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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2010/10/07 11:06

 

남자친구는 다른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했다면 바로 사과한다.

자신이 잘못하지 않을지 몰라도 사과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분을 살펴준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편하고 즐겁다.

위로가 된다.

 

그런데 치명적으로 불안한 부분이 있다.

일단, 성별이 남자인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만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단둘이서 어디를 가는건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는 세상에 애인과 자기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단다. 친구도 필요없단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란다. 그는 나의 친구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선후배관계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별로 이해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나 역시 그가 다른 여자와 단둘이 있는게 기분좋지 않다.

그러나 이건 정도가 좀 심하다.

그는 자신이 그것을 이해한다면 나를 좋아하지 않는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심각한 부분은

그의 생각들이다.

소위 '여성'을 규정하는 눈빛들은 너무도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이여서 폭력으로 다가온다.

어제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여성아이돌이 술집여자 같다는 말에

울컥해서 말다툼을 했다.

'술집여자'라고 불리는 사람과 '내가' 동일한 여성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소위 부도덕하고 야하고 등등의 여자들과 난 다른 종족(?)이라고 생각한다.

난 여성을 그렇게 바라보거나 표현하지 말라고 해도

너와 그사람은 다르고 그 사람들은 좋아서 그런일(성매매)을 하고 있다고

그런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말을 내뱉는다.

그럴때마다 너무 끔찍한 기분이 든다.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집회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그는 집회하면 빨간 띠 두르고 화염병 던지는 것을 상상하며 묻는다.

그럴 때도 있지만 대모라는게 그런것만은 아니며

또한 그런 행동들이 부정적인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너도 그들의 위치에 설 수 있다고 이야기해도 자신은 절대 그러지 않을거라며

산속에 들어가서 살거라는 말을 한다.

 

불안하고 슬퍼진다.

이 사람이 참 좋은데

한계가 생긴다.

 

나중에

같은 고민을 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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