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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22호>자본주의 이제는 폐기처분해야 한다! 점거운동, 의회주의 정치를 넘어서 반자본 사회주의 운동으로

지난 9월 17일, 뉴욕의 월스트리트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운동을 시작했을 때, 이 투쟁의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나면서 월스트리트 점거 운동은 미국전역으로 번져 나갔다. 그리고 점거(occupy)운동은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10월 15일이 1차 국제 행동의 날로 제안되면서 서울에서 occupy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진행했고 22일, 2차 행동까지 이어졌다. 이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구성된 occupy 준비회의에는 민주노총, 진보연대, 민중의 힘, 보건의료단체, FTA범국본, 사노위,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사회당, 참여연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진행된 한국에서의 점거운동은 금융자본에 대한 통제와 개혁, 한미FTA 국회비준저지, 자본주의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이 혼재되어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은 우리사회의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occupy 서울에서 밝힌 ‘1%에 맞선 99%, 광장을 점거하라’는 구호는 체제의 모순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어 그 수명을 다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점거운동은 이 운동을 대의주의, 의회주의 정치로 가두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집회에서 민주대연합을 통한 정권 심판론이 발언자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주장되었고 집회 연사로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여 환호성과 박수를 받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정당들은 자신들의 권력 창출을 위해 대중들을 이용하는 정치만을 일삼고 있으며 소위 진보정당들조차 민주당의 2중대 내지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시키는 반동적 시도의 공모자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은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위 조직된 단위에 의한 동원된 투쟁이 아니라 작지만 자발적으로 직접행동에 나서는 대중들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점거운동은 노동자민중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하기에 이 운동은 선거심판론에 종속되거나 대의제 민주주의와 의회주의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때문에 타오르기 시작한 불길에 기름을 끼얹어야 한다. 대중의 자발성으로 출발한 운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투쟁으로 조직해야 한다. 이 속에서 사노위 뿐 아니라 모든 정치 세력은 선도적인 투쟁을 벌여내야 하며 노동자민중의 삶의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사회주의임을 선전선동하는 공개적인 정치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
 

전 세계를 휩쓴 점거(occupy)운동 시위대 중에는 “반자본주의와 혁명이 필요하다”는 구호까지 등장하였다. 그렇다. 지금은 분명 자본주의의 위기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보완하려는 여러 가지 이론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 4.0’이 그것이다. 애써 이를 ‘따뜻한 자본주의’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을 치유할 수 있을까? 고장 난 자본주의를 기계를 수리하듯이 닦고, 조이고, 기름 친다고 해서 노동자민중의 고통이 해소되는 것일까? 진화한다는 자본주의의 끝은 어디일까? 자본주의는 영원한 불멸의 체제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2008년 이후 세계대공황은 노동자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자본주의는 결코 노동자민중이 누려야 할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점거운동은 자본주의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반자본․사회주의 운동으로 발전해가야 한다. 고장난 자본주의는 폐기처분해야 하며 또 다른 세상가능하다고 주장해야 한다. 점거하라 광장을! 공장을! 학교를!

 

박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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