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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정치적 혼란-그리고 좌파*
빅터 그로스맨(Victor Grossman)**
워싱턴 뿐 아니라 베를린 역시 새로운 위기에 봉착했고 누구도 어떤 결말이 날 지 예측할 수 없다! 독일 신좌파정당(new Left Party)의 결정적 중요성은 언론에 의해 거의 철저하게 무시되어온 극적 요소이다.
9월 치렀던 선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의 Gerhard Schroeder 사회민주당-녹색당 연정도 기독교민주당-자유민주당의 우파연합도 연방의회(Bundestag) 의석의 과반수를 획득하기 위한 충분한 표를 얻지 못했을 때 양측의 주요 정당은 최초의 여성총리 앙엘라 메르켈과 Angela Merkel 슈뢰더의 분신인 프란츠 뮌터페링을 Franz Muentefering 부총리로 하는 소위 "대연정(grand coalition)"의 형태로 자신들의 기존 소(小)정치 파트너를 떨어냈다.
대연정은 보기보다 견고하지 못하다. 소(小)정치파트너와 더불어 양측의 거대 정당은 빈곤층을 흡수하고 부유한 자들에게 보상해주는 방식의 "독일경제구원" 프로그램을 위해 오랫동안 협력해왔다. 사실 슈뢰더의 사회민주당은 그러한 일에 보다 적합한 존재였고 보다 사소한 쟁점들에 대해서도 잘 맞았다. 그러나 모두 실업수당삭감, 의료비용증가, 연금동결 및 노동주의 확대, 임금과 복리후생의 삭감 외면에 동의했다. 최상위부자들에 대한 세금은 은근슬쩍 축소되었다. 열정적이던 여름의 선거캠페인기간까지만 해도 슈뢰더와 그의 동료들은 자신들의 흔적을 감추려고 하지 않았고 이로써 회의적이지만 공개적인 극우 메르켈보다는 "작은 악"을 바라는 많은 유권자를 되찾아왔다.
10월 한달동안 양 정당의 최고지도자들은 누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기존의 것보다 나빠질지라도 합동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회동을 가져왔다. 그들의 첫 번째 합의가 파산에서 독일을 구해내자는 것이었음은 놀랍지 않다: 현재 65세인 은퇴연령의 67세로의 연장(당장은 아니라고 그들이 주저하며 덧붙였다)하고 (매상세와 마찬가지로) 현재 16퍼센트인 부가가치세를 18-20퍼센트로 인상하는 방안. 그들은 이러한 조치가 얼마간의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의회의 다음 회기는 몇몇 변화를 약속했다! 그들을 보호해줄 간부의 지위를 보장하기에는 수적으로 너무 적은, 고립되고 무시당했던 민주사회주의당(Party of Democratic Socialism; PDS) 출신의 외로운 두명의 대의원 대신 동독에서 강세를 보이는 PDS와 새로 등장했지만 특히 서독에서 점점 더 힘을 얻어가고 있는 일자리와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의 대안(Electoral Alternative for Jobs and Social Justice) 간의 선거동맹인 신좌파정당 출신인 54명의 대표를 둘 예정이다. 그들의 득표율은 놀랍게도 투표자의 8.7%였으며 그 결과 54석을 얻게된 것이다(남성 28석, 여성 26석).
비록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에는 부족한 의석이지만 그들은 "대연정"에 물의를 일으킬, 모든 사회적 쟁점과 점점 커지는 군사적 팽창주의에 딴지를 걸 정도의 힘을 지녔다. 굵직한 사안에서 그들의 "협상력"을 노출시킴으로써, 그간 좌파의 힘에 의존해왔던 사회민주당은 심각하게 위협받게 되었고--이미 심각한 손실로 고통받고 있다.
주말이 지나자 SPD(사회민주당)의 상임위원회는 추천된 후보자 중 한명을 당대표로 선택해야만 했다. 사무총장이자 슈뢰더의 친구이며 새로운 당수가 된 프란츠 뮌터페링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위원회에 말했다: 그 자신만의 특색없는, 잘 알려지지 않은 호의. 그러나 모두 놀랐던 것은 안드레아 날레스가 Andreas Nahles 비밀투표에서 23표나 득표했다는 점이다--뮌터페링이 선택한 후보는 맥없이 14표를 얻는데 그쳤다. 35세의 여성인 날레스는 소위 사회민주당 내 "좌익"의 지도자로 슈뢰더 총리의 독재적 통치하에서 오랬동안 부딪혀왔지만 슈뢰더가 그의 철권을 휘두를 때면 언제나 그 힘에 굴복했었다. 그러나 조기선거 요청이라는 재앙을 가져온 결정 이후 슈뢰더의 권력은 약화되었다. 좌파에 기반한 성장하는 새로운 세력의 도전을 받게되자 일부 사회민주당원이 오래된 대중성의 끄트머리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저항하고 당을 구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뮌터페링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불복종에 대한 차디찬 분노로 발끈해서 그는 당수직을 사임하겠다고 공표했다.
일부는 "시원하게 사라져준다"고도 했고 일부는 이 "좌익의 반란"에 분노로 치를 떨었다. "당이 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사회민주당 뿐 아니라 지금까지는 새로운 연정에서 중요한 모든 내용에 동의할 수 있었던 메르켈의 기독교민주당도 자신들의 파트너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좌파에 의존하는 사회민주당적의 시장 클라우스 보베라이트가 Klaus Wowereit PDS와 지역수준의 연정을 구성하고 날레스에 투표한 베를린에서는 일부 비열한 소리들이 그같은 사악한 연정은 녹색당과의 연정과 마찬가지로 전국수준의 계획이었다고 경고했다. 이는 확실히 모두가 거부하는 것이다--당분간은!
이 모든 혼란스러운 책략은 새 연방의회가 첫 모임을 가지기 전에, 그리고 좌파정당이 큰 발언권을 얻기도 전에 발생했다. 그러나 그 낡은 망령은 이미 출몰하고 있었다.
물론 언제나 바위가 가위를 이기는 낡은 게임에서처럼 얼마지나지 않아 반란은 실패의 기미를 보였다. 뮌터페링은 메르켈과 협상을 지속해나갈 의지가 있으며 새로운 행정부에서 맡은 핵심 직책(과 또한 부총리직)을 수행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매우 약해져서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안드레아 날레스는 뮌터페링이 모든 사안을 그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으며 아마도 자신이 후보로 나서지 않는 것이 나았을 뻔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양보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아마 가장 서글픈 후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일하지만 빈곤한 사람들, 실업자, 모자가정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지는--평상시처럼 사태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는 표시이다. 조화롭게 새로이 통합된 당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다수의 투쟁적인 노조지도자들과 반세계화주의자들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세력이 존재한다. 만일 이 세력이--좌파에 항존하는 위험인--분열을 피할 수 있고 외부에서의 조직된 행동과 연방의회 내에서의 훌륭한 연설을 연계시킬 수 있다면--이후의 독일 정치의 모습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덧붙여 말한다면 그 주말에 포르투갈에서 키프러스와 에스토니아에 이르는 유럽국가에서 온 17개의 좌익정당의 대표자들과 26개 국가에서 온 참관인들이 유럽좌파정당의 첫 번째 정기당대회를 위해 아테네에 모였다. 방문자들 중에는 서사하라(Western Sahara)에서 온 폴리사리오(Polisario), 팔레스타인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이스라엘의 공산당(Communist Party)과 우르과이의 확대전선(Frente Amplio)도 보였다. 페미니즘의 공세와 최저임금 및 반군국주의 같은 쟁점에 대한 전유럽차원의 행동을 위한 계획이 수립되었다. 이탈리아의 재건공산당(Rifondazione Comunista) 출신 전의장 파우스토 베르티노티가 Fausto Bertinotti 의장직에 재선출되었다. 이제 새로운, 거대 좌파정당이 되어가는 PDS는 가장 활동적인 참석자 중 하나였다. [추선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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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ctor Grossman, "German Political Turmoil – and the Left", MRZine 20051103
원문 http://mrzine.monthlyreview.org/grossman031105.html
** 빅터 그로스맨은 미국인으로 언론인이자 작가이며 수년간 동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Crossing the River: A Memoir of the American Left, the Cold War, and Life in East Germany (University of Massachusetts Press, 2003)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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