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출근

2008/05/14 19:57

지난 토요일, 일요일 잇달아 목동구장에 도장을 찍었다.

 

목동구장, 처음 가봤는데,,, 흠.. 좀 방정맞은 소리지만 한번은 호되게 당할 듯 하다.

외야가 없는 반쪽짜리 모양도 모양이지만,

화장실, 건물벽 따위가 솔찮이 추접스럽다.

결정적으로 가게가 하나밖에 없는 데다가 술값이 비싸다.

게다가, 난 이날 기필코 타이거즈 빨간모자를 사려고 했는데, 타이거즈 용품점은 아예 없었당...

 

해태가 4연승을 달린 뒤, 일요일.

토요일에 이어 일욜날도 매진.

경기가 시작하고 30분쯤 지난 뒤 매표소에서 '매진'이라고 선언하자,

출입구쪽에 있던 해태 팬들은 성난 함성을 지르며 문지기를 밀치고 우르르 밀고 들어가 입장하고 만다...

스탠드 맨 끝 난간까지 걸터앉아 종범, 경환을 연호하는 자들.

무든, 난 덕분에 혼란스러운 틈을 타 일욜 경기는 꽁짜로 봤다~

 

토욜,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일! 박노준을 만나다!

스탠드에 앉아있다가 양복에 뽀마드까지 바른 차림새로 지나가는 박노준을 보고 '엇! 박노준이네~'

잠시 담배피우러 나갔는데, 또 바로 앞으로 박노준이 지나갔다.

박노준이 현대 선수들한테 한 못된 짓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주책맞게 "어머나,, "하며 감동의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박노준이 걸음을 멈추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왕년 야구영웅 박노준의 '포~스'가 아닌, 완죤 '영업사원' 모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허거걱.

그제서야 박노준이 '우리' 단장이란 사실을 깨우치다니..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왜 야구용품점이 없어요?"

박노준 왈, "아! 있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아니, 우리 말구요~"

박노준 왈, "아니, 그럼 어디거요?"

헹~ 왕실망이다. 한때는 해태에 있었으면서.. 너무해~

"됐어요~"

박노준은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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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4 19:57 2008/05/14 19:57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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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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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화화. 원정팀 용품점은 원래 없는겨. 광주로 가야지요 광주로. 아니면 타이거즈 홈피에 링크된 인터넷용품점으로 가시등가요.
  2. 2008/05/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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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서는 다 팔거덩요~ ㅠㅠ 지금 해태 재역전! 히힛
  3. 2008/05/15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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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는 없고, 여전히 해태... ㅋㅋ
  4. 2008/05/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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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오셨으면 연락좀하시지 토,일,월 집에서 우리셋완전 시체놀이하고있었는데 거한 밥이라도 샀드릴수있었는데 아깝다...
  5. 2008/05/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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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간 야구장서 만나요~ ^^
  6. 2008/05/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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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가볼까 했던 맘이 솔찮이 추접스런단 말씀에 쏙 들어갔어요
  7. 2008/05/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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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야구장 찾아서 신났겠는걸~^^
  8. 2008/05/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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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길/당근 해태! 홈런볼 만세! 맛동산 만만세~ ㅋ
    요꼬/담엔 꼭 들르리다.
    해미/언제? 5/25 염둥님과 뭉쳐보는건 어떠할지?
    나름/뭐 많이 추접스럽다기 보다는,,, 어수선, 공사판?
    지니/신났지! 어제그제도 연승!
  9. 2008/05/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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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에서 파는 건 아마 오리지널 아닐것같은데 특히 저지나 모자같은 거. 그나저나 제 팀이 꼴지라서 흐린날님께 다소간에 실례가 된 듯. 원래 그 자리는.....(말줄임 얻어터질것같음)
  10. 2008/05/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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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둥이/말 잘 줄이셨슴돠~ ㅋㅋㅋ
  11. 2008/05/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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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리는 너를 잊은지 오래 내 발길도 너를 잊은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나는 벗들의 피 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치떨리는 노여움이 신 새벽에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만세 만세 민주주의여 만세
    만세 만세 해태 맛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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