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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3

묘한 날.

1. 옆방에 5세 이하의 아이 셋이 있는 부부가 환자로 들어왔고

그 바로 옆방에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딸의 엄마가 환자로 들어옴.

엄청 시끄러움.

나는 방에서 장애인미디어교육에 대한 자료를 만들고 있다.

마음 속에 무수한 갈등이 인다.

 

2.

스토리펀딩은 8일 남았는데
500만원 목표액에 88만원 모였다. 

더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

아직 검토 전.

 

병원 와이파이는 1시간에 한 번씩 비발디파크 광고를 봐야만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어제 오후부터 글 한 편 올리는 일이 무지 어려움.

 

 

3. 어제 수기치료받는데

주치의선생님이 아닌 남자선생님이 웬일로 치료를.

이곳 수기치료는 뭐랄까, 알몸을 많이 보여야하는 치료인데

왜 남자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말은 못하고 묵묵히 받음.

 

손이 엄청 큰 분이라

곰한테 잡힌 토끼....가 된 신세라고나 할까.

헐크한테 잡힌 강아지....라고나 할까.

아무튼 목을 만질 때에도

머리를 만질 때에도

손에 힘만  주면 내 머리가 부서지고 목이 꺾일 것같은 느낌이었다.

 

종아리를 주물럭주물럭 하면서

근육이 하나도 없다,라고 했는데

그때이후 지금까지

걸음 걷는 게 불편해지면서 

아프다. 무척 아프다.

중학교 때 체력장 연습하느라

열심히 뛰고 나면 아픈 것처럼

등산을 하고 나면(한 번밖에 안해봤지만)

다리가 뻗뻗한 것처럼.

 

오늘 다시 만난 여자 선생님은

내 말을 듣더니

"근육이 생겼나봐요"라고 하심.

무척 아프다....ㅠㅠ

 

4. 언니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삶은 자주 위협적이고 도전적이어서

우리의 통제능력을 벗어난 상황들이 펼쳐진다.

 

그럴 때마다 자신만의  영역으로 물러나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추스리고,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숨을 고르는 일은 

곧  

마음을 고르는 일이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  "

 

1월 1일에 이 곳에서 나가기로 했다.

일단 밖에 나가는 일도

누군가를 만나는 일도

다 그만 두고

혼자서 조용히 지내다가

가끔 방문하는 가족들을 만나는 것으로

연말계획은 잡았다. 

그러고 나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4. 어제 겸임교수직을 거둬들인다는 통고를 받았다.

수업을 할 수 있으면 그걸로 좋다고 말씀드리면서 고맙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큐 중심에서 다큐와 드라마에 비슷한 비중을 두는 것으로

과가 변하고 있다.

내년 쯤엔 수업을 더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에 대해서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올 한 해 9일만 견디면 더 나쁜 일은 없겠지,

라고 말해준 것은 우리 학과장 교수였다.

학과장 교수님이 일부러 어제 말씀해주신 것은

더 미루지 않는 게

내게 좋은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새 해엔 좋은 일만 생기라는

배려라고 생각하련다.

 

5.

월요일, 사고가 났을 때

차라리 마음이 편안했다.

'아, 나는 또 살아났구나'

그런 마음.

 

나는 또 살아났다.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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