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거지"

2010/11/18 10:32

 

요즘은

"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거지"란 말에 수긍이 많이 간다.

 

한가지씩은 특기가 있어서 사람을 놀라게 하곤 한다.

이렇게 한사람 한사람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사람 한사람이 소중하다.

 

누가 더 잘났다고 할 수 없을 만큼

각자의 무게로 각자의 인생을 참 열심히 살고 있다.

 

부족한 부분, 이기적인 부분이 있을지라도

그런거 없는 사람이 존재하기나 할까

 

 

신기해서 매번 놀라게 된다.

 

 

그래서 가끔

나 잘난 맛에 푹 빠져 있을 때

웃음이 난다.

나 잘난 이야기하고 있으면 정말 잘난 것 같고

그런마음 없으면 이 팍팍하고 의미를 찾기도 힘든 세상에 어떻게 살아갈까 싶기도 하다.

 

 

................................................................

 

직장을 그만두면 뭘 먹고 사나 걱정이 앞선다.

부모님을 봉양해야 하는 것 까진 아니더라도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내 생활비 정도는 보태는게 있는데

일을 그만두면 당장 그 돈이 걱정이다.

 

여행이라도 훅 떠나고 싶어도

돈이 또 아쉽고 걱정되고

이럴때 아니면 언제 가나 싶다가도

미래를 생각하면 답답해진다.

 

화장실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

먹고 살 걱정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다들 그게 버겁고 답답하고 암담하고 

문뜩 숨이 막히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그러겠지 싶은게 웃음이 났다.

 

 

 

............................................................

 

날이 서 있는 말과 행동에 울컥~ 화가 올라온다.

이러저러해서 기분이 좋지 않구나...하면 이해가 되는데

또 언제까지 이해해야 되는건데? 좀 바꾸면 안되나? 라는 생각이 불쑥~

넌 니 자신이 가진 단점이나 습관을 바꾼적이 몇번이나 되냐......란 생각이 들고 나서야 담담해진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깊이 있고 편안하고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즉각적으로 올라오는 감정을 다스리기가 어렵다.

나아지는게 없는거 같다.

화는 그 사람 때문에 나는게 아니라 내가 혼자 내는 거라는 것을 알면서 말이다.

 

경계하기..

 

........................................................

 

아침밥을 먹고 엄마가 단감을 깍아줬다.

엄마는 남은 세조각 중 가장 맛없어 보이는것을 짚고 다른것은 내가 먹으란다.

엄마 무릎을 딱 때리며

맛난 걸 골라먹어야지~그중에 맛없느걸 고르니!

그러니 집에서 대접받아야 나가서도 대접받는다나..

지금 생각하니

"그러는 엄마는?"이라고 이야기 해줄껄 그랬다.

 

빚진게 많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죽어도 갚지 못할 만큼 많다.

앞으로도 계속 빚은 늘어만 갈 것 같다.

다 갚지도 못할 껄 알면서 덮썩 받기만 해

문뜩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세상에서 가장 손해보는게 부모라는 존재들 같다.

맛난거 몰라 좋은거 몰라 편한거 몰라 그럴까

자식들은 버럭버럭 얼토당토 않은일로 짜증이나 부리는데

뭣좀 배웠다고 따닥따닥 거리는데

가끔은 무시도 하는데

그래도 그게 뭐가 이쁘다고 걱정부터 앞서나

정말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그러다 문뜩

손해일까? 란 생각도 들고

아냐아냐 손해야~란 생각이 든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집터가 중요하다는 말

2010/09/10 13:09

 

일을 끝내고 집에 일찍 들어갔다.

여유있게 저녁을 먹고 엄마와 운동을 나갔다.

엄마랑 되도록이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삶에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라든지

취미라든지

친구라든지

애인이라든지

이런저런 것들이 시간을 채워

엄마가 뒷전이 된다.

 

물론, 가족이 뒷전이 되듯

건강도 뒷전이 된다.

 

 

일주일동안 제대로된 책한권 읽어내지 못한게 한심스러워서

도대체 시간을 어떻게 썼길래 이러냐는 한숨이 나온다.

그러다 늘 피곤해서 쓰러져 자버려서 그런다는 생각에

역시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운동을 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럼 운동을 왜 못하고 있지 생각해 보면

 

하루 24시간동안

8시간정도 취침을 하고 씻고 밥먹을 시간을 빼면 최소한 10시간을 쓰게 된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9시간을 일하고 출퇴근 시간을 합하면 10시간.

남은 시간은 4시간밖에 없다.

최대 4시간이 내가 쓸수 있는 시간.

 

너무 짧다.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고 학습도 하고 애인하고 놀기도 하기엔

정말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엄마

하루 24시간 동안 내몸하나 건사하기 위해 쓰는 시간이 10시간이 넘는데

거기에 일하는 것또한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총 20시간을 쓰는거야.

정말 먹고 사는데 온시간을 쓰는구나..

 

야..

그래서 사람은 타고난 집터가 중요하다고 하는거야.

돈있는 사람은 좀 편하게 사는거고

우리처럼 없는 사람은 평생 쪼들리며 사는거고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은 그렇게 한평생 사는거야.

부모없이 크는 애들은 쉽게 나쁜짓에 노출되기도 하고

학교 중퇴해서 배우지도 못하고

감빵 들락거리다가 힘들게 사는거고

우리딸은 좀 힘든거고.

 

 --------------------

 

 

 

 

..... 사실 그럴지도 몰라

세상이 무수한 우연으로 점철되어 있고

대부분 태어나지 전에 거의 모든것이 결정나 있다고도 생각되어져.

타고난 기질이나 능력이 그렇고

집안환경이 그렇고

어릴때 상처가 분명 평생 사람을 좌우하기도 하고

정말 그럴지도 몰라.

그럼 어째야되나...

 

삶의 의미라는게 있을까

단지 결국 남는건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느끼고 있느냐 아닐까

그것 역시 결국엔 사라지겠지

그러니까 뭔가를 바라거나 이루려고 살면 안되는 것 같아.

삶이란 원래부터 목적이나 기원없이 단지 이순간만 있을 뿐이고

 

삶이 허무하다는 것은 동의반복인것 같아.

삶의 의미를 찾는것도 무의미하지.

왜냐하면 삶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거니까

그 존재에 그 어떤 이유나 목적과 기원이 있는게 아니니까

 

가끔 삶의 의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

아주 절실하게 무언가 끈이 있었으면 좋겠어.

갈길도 모르겠고

언제나 바람앞에서 흔들리는 촛불마냥 흔들려

그래도 난 내길을 가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고도 싶어

그래서 어떤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

 

어렴풋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존재' 그 자체를 인정하는게

 

맞다..?

맞겠다?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