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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얻던 그날

중요한 날은 반드시 기록해 둬야지. 그러니까 여기서 데이터 뽑던 날 말이다. 작년 10월정도니까 이미 많이 지났다. 그래도 대충 기억난다. 10월 말이던가 11월 초던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재유럽 한인 과학자들의 컨퍼런스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재독 과협에 적을 두고 있기때문에 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참가비, 숙박비, 비행기비를 대준다길래 얼씨구나 하고 참가 신청을 했다. 경준이 포함해서 가족 모두 가게 되었다.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파리여행이 아닐까 싶다. 왜냐면 파리는 다시는 가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하튼 데이터는 파리 출발하기 바로 전날 얻었다. 그런데 그 대략 삼일전쯤 내가 비자 연장을 안했다는 사실과 또 여권도 연장해야 다시 독일로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함부르크에 영사업무 보는 곳이 없으니까 베를린까지 가야했다. 그래서 파리가기 이틀전에 베를린에 기차타고 갔다. 수영이가 경준이 보기 지겨워하는것 같아서 경준이도 데려갔다. 35세 아빠와 두살 아이의 베를린 여행... 지금 생각해보면 수영이 없이 하는 이런 여행은 경준이와 내 인생을 통틀어 첨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보통은 수영이도 같이 다니니까 말이다. 전에 상훈이가 한번 쭉 훑어준 코스를 다시한번 돌아봤다. 그러니까 베를린의 동독지역 말이다. 그때는 상훈이를 그냥 졸졸 쫓아다녀서 별 감흥도 없고 기억나는것도 없었는데 경준이랑 단 둘이 다니니 감회가 새로왔다. 훔볼트 대학부터 알렉산더 광장까지 쭉 걸었다. 맑스 엥겔스 동상도 보고... 경준이는 트람타는 재미에 꽤 즐거워 했던듯... 그리고 늦게 집에 도착했고 그 다음날 아침은 비자 연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자 연장을 끝내고 학교에 한 11시쯤 가서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때 데이터... 그 담날은 새벽비행기 타고 파리로 출발했다. 정말 대략 삼일동안 한 일년어치의 일들을 끼워넣었던 느낌이다.

 

그래서 데이터 안나오는 요즘엔 가끔 이런 착각에 빠진다.

여행 한번 또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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