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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5일 문산천 뚝방길.
두 아이가 졸업한 어린이집이 문을 닫고 10월 26일 마지막 이별 잔치를 준비 중. 준비팀이 모여 마무리를 기획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린이집에 대한 기억을 책자로 만드는 것.
아이들을 보낸 9년의 기억을 쉽게 잊지 못하는 우리 부부는 마무리 준비팀에 들어가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사실 궁더쿵어린이집이 문을 닫는 것에 대해 아직도 마음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일지도.
어제 아내가 읽어 보고 의견을 달라한 글에 첫째와 관련한 내용이 있어서 흔적을 남긴다.
몇 달 전, 큰 아이가 학교 끝나고 늦은 시간 집에 돌아오는 길에 폐지 줍는 할머니의 리어커의 끈이 풀려 박스가 떨어져서 함께 정리하고 할머니와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들어왔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학교 끝나고 학원가야 하는 친구가 공부하기 싫다고 해서 어린이 놀이터에서 한참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데 “언니, 뭐 해?” “누나, 어디 살아?” “언니 우리랑 숨박꼭질 하자.”라며 놀이터에서 놀던 아가들이 다가와서 말을 건네줘서 즐거웠다는 얘기를 했다.
시간을 흐르고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간다. 참 행복했던 9년이었다. 안녕 궁더쿵.
2024.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