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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모임

지난 12월부터 준비해오던 도서관 모임이 어느덧 석달이 지났다.

이제 막 첫돌이 지났거나 아님 여전히 한살이 되지 않은 엄마들 셋과

과천서 내려온 새내기 귀농자이지만 아이가 셋이나 되는 만만치 않은

왕언니, 글구 동네에서 귀농 18년차로 꿋꿋하게 살고 있는 아이 다섯의

권언니. 이렇게 다섯이서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회의라기 보다는 거의 놀이방

수준으로 모여 애들 풀어놓고 수다 80%에 회의 20% 정도로 거북이 달리듯 해온

도서관 모임.. 그리고  어제 어디선가 소문을 듯고 3명의 뉴 멤버가 등장했다.

 

사실 처음의 마음은 소박하게 그림책 도서관을 해보자던건데

진행하다보니 그게 그렇게만 되는게 아니더라. 마을에는 아가들만 있는게

아니고 어른들도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하나둘 생기고 있는 터라 마을가족 도서관으로

살짝 가닥을 잡아보게 되더란 말이다. 그러다 보니 서고에 쌓여 있는 책들의 정리와

분류가 화제꺼리가 되고, 진짜 도서관처럼 자~~알 운영해야 하는 절대절명한 필요성들이

제기가 되었다. 고민이 여기까지 다다르자 베짱이 수진은 슬슬 혼돈과 공황상태로 돌입..

왜냐?? 도서관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 같은게 솟구치면서 잘 못할 것 같은 걱정과

엄청난 일의 양이 가늠이 안되면서 오는 부담감이 마구마구..

근데 어제 회의를 하면서 다른 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게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구나를 확인.. 그 순간 저런 열정이면 뭔들 못하리오~~

같이 잘 해볼까나 하는 마음이 다시 들었다.

그전엔 왠지 내 혼자 덤탱이 쓰게 되면 우짜나 하는 아주 쪼잔한 마음이 있었던터..

뭘 어찌해햐 할지 모르니 일도 더디게 진행되고 그러다 보니 부담만 쌓였던 것 같다.

 

어제 새로온 멤버들과 함께 회의 80%, 수다 20%으로 아주 아주 알찬 회의를 하고 나니

앞도 보이고, 일도 보이고, 함께 하려는 의지도 서로서로 확인되니 맘이 완전 안심이

되었다. 오래된 습관처럼.. 말꺼낸 사람이 책임지는 분위기로 갈까봐 내심 걱정이 많았던 나..

천천히 실타래를 풀어보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건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던 걸 알았고

앗싸!! 그럼 의기투합해서 잘 해볼 일만 남았구료~~하며 대낮에 맥주 자축파뤼를 열었다.

 

어른들 책은 기증받은 약 700여권 책과 아이들 책과 그림책은 약 300여권이 우리 도서관의

시작이다. 아마도 4월쯤 오픈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 여는 것보다 더 중요한게 지속적으로

운영해가고 이용자들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될 듯하다. 어제 오신 분들은 올 겨울 할머니

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글학교도 함 해보자는 소중하고도 소중한 의견을 주셨다. 아줌마들의

알콩달콩 수다와 어쩜 거창하지 않은 단순한 실천이 진짜 변화를 일으키는게 아닐까 하는

희망도 보게 된다.

 

여튼.. 한동안 책임감에 무거웠던 가슴한켠이 나름 쭉~~욱 내려가는 듯..하다.

 

친구가 반가운 문자 메세지를 보냈다. "위클리 경향 시사주간지 보내줄께. 도서관 주소 알려주삼^^"

즉시 답문을 보내고.. 이렇게 이친구의 마음이 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되겠구나 하는 기쁨이

마구마구 솟구쳤다. 고맙다 친구야. ^^

 

휴~~ 함께 하는 친구와 언니들이 있으니 괜찮다고 다시 나를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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