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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가든파이브/ MB

지난주에 전동드릴을 사야할 일이 생겼다.

처음 사는 것이고, 공구에 대해 잘 모르기에 어떤것을 사야 할지 골몰했다.

 

우선 인터넷으로 알아보는데, 여러가지 형태이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그러기에 상품을 눈으로 보면 좋겠는데, 공구점들이 다 멀리 있다.

이마트와 하나로 마트에 가 보니, 있기는 한데 선택의 폭이 넓지않다.

 

마침 생각난 곳이 멀지 않은 문정동 가든파이브가 생각났다.

분양도 안되고 입주를 하지 않아 상가가 텅비어 있다고 듣고 있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의 가게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가 보았다.

 

상가 건물이 여러개로 나누어져 있어,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안내원에게

물어 보니 이 건물이 공구상들이 들어올 건물이기는 한데, 올라가면 2층에

몇 개의 점포가 들어와 있을거란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에스컬레이터만 손님을 맞아 움직이고, 사람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복도에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 수천개나 되는 점포가 주인없이

문이 닫혀 있고, 한 층에 두어개 정도 점포가 문을 열어 놓고 상가를 지키고 있다.

아예, 어떤 층은 복도에 불이 껴져있어 걸을수도 없을 정도로 어둡다.

 

유일하게 공구를 파는 집이 있어 들어가 보니, 내게 필요한 공구는 없다.

나오면서 가게에 계실려면 심심하겠다. 라고 하면서 나왔다.

심심한 정도가 아니라, 심장이 약한 사람은 무서워서 근무를 못할것 같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의 고가도로와 복개한 청계천 바닥을 헐어내고

옛 청계천을 복원 한다고 하면서, 청계천 주위에서 장사하던 공구상들에게

대체상가를 만들어 준다고 한곳이 이곳 가든파이브이다.

 

청계3.4가 주위로 공구 기계 전기 전자 건축자재 조명 등의 상가들이 즐비해 있어

비행기 말고는 다 있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없는것이 없는 만물상이었다.

 

이곳 공구상들이 청계천 개발로 인해 생업의 지장을 받으면서도, 개발후에 문정동

가든파이브 대체상가에 들어가서  장사를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약속을 믿고 있었다.

 

지금은 그때 처음 약속과 달리, 청계천 상인들의 능력밖의 분양가를 요구하여

기존 상인들이 분양받아 들어가서 장사를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러렀다고 한다.

그래서 상인들은 지금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놓이다 보니, 휘황찬란하게 지어놓은 수십 만평의 최신 상가가

흉물스럽게 남아서 제 기능을 발휘를 하지 못하고, 어둠속에서 상인들의 아픈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

 

우리가 청계천을 산책하면서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을 찍을때,

한편으로는 그곳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은 쫓겨나서 생업을 잃어버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을 하면 외부에서 들어와서 떼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 그와 반대로 그곳에서

재미있게 오손도손 살아가던 사람들의 공동체는 파괴되고,  자기들이 살던 땅을 빼앗기고

어디론가 구석으로 몰려나 한숨을 짓고 살아가게 된다.

 

이는 자본을 하느님으로 아는 세상이 존재하는한 계속될것 같아 가슴 아프다.

그렇게 되면 능력이나, (사악한)재주 순으로 삶의 자리도 차츰차츰 정리가 되어 가겠지....

일제고사, 서열화 같이 말이다. 나도 그 뒤에서 어정거리고 있을 것이고...

 

그 서열화에 끼이지 못하던 용산의 다섯사람은 죽음으로 대답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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