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요일...
여느때처럼 진서와 시영형은 교회에 다녀왔지요.
세시쯤 진서를 집에 데려다 놓고 시영형은 볼일을 보러 나갔습니다.
저, 아주 나쁜 엄마라 아이와 단둘이, 한집에, 하루종일 있는거 잘 못합니다.
진서는 워낙에 아주 갓난아기때 말고는 엄마하고 있는 시간보다 아빠랑 있는 시간이 많은 아이입니다.
그래서 어쩌다가 엄마가 일찍 집에 오거나, 엄마랑 하루를 같이 보내게 되면 환장을 합니다.
저, 나쁜 엄마라 그거 아주 부담스럽습니다.
혼자 노는거 좋아라 하고 혼자놀기 중에서도 움직임이 극도로 적은 놀이만 고집하는 저,
심건호도 못당하는 활동량을 지닌 진서, 어찌할바를 모르기 일쑤입니다.
가끔씩요..많이 놀랍니다.
'아빠가 가르쳐줬어'이러면서 생전 처음보는 놀이를 하거나, 심지어 원카드(한번 썼었나요?)를 너무 잘하고, 티비속에 쏙 들어가있다가도 '이제 끄고 숙제해야지'그러면 '네'하면서 티비를 끌줄도 알거든요.
제가 안가르쳤거든요..
암튼..
그런 진서랑 오늘 오후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뭘 할까 궁리하다가 오랜만에 청소가 하고싶은겁니다.
그래서 '진서야 청소하자'고 했지요.
저희집은 무조건 쌓아두는 스타일이라 청소를 한번 할라치면 쌓아둔것들을 우선 정리하고 먼지 털고 , 암튼 청소기가 다닐만한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쓸고닦는 청소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진서가 청소기를 밀겠다고 하더군요.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러라'고 하고 곁눈질로 어쩌고있나 훔쳐봤습니다.
오우~
원더풀하고 힘있는, 게다가 구석구석 놓치지 않는 세밀함까지..그 아이는 타고난 청소부였습니다!
저희집 비록 주공아파트 17평짜리 손바닥만한 집이지만, 그래도 방이란것이 두개에 부엌에 거실 비슷한것까지 있습니다. 그 모든 공간을 끈기있게 다 청소하고 마침내 걸레질로 마무리! 저 완전 감동먹었잖습니까. 그동안 저는 뭘했냐구요? 선반에 붙은 먼지 닦았습니다.ㅡ_ㅡ
너무너무 대견하지 않습니까? 딸 키우는 보람이란게 이런거구나, 첫딸은 살림밑천이란말이 이거구나, 팍팍 꽂히더랍니다.
백미는요.
청소가 끝난 후 설거지였습니다.
의자를 놓고 제 옆에 올라서서 제가 세제로 닦아 넘겨주는 그릇들을 어찌나 뽀득뽀득 깨끗하게 행구어내는지....
아~ 대견대견...
저, 너무 뿌듯합니다.
물론 제가 키우지 않았습니다..ㅡ_ㅡ 아빠가 키웠죠.
초등학교 입학한지 이제 두달이 되었네요.
이 예쁘고 착한 아이는 이제 금방금방 자라서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겠죠.
제 방에 틀어박혀 문을 걸어잠그는 날도 곧 올겁니다.
남자친구도 생기고 실연의 아픔도 겪고, 뭐 그런 날들이 이 아이에게도 있을겁니다.
그냥...
오늘은 그랬습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것이 힘들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고 아니, 이제 너무나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라네요..
이건 좀 오래된 사진이긴 하지만.....^^;;;우리 진서 이렇게 생겼습니다..
타고난 청소부-ㅅ-;; 푸흡. 실연의 아픔을 주는 쪽이 될 것 같은데^^ 너무 예쁘네요! 입술도 예쁘다니~~
힛~^^..좀 예쁘긴 하죠?..요즘은 앞니를 빼서 디게 웃기답니다..^^
예쁜데요.
그런데 여줌 사진 올리면 더좋은됀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