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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1년 정규직화 투쟁은 계속된다

<편집자 주>1년 전, 2011년 11월 15일은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동지들의 25일간의 총파업투쟁을 시작한 날이다. 총파업투쟁 후 대법원 승소자인 최병승은 수배됐고, 고법 승소자 김준규는 구속되었다. 100여명의 해고되었고, 1000여명의 조합원 징계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투쟁은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다. 투쟁 1년을 맞아 투쟁의 시발점이 된 대법원 판결의 당사자인 최병승 동지의 서면 인터뷰를 싣는다.

 

1. 수배 생활이 길어지고 있다. 몸과 맘도 많이 지쳐 힘들 텐데 건강은 어떠한지? 무엇보다 함께 투쟁한 조합원들을 만나 소주한잔 기울이며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논의하고 싶을 텐데, 아쉽지만 지면으로라도 인사 바란다.

 

벌써 수배생활을 시작한지 11개월이 되었다. 많은 동지들의 보살핌으로 잘 지내고 있다. 25일 파업 이후 지회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이다. 지면을 빌어 조합원 동지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해고된 동지들은 더 힘들고, 사측 탄압의 강도가 심해지는 현장조합원은 답답하고, 어려울 것이다.
사측은 힘든 조건과 상황을 조성해서 투쟁의 대오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이탈시키려 한다. 지금 포기하는 것은 사측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동지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장 동지들은 해고 동지들이 힘을 낼 수 있게 해고자 생계를 함께 책임지는 모범을 보였으면 한다. 그리고 해고자 동지들은 현장 동지들이 투쟁의 의지를 높일 수 있게 사측과의 투쟁을 강화해 갔으면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면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갔으면 한다.
 
2. 대법원 판결 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 하라는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 투쟁의 과정과 의의를 평가한다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3지회의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는 한 공장의 요구가 아니였다. 금속노조의 요구였고, 따라서 15만 사업장의 요구였다. 즉, 대법원이 정한 근속 2년 이상이라는 한계를 넘어서고, 현대자동차라는 한 사업장을 넘어서는 요구였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이 현대자동차 3지회의 투쟁으로 제한되었다.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의 투쟁은 대법원 판결 후 급하게 조직된 것이 아니다. 2010년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3지회가 처음으로 공동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판결이 났고, 이를 계기로 투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즉, 현대차비정규직 3지회의 투쟁은 무려 6개월의 준비기간을 가졌던 것이다. 따라서 준비 없이 급하게 진행된 투쟁했다는 일련의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떠한 투쟁이든 투쟁이 시작되면 많은 변수들이 생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태도와 입장을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다. 25일간의 투쟁 방향을 몇몇의 지도부가 아닌 조합원들이 만들어 갔다고 생각한다. 주요한 시기 조합원의 집단적인 토론을 통해 함께 결정해 나갔다. 이렇게 조합원들의 판단이 25일을 만들었다. 아쉬운 것은 지회 스스로가 점거파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1공장을 넘어 타 공장의 생산을 멈추지 못한 것이다. 또한 2차 파업을 빠르게 조직하지 못한 결과 부당징계를 공세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회의 조합비 횡령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도력이 위기가 발생했고 현장이 무너졌다. 따라서 투쟁을 선언해야할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간부들의 활동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회는 아직 1,280명의 조합원이 있다. 조합원이 함께 논의하고, 지회 비리 문제를 원칙에 맞게 처리하고, 통일된 투쟁 방향을 마련한다면 작년과 같은 투쟁을 다시 조직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라는 요구를 지키는 이상 현대차비정규직의 투쟁은 전국적 요구로, 전국적 투쟁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동지들의 노력이 함께 진행되길 바란다.
   
3. 총파업 후 모진 탄압 속에서도 비지회의 투쟁이 멈추지 않고 있다. 출근투쟁과 퇴근 동영상 선전전 등 총회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조합원동지들과 연대 대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사측은 집회참여, 항의방문, 선전전 등에 참여하면 다시 징계 운운하며, 조합원을 협박하고 있다. 이러한 사측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조금씩 투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각 공장의 투쟁을 확인하고, 모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까지 발생된 두 번의 조합비 횡령 문제에 대한 명확한 보고와 후속처리 방안을 보고해서, 지도력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일차적으로 조합원이 많이 모여야 한다. 그리고 함께 고민해서 작은 실천이라도 결의해야 한다.
25일 파업 이후 많은 조합원이 투쟁 조끼를 착용했다. 사측의 탄압이 시작되면서 조끼를 벗었지만 언젠가 다시 입겠다며 사물함에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고이 간직했던 조끼를 이제 다시 입어보는 것부터 지회의 투쟁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도 어려우면 현실에서 가능한 결정을 통해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이 함께 할 수 있는 투쟁 방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지도부도 새롭게 뽑고, 투쟁 방향도 제출해서 한발 더 나아가는 투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및 25일을 함께 한 연대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지금 상황이 많이 아쉽고, 실망스럽고, 걱정될 것이다. 그렇지만 다수의 조합원이 불법파견 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다시 투쟁을 결의하려 한다. 많은 동지들이 오셔서 지지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매주 진행되는 수요 집회에 한 달에 한번 이라도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동지들의 연대가 조합원 동지들에게 많은 힘이 될 것이다. 항상 부탁만해서 죄송하고, 감사하다.

 

4. 자본과 정권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고 선동하고 있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투쟁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자본의 핵심은 이윤창출이다. 그리고 자본의 이윤은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통해 나온다. 이런 자본의 속성상 ‘비정규직’ 이라는 고용형태를 어떻게든 유지하려 한다. 따라서 비정규직 철폐는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업장, 사회 전체의 문제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경우 순이익의 2~3%만 투자하면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 자본은 그것도 아까워서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도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지만 자본이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 한 것이다.
결국 자본주의에 대한 투쟁, 자본가의 영업 비밀을 공개하는 투쟁, 이를 바탕으로 공동으로 착취 받고 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의 투쟁을 통해 한 사업장에서, 지역으로 다시 전국으로 투쟁을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만일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 동지들이 다시 투쟁을 한다면 금속노조의 모든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공동의 파업을 제대로 조직해서 금속노조의 모든 사업장에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것부터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드는 투쟁의 시작일 것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경험, 96~97년 노동법개악분쇄 총파업의 경험을 가진 남한 노동운동의 저력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모든 동지들이 함께 노력하자.

 

5. 총회 후 비정규직지회 정상화는 당면한 일이다. 비정규직지회 정상화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회 조합원이 언제나 자랑스럽다. 2005년 파업 이후 그 힘든 시기에도 조합원 동지들은 2006년 파업을 선택했다. 그리고 또 찾아온 힘든 시간을 참고 인내했다. 그리고 2010년 또다시 떨쳐 일어났다. 지금 많이 힘들지만 지난 역사를 보면 지금은 좀 더 좋은 조건에 있다. 그래서 또 다시 투쟁을 결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8대 요구(사내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원청 정규직화)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조금씩 조직력을 만드는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하나하나 축적된다면 반드시 우리의 목표를 쟁취할 것이다. 부족한 힘이나마 어떤 방식으로든지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 먼 곳에서 항상 함께하지 못해 항상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동지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투쟁!

 

선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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