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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어 아저씨도 드디어 네이쳐 내다.

내가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사실 대략 10년 또는 그 이상 된거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액티브하게 일하기 시작한것도 대략 1998 년 정도 부터이니까... 결국 진짜 데이터는 작년 4월정도인가에 Uwe 라는 박사과정 학생이 NiO 표면에서 Antiferromagnetic ordering 을 AFM 으로 직접 확인함을 통해서 얻어졌다. 그리고 바로 논문을 써서 네이쳐에 냈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억셉트됐다는 연락이 왔다. 오늘은 파티중. 물론 내 이름은 없다. 아쉽게도. 사실 뭐 별로 한 일이 없으니 이름 실어달라고 할 수도 없지... 한국 연구원 같으면 걍 실어줄텐데 여긴 그런 분위기 아니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Uwe 를 보면... 난 제작년 8월 (2005.8) 에 여기와서 일을 시작했다. AFM 그룹은 그때까지도 조금씩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긴 했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그러니까 1998 년 부터 2006년 4월까지 8년간 아무런 데이터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Uwe 역시 왜 Exchange coupling 이 안보이는가에 대해 대략 설명함을 통해 졸업논문을 마무리 지으려는 생각인듯 싶었다. 그래서 새로 만들어진 프로젝트는 아무도 결과를 얻지 못했던 NiO 시료를 포기하고 이미 당어네서 STM 으로 좋은 결과를 얻은 Mn/W(110) 라든가 Fe/W(001) 의 금속 시료를 보자는 쪽이었다. 내가 하게된 일도 이것이었다. AFM 으로는 NiO 같은 부도체를 보는것이 더 임팩트가 큰 일임에는 틀림없다. 즉 약간 임팩트가 줄지만 일단 되나 확인해보자는게 주목적이었던 셈이다. Uwe 가 대충 실험을 정리해갈 단계에서 그러나 매우 신기하게도 갑자기 데이터를 얻었다. 그리고 며칠 후 또 더 나은 데이터를 얻어서 그럭저럭 reproducible 하게 얻어짐을 확인했다. 내가 하게된 일은 이제 뭐 큰 의미는 없어졌다. 이미 된다는게 확인됐으니까... 난 기술이나 배워가자는 생각으로 어쨌든 계속 일을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인가에 Fe/W(001) 시료에서의 Antiferromagnetic Ordering 데이터를 얻었다. 그러니까 세계 두번째로 Exchange coupling 을 AFM 으로 측정한것이다. 데이터를 얻을 당시 너무 기뻤다. 근데 지금은 뭐 그냥 덤덤. 지루한 인생이 계속될 뿐이다. 이제는 크게 임팩트 있는 일도 아닌 셈이고...

한번 얻은것이 우연이었는지 그담부터는 잘 안되더라. 뭐 일렉트로닉스 바꾼다느니 장비 수리하느니 등등의 일들때문에 시스템을 다시 안정적으로 돌리지 못한탓도 있고 내가 좀 방황하는 것도 있고...

 

사실 이정도 했으면 한국에 돌아가도 누가 대접좀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데 한국에서는 뭐 냉담한것 같다. 이거야 돈 안되는 거니까 누가 알아주겠는가?  어쨌든 난 박사도 운좋게 땄고 데이터도 운좋게 얻었으니 이만하면 운좋은 인생을 사는것 같아서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함부르크의 칙칙한 날씨 탓인가. 난 현실세계가 적응이 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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