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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슬픈 모습으론 안돼 웃어봐

 

 

*

 

영화제와 광주순례가 있던 수요일부터 토요일 밤, 그리고 일요일 새벽부터 지금까지.

멀고 먼 시간들처럼 느낌이 이상하다.

극과 극을 오가며, 이게 저건가, 저게 이건가

내가 행복한건가, 행복했던가, 울고 있었나, 울고 싶었던 건가, 화가 났었나, 화를 내야 했나,,

이런 저런 감정의 외줄타기에 지쳐서 잠시만 모든 걸 놓아두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어.

 

시험기간 단비가 되어주었던,

뒤늦게 보기 시작한 거침없이 하이킥을 내리 몇 개씩 이어보아도

지리하기만 하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계속해서 꾸역꾸역 배에 무언가를 집어넣으면서

토할 것 같을 때까지 먹어대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어도

시간이 흐르는 것 같지 않다

 

*


"어쩌면 큰일이야

왜 이렇게 내 기분이
구제불능의 상태로

나빠지고 있는 걸까

 

이런 슬픈 모습으론 안돼 웃어봐
이런 우울한 마음으론 안돼 웃어봐
이런 불길한 생각으론 안돼 잊어봐
이런 지친 기분으론 안돼 힘을 내" 

 

아흥-

무심결에 오소영 노래를 들어보는데

듣다가 마음이 쿵쾅쿵쾅 뛰어버렸다.

 

슬픈 모습, 우울한 모습, 불길한 생각, 지친 기분이

딱히 '안될' 건 없지만,

기왕이면 웃으면 좋고, 힘 내면 좋잖아. 그럴 수만 있다면.

 

냐항. 그렇잖아.

 

 

오소영 1집 <기억상실> 중 "준비"

 

 



 

"준비"

 

내 방 조그만

창문 가득히
새 그림자

지나가던 오후
잠이 덜깨 희뿌연 시야에

들어오는 내방 풍경

어지러운 내방 풍경


지저분한 이불을 밀치고

거울에 비춰본 내 모습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보는 듯

낯설기만 하지

 

이런 슬픈 모습으론 안돼  웃어봐
이런 우울한 마음으론 안돼  웃어봐

 

지겨운 지하철의 흔들림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데
이런 기분으로 잘할 수 있을까
또 실수하는 건 아닐까

 

이런 불길한 생각으론 안돼 잊어봐
이런 지친 기분으론 안돼 힘을 내


어쩌면 큰일이야

왜 이렇게 내 기분이
구제불능의 상태로

나빠지고 있는 걸까

 

이런 슬픈 모습으론 안돼 웃어봐


이런 우울한 마음으론 안돼 웃어봐


이런 불길한 생각으론 안돼 잊어봐


이런 지친 기분으론 안돼 힘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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