, 그랬구나, 알았어 언니. 나랑 오늘 맛있는거 같이먹자. 영화도 보고.” 가다가 머플러도 하나 사준다. 맛으로 유명한 설렁탕도 먹었다. 영화는 볼만했다. 온갖 투정을 다 부리며 왔는데 그걸 다 받아준 현경씨, 고마워요. 목도리도 감사해요. 오는길에 내가 군밤을 사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서로 군밤을 먹여주며 현경씨랑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돌아오는길에 집시치마도 한 벌 샀다. 맘에 든다. 영화중에 껌딱지가 있었는데, 참말이지 나에게는 껌딱지들이 3개나 됨을 공감했다.

 

5차 희망버스 가는 날이다. 수정씨는 갔고 나는 다른 일 때문에 못갔다. 저녁 때 농성장으로 사회당 서울시당 동지들이 엄청 많이 왔다. 낮부터 현경동지가 와서 같이 놀다가 갔는데, 사회당 서울시당 동지들이 낮부터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 인원들이 완전 문화제를 할때처럼 많이 와서 철농 난장을 했다. 스캇이 사람 끌어모으는 능력이 있는것 같다. 이날이 사회당 서울시당 위원장님의 생일이란다. 한동지가 집에서 만든 맥주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먹었다. 독특한 향이 나는데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밤을 새워 축제를 여는 기분이 들었다. 잘 논다. 젊음이 좋긴좋다.

 

아침에 민주노총 노우정 부위원장님이 농성장에 오셨다. 근처에 기자회견이 있어서 참가했다가 끝나고 들르셨단다. 텐트 속에서 누워있는 나를 보더니 안으로 쑥 들어오신다. 요새는 쌀쌀한 날씨라서 밖에 보다는 안이 더 좋다. 들어오시더니 깔끔하다고 하신다. 농성장 밖에 주변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하면서 웃으신다. 심심하던 차에 같이 많은 얘기를 했다. 내 얘길 들어주면서 속에 담고 있으면 병 된다고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얘기라도 하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면서 위로를 해주고 자주 들른다고 하면서 가셨다. 성품이 조용하고 가냘프다.

 

수요일,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이 점심을 해오시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은 또 한팀이 더 오신단다. 붉은 목소리 동지들이다. 정말 푸짐했다.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붉은 목소리 분들은 주먹밥으로 전부다 통일을 했다. 꾹꾹 뭉처 주물주물 만들어온 밥들을 보면서 이 여성들이야 말로 세상에 두려울것이 없는 당당한 여성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날 점심 메뉴에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의 부침이 인기였다. 붉은목소리의 매실장아찌의 맛도 끝내주었다.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찐밤과 배한조각씩 먹으면서 예쁜 별명도 지어주었다. 내가 붉은 목소리 한동지에게 캔디라고 별명을 지어주었다. 이라이자도 있고. ^^

 

우리 수정이가 정말 잘 먹는다. 이 날만을 기다렸다가 먹는 것처럼 잘 먹으면 내 맘도 흐뭇하다. 오랜만에 소풍나온 기분이다. 붉은목소리 여성분들은 앞으로는 요일을 정해서 도시락연대를 한다고 한다. 점심 먹은 후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바느질을 했다. 나는 안했다. 예쁜 천으로 손수 생리대를 만들었다. 내것도 캔디동지가 하나 만들어 주었다. 예뻣다. 행복했다. 동지들도 행복해 보였다. 비록 지금 길바닥에 앉아 있지만 이런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자본가들은 이러한 행복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붉은 목소리 동지들 중에 갈대와 같은 여성동지가 수정이와 나에게 책을 한권씩 선물해 주었다. 책속에는 예쁜 엽서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읽고나서 감동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아름다운 지지의 글까지 선물하는건지 눈물이 난다. 캔디동지는 투쟁 씨디를 구워다 주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민주노총 송은정 동지가 신혼여행 다녀오며 핸드폰줄을 선물해주었는데, 서울에서 내가 동지들에게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기분이다. 이런 연대의 힘으로 내가 쓰러지지 않고 또다시 전진할수 있는것이라 믿는다.

 

오늘은 혁명기도원 동지들의 기도회날이다. 그런데 오늘은 학생행진 동지들의 촛불문화제도있을 예정이라서 합동으로 같이 하기로 했다. 참으로 멋진 동지들이다. 학생들이지만 용기와 의자가 남다르다. 병원에 다녀와서 눈을 좀 붙이고 나와 참석했다. 어른들 못지않은 당찬 행사를 거뜬히 치른다. 문화제 마치고 여성가족부앞 원래있던 자리로 이사를 했다.

 

추운겨울이 오기전에 나도 하루빨리 원래 내가 있던 회사에 가정에 내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촛불문화제와 이사함께해주신 모든이에게 감사해요.

 

요즘은 시민분들께서 먹을것을 자주 사주고 가신다. 아이스크림에 방에 뜨거운 커피에 쥬스를 비롯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주고가신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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