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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19
    [한국은행]해외직접투자(FDI) 어떻게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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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10/25
    민중의 소리 금융위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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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03/11
    100주년 3.8 여성의 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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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해외직접투자(FDI) 어떻게 봐야하나

 산업구조 고도화ㆍ경쟁력 강화 필수조건

 

2003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해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FDI)가 크게 늘고 있다. FDI란 해외에 있는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 할 목적으로 지분 등을 취득하는 것을 뜻한다. 경영권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자금 이동에 불과한 간접 투자와는 구별된다.

우리나라의 FDI는 2003년 약 40억 달러에 머물렀지만 2006년에는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제조업의 FDI는 같은 기간 2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엔 부동산업과 건설업의 FDI도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FDI가 늘면서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FDI로 인해 생산 설비가 해외로 이전되고 자금도 유출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대신 국내에 투자했다면 국내 생산능력도 확대되고 고용도 그만큼 늘었을 텐데 해외에 투자했기 때문에 이 같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국내 기업의 기술이 투자 대상국으로 이전될 경우 장래에 그 나라에서 경쟁 기업이 자라나 우리 기업을 위협하는,소위‘부메랑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FDI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FDI는 경제적으로 부정적 효과만 있는 것일까? FDI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FDI의 유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FDI 유형은 일반적으로 △노동력 지향형 △시장 지향형 △경영여건 지향형 △기타(자원 공급, 기술 확보 등)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노동력 지향형 FDI는 상대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생산비를 절감하기 위한 FDI를 말한다. 예컨대 노동력이 풍부하고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인도 등 으로 생산 공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이전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노동력 지향형 FDI 중 생산공정 전부를 해외로 이전할 경우 그만큼 국내 고용은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기업이 국내에 핵심 생산 설비는 남기고 부수적?보조적인 생산 설비만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경우엔 국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해외의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함으로써 국내 생산 단가를 낮추고 제품 생산을 확대한다면 결과적으로 국내 설비 자본이 더욱 확충되고 국내 고용도 늘어날 수 있다.

시장 지향형 FDI는 해외시장 개척이나 수출 대상국의 보호무역 정책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직접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다. 예를 들어 수출 대상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 직접 투자를 통해 그 나라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높은 관세를 회피해 수출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FDI도 국내 경제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FDI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기업은 높은 관세 때문에 국내 생산을 늘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여건 지향형 FDI는 국내보다 해외의 기업경영 여건이 좋을 경우 국내 투자 대신 FDI를 선택한 경우를 일컫는다. 이 경우는 FDI가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국내 기업경영 여건이 좋았다면 국내에서 설비를 확장해 고용이 증가했을 텐데 기업이 해외 투자를 선택함으로써 국내에서 이 같은 기회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 밖에도 해외에 있는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거나 기술 확보를

 

위해 FDI를 선택할 수 있다. 기업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지만 이보다 직접 자원을 생산하는 것이 이로울 경우 FDI를 선택한다. 또 기업은 선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 진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FDI는 기업의 비용을 감소시키거나 기술 수준을 높임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의 FDI는 주로 세계 각지의 생산 설비를 연계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해외에서의 생산 활동이 국내생산 기반을 유지 강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업의 경우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직접 투자를 통해 해외에서 선박 블록을 만든 이후 국내에 들여와 완성 배로 건조하고 있다. 이 같은 FDI는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최근 주요 선진국들은 FDI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세계 각지를 대상으로 투자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2000~2005년 국내총생산(GDP) 및 총투자 대비 해외직접투자 비율이 각각 2.5% 및 12.5%에 이른다. 대만 말레이시아와 같은 신흥 공업국의 경우도 각각 1.2%와 4.8%에 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0.6%와 2.1%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선진국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FDI가 요구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FDI 확대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FDI가 확대되어도 핵심 생산 설비를 국내에 남겨 두기 위해서는 투자 대상국에 비해 기술적 우위에 있어야 한다. 이는 기술 혁신이 지속돼야 함을 뜻한다. 국내 경영 여건이 외국에 비해 열악해 국내 투자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기업경영 여건을 개선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임금 상승 역시 적정 수준 이상의 FDI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물가 안정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

 

 

 

 

 

 

시대따라 FDI 유형도 변해

 

우리나라의 주요 FDI 유형은 시대별로 달랐다. 1960년대에는 삼림 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직접 투자한 것을 비롯 원유나 철광석 등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1970년대에는 외국에 조미료 공장을 설립하는 등 시장 지향형 FDI도 있었다. 다만 1980년대까지 FDI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990년대 전반에는 해외의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FDI를 중심으로 비교적 활기를 띠었다. 당시 FDI는 섬유 의복 신발 등과 같은 경공업 부문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이 부문에서 FDI가 급증한 것은 국내 임금 상승 등으로 국내 생산으로는 더 이상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임금이 싼 국가로 이전한 데 기인한다. 이 같은 유형의 해외 이전은 국내 산업과의 연계성이 낮아 국내 고용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최근까지의 해외 투자는 경공업체가 생산 설비를 해외로 이전한 것과는 성격이 크게 다르다. 1990년대 후반에는 자동차 전기전자 등 중화학공업 부문에서도 FDI가 늘어났다.

2000년 들어서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FDI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중화학공업 및 고도 기술산업에서는 핵심 생산 설비는 국내에 남기고 보조적인 생산 공정만 해외로 이전하는 형태로 FDI가 이루어짐에 따라 국내 산업과의 연계성이 유지되고 있다.

 

개인 해외직접투자도 급증세

우리나라의 FDI 통계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직접투자도 포함된다. 우리나라 FDI를 투자주체별로 구분해보면 2006년 전체 FDI중 대기업 비중이 59%로 가장 높고 중소기업과 개인의 비중은 각각 32% 및 9% 수준이었다 . 개인에 의한 FDI도 2003년 이후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 부동산경기 호황 등으로 건설업과 부동산업 등에 대한 직접투자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개인의 부동산업에 대한 FDI 역시 부동산업과 관련된 해외소재 회사의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나간 투자이며, 단순한 주택구입 등 해외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나가는 자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기업에 의한 FDI와 마찬가지로 개인에 의한 FDI도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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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 금융위기 기사

지속불가능한 '거짓말 게임' 달러본위제

달러가치 폭락이냐, 연착륙이냐

문형구 기자 / mun@voiceofpeopl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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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의 눈총을 받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감장에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적당한 정책이냐'는 질문에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상일 때의 정책과 달라야 한다는 것이 국제 공조의 가이드라인이다"

사상초유의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취하고 있는 행보가 정상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지속적인 달러화의 과잉과 가깝게는 2000년 이후 세계적인 초저금리-과잉유동성의 결과물인데, 이에 대한 해법으로 선택한 것 또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행위이다. 어쩌다 신용경색이 해소된다고 해도 근본 원인은 제거되지 않는 것이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달러화를 찍어내는 행위가 자칫 초인플레이션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뉴스 전문방송 CNBC는 최근 "각종 구제금융안의 뒤에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크 파버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고해 '닥터 둠(Dr.Doom)'으로 불리는 투자자 겸 애널리스트 마크 파버는 22일 "미국은 세금을 부채 이자를 내는 데 다 쓰게 될 것"이라며 "결국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도래해 달러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향후 3-6개월은 달러 강세가 나타날 지 몰라도 이후 장기적인 가치 하락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산으로 향해가는 미국의 부채시계

미국이 금융구제를 선택한 이후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미국의 부채다.

미국은 80년대 초반부터 경상수지 적자국이었다. 적자폭은 80년대 후반부터 91년까지 달러 약세로 감소하는 듯 했으나 이후 가파른 증가세에 들어가 2006년 8115억 달러(GDP의 6-7%)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이 경상수지 적자를 미국으로 환류하는 달러로 메워왔는데, 경상수지(적자)와 투자수지(흑자)를 비교해보면 방향만 반대일 뿐 마치 거울처럼 겹쳐진다.

재정적자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008회계연도(2007년 10월-2008년 9월)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4548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도 재정적자의 3배 수준이며, GDP의 3.2%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아직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의 정부지출은 포함되지 않았고 본격적인 적자확대는 이제부터다. 이미 확정된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으로 시작해, 언제 어디서 리스크가 드러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올 초부터 투입된 금액을 합하면 1조달러가 넘는다) 다만 확실한 것은 현재 수준에서 위기가 진정되지 않을 거라는 것 뿐이다.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빗 그린로는 내년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를 2조달러선으로 내다봤으며 일본의 경제분석가인 오마에 겐이치는 금융위기 수습에만 최소 5조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 예산국은 당초 2012년 미국의 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금융위기 발발 후엔 2018년까지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누적 재정적자는 GDP의 70%에 달한다.

미국의 국가채무액은 지난달 11조 3천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명목GDP의 81%(2007년 기준 13조9800억달러)이며, 국채·공채·지방채 발행잔고를 모두 합할 경우 미국의 GDP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켄트 콘라드 상원 예산위원장(민주당)은 "차기 대통령은 역사적인 수준의 재정적, 경제적 문제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미국의 재정적자

미국의 빚이 증가하면 달러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달러화 수요와 파생금융상품의 확장이 이를 막아왔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미국이 이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GDP의 70%를 소비에 의존하는 미국은 생산과 수요의 불균형이라는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또한 이미 경기침체를 지나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카드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자율을 0% 이하로 내릴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 정부가 얼마만큼의 은행 부실을 책임질 수 있는가라는 간단한 질문에서, 유동성의 위기를 유동성 확대로 해결이 가능한가라는 본질적 질문까지 아무런 답변도 없는 상황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자였던 새뮤얼 브리튼은 2006년 6월에 "달러가치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방아쇠는 미국 주택시장 붕괴일 가능성이 높다"며 "많은 사람들이 '세계경제 불균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달러가치 폭락을 의미하는 암호"라고 말한 바 있다.

왜 '신브레튼우즈'가 논의되는가?

미국경제의 암울한 전망때문에 최근 떠오르는 말이 '신브레튼우즈'다. 1944년에 시작된 브레튼우즈 체제의 장점은 무역수지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기능에 있었다. 흑자국은 신용팽창->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고 적자국은 신용수축->물가하락으로 인해 경쟁력이 증가하면서 수출증가가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나타난 현상은 유동성의 폭증이었다. 1969년부터 73년까지 국제준비자산의 총량은 이전 한세기의 그것보다 많이 증가했고, 2000년까지는 2000% 이상 폭증했다. 국제준비자산은 무역불균형의 결과이므로 달리 표현하면 미국의 누적적자이기도 하다.

이 국제준비자산은 흑자국들의 주식과 부동산을 폭등하게 한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에서 신용팽창으로 인한 자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결국 과잉투자와 이윤감소로 거품이 터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80년대 이후 미국 무역수지 추이 및, GDP대비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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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은 브레튼우즈 체제에서라면 자연스럽게 겪어야 할 적자국으로서의 신용수축과 불황을 겪지 않았다. 바로 달러(와 달러표시부채)를 찍어낼 수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달러본위제라는 마술은 미국에서도 신용팽창을 일으켰다. 미국은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수출하는 물자를 소비하면서도, 이자소득을 위해 환류하는 달러를 즐겼다. 이렇게 경상수지 불균형은 조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빚은 무한정 늘어날 수 없다. 달러본위제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흑자국들이 미국의 부채인 달러를 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신뢰'가 중요한 것이다.

미국의 적자가 확대되면 달러가치도 떨어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 달러 가격은 올라가고 있으며, 중국은 불과 1년전만 해도 국제적인 애물단지였던 미국 국채를 사들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 게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애물단지로 전락한 달러와 미국채

금융위기가 현실화되기 전에만 해도 달러는 지속적인 약세였다.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유로, 일본, 영국,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등 주요 6개국 화폐에 대한 가중평균으로 산출된다. 이 달러인덱스는 달러약세가 시작된 2002년 4월의 118에서 계속 추락해 2007년에 역사적 저점인 92년의 78을 깨고 내려간 이후, 올해 3월에는 사상최저치인 70까지 밀렸다. 2000년대 들어 30% 이상 평가절하가 이루어진 셈이다. 주요국가들이 달러 약세에 합의했던 1985년 플라자 합의 당시의 달러인덱스가 164이고, 달러화의 가치가 가장 약했던 90년대 초중반이 80 전후였으니 최근의 달러화 가치 하락은 의미심장하다. 달러/유로 환율만 보더라도 2000년 0.9238달러에서 2004년 1.2442달러, 2007년 1.3700달러로 달러화 가치는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왔다. 올해 3월 이후 달러화의 상승은 과거처럼 위기상황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를 강하게 하는 것이지만, 그만큼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22일 현재 달러인덱스는 84)

2001년 이후 미국 달러화 가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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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스위스, 그리고 산유국의 일부가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유로화로 대체하는 움직임을 보여 온 것은 이미 몇해전부터다. 달러 페그제를 채택해 온 쿠웨이트, 시리아 등은 달러 하락으로 손해가 발생하자 페그제를 폐지했고 이란은 원유 결제통화에서 달러를 제외했다. 사우디나 카타르 등 다른 산유국들 역시 페그제 폐지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전세계 외환보유고 중 달러의 비중은 2002년 72%에서 2007년 3분기 64%로 줄어들었다.

국채 발행시장을 보면 더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 위험으로 세계 각국이 미국채 보유를 늘리지 않고 오히려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달러보유고가 많은 일본과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2006년경부터 보유량을 줄여왔다. 일본은 2006년 9월부터 올해 8월 현재까지 미국채 보유량의 순감소를 보여왔으며, 중국 역시 외환보유고를 유로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히며 2007년 경부터 보유량을 줄여왔다. 특이한 점은 이같은 수급 불균형 상황에서 영국이 미국의 신규 국채를 거의 전량 소화해주고 있는 것인데, 2006년 9월부터 1년간 외국인의 순 매입액 2,217억 달러 가운데 영국이 2040억 달러를 순매입했다. 이와 관련해 <김광수경제연구소>는 "미국과 영국 정부간에 미국채 시장 안정을 위한 모종의 물밑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며 "미국채 시장은 이미 시장 수요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공급 과잉 상태"라고 설명한다.

물론 중국을 비롯한 경제대국들이 당장 미국채를 포함한 달러화 투매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들 국가들 역시 달러화를 막대한 외환보유고로 갖고 있으며,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폭락은 세계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명보(明報) 등 중화권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금융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0억 달러의 미 국채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으며, 올해 들어 미국채 보유를 조금씩 늘려오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 게임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중국의 이같은 미국채 매입이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한 '신뢰'에 기반하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금융위기 발생 후 달러화의 강세가 장기적인 현상이라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 현재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하더라도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심지어 달러가치의 폭락은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파울 W. 프리츠는 <위기의 달러경제>에서 "한 국민경제의 대외 순채무액이 국내총생산의 30% 이상이 되면 채무상환은 지극히 위태로워진다"며 "누적되는 경상수지 적자의 결과로 채무 부담이 너무 커지면 달러화의 가치가 약화하여 미국은 곤경에 빠지고 '지급불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역사의 종말>의 저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최근 10월 13일 뉴스위크에 쓴 '미국주식회사의 몰락'이라는 글에서 "조만간 외국인들은 미국이 자신의 돈을 쌓아 두기에 썩 훌륭하지 않은 장소라는 판단을 할 것"이라며 "미국 달러화의 하락은 우리가 그 상황까지 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거짓말 게임이 지속될 수 없다면 미국에서도 거품은 터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 역시 다른 국가들이 미국 정부기관의 채권에 투자한 돈이 바탕이었으니, 거품위에 만들어진 2중 거품인 셈이다. 1980년대 일본과 90년대 아시아에서 거품 붕괴를 일으킨 달러화 뭉치는 2000년대 초반 미국으로 흘러들어가 부동산 거품을 만들었는데, 일본과 아시아의 사례는 미국의 이후 모습이 어떠할 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기사입력: 2008-10-24 12:51:06
  • 최종편집: 2008-10-24 16: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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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3.8 여성의 날 후기

100주년 3.8 여성의 날 후기
 


어제는 3.8 여성의 날.

2년 만에 참석하는 만큼 부푼기대를 안고 일찍 일어나

3.8 여성의 날을 맞이할 태세(?)를 갖추고 집회 장소로 향했다.

 


 

첫 행사인 세종문화회관 앞 서울지역 여성노동자 한마당은 400여명의 대오로 진행되었다. 사회진보연대가 주축으로 행사를 준비했는데 예년에 비해 이런 집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했다. 조직된 여성 노동자들의 발언은 세상의 그 어떤 발언보다 적나라했고 구체적이었으며 설득력이 있었다. 벌써 3번째 3.8 여성의 날을 거리에서 보내고 있는 기륭전자 여성노동자, 노동자 운동만큼 값지고 자랑스럽고 즐거운 일이 없다며 올 해 1만을 조직하겠다는 서울대간병인노조의 여성 노동자의 발언은 심금을 울렸다. 따스한 봄 햇살은 그녀들의 발언이 주는 감동처럼 따스했다. 

 

 위험했던 장면이 한 번 있었는데, 우측의 엠프가 갑자기 뒤로 넘어갔던 일이다. 엠프 옆에 가만히 앉아있던 친구가 여성의 날 하마터면 열사(?)가 될 뻔했다. 다행히 운이 정말 좋았다.(앞으로는 무겁고 쓰러질만한 것 근처에 앉지 말고 조심하삼!!)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민주노총이 주최한 시청 앞 여성의 날 행사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별로'였다. 무대 뒤에 걸린 걸개의 문구부터 초를 쳤다. 그렇게 역설했건만 아직도 민주노총에게 여성의 날은 '축제'로 인식되는 날인가보다. 진정한 여성의 권리를 밝혀내기 위해서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현장에서 장기투쟁을 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과 (주최측의 표현대로)지역구 돌파를 결의한 민주노동당의 여성 후보들을 2열로 세우고 발언을 들었던 순서다. 장기투쟁 사업장 여성 노동자들이 앞에 서고 여성 후보들이 뒷 줄에 섰다. 발언도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이 먼저 하고 이후에 여성 후보들이 했다. 서있는 곳의 배치와 발언의 순서는 장기투쟁 사업장 여성 노동자들의 절절한 이야기들이 멋드러지게 차려입고 정책대안을 이야기하는 여성 후보들에게로 수렴되는 '몹쓸 구도'를 만들어냈다. 역사적으로 이미 실패한 당-노조 양날개론의 악몽이 100주년 3.8 여성의 날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순간이었다.

 

 한 가지 감정이 상했던 부분은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성차별 철폐에 공헌했다며 민주노총 위원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하는 순서였다. 들불처럼 피어오르던 이랜드-뉴코아 여성 노동자들에게 말로만 이랜드 투쟁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실제로는 그녀들에게서 민주노총을 앗아간 장본인이 무슨 자격으로 성차별 철폐에 공헌한 표창을 감히 여성 노동자들에게 수여하겠다는 건가? 민주노총 스스로에 대한 혁신적인 자기 비판을 찾아볼 수 없는 아쉬운 '축제'의 자리였다.

(글을 쓰면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이 외부자적 비판이 아닌, 자기비판에서부터 시작하는 내부자적 비판임을 염두해두길!)

 

 (그래도 이 사회의 정통 민주노조의 계보를 잇고 있는 민주노총의 대표인데 자꾸 남 탓하는듯 욕해서 뭐하긴 하지만)한 가지 우스꽝스러웠던 모습은 사진의 망토를 모자까지 걸치고 발언을 했던 이석행 위원장의 모습이었다. 여기 저기서 여성들은 '변태'라고 귀여운(?) 위원장을 비웃기도 했었다. 그렇게 반쪽짜리 '축제'를 마치고 진짜 투쟁의 현장으로 향했다.

 

 

 정말 오래 간만에 찾은 상암 홈에버였다. 일찍 와서 김성만 동지의 음향 설치를 도와드리면서 '존재의 의미(?)'를 27세, 28세의 '젊은이'들과 함께 느꼈다. 앞으로 운동 판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것도 잘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영 어색하다. 뭐 하여튼 여연이 주최하는 공연 장소에 가지 않고 기층의 여성들이 투쟁하는 현장으로 왔다.

 

 벌써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거쳐 봄을 맞이했다. 그 긴 시간 만큼이나 사건, 사고도 많이 있었고 여성 노동자들의 절절한 사연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 중에서 여성 노동자의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발언과 김경욱 위원장의 총선 비례대표 발언에 가슴이 메이고 심각한 고민이 들었다.

 

 먼서 여성 조합원의 발언. 이 분은 5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데 유치원에 발표회 같은 것이 있어서 바쁜 일정에도 잠시 들렀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는 가야 하는 엄마를 붙잡고 가지 말라고 가려면 같이 가자고 놓아주지 않았다. 집회 일정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동지들을 생각하면 아이를 떼어놓고 가야 했기에 떨어지지 않는 아이에게 엄마는 거짓말을 했다. 저기있는 너의 가방을 가지고 오라고. 그럼 함께 가겠다고. 아이는 가방을 가지러 유치원으로 다시 들어갔고, 그 순간 이 분은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지하철 한 정거장이 되지 않는 거리를 뛰면서 참 많이 우셨다고 한다. 그리고 역에서 동지들을 만나고 더 많이 우셨다고 한다.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감히 상상조차 힘들다.

 

 그런데 이 분은 자신의 행동이 가슴은 아프지만 잘못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동지들과 투쟁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이 분은 이랜드-뉴코아 노동조합 뿐만 아니라 연대단위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여성에게 주어지는 육아의 굴레를 자식을 몸에서 찢어내는 고통 속에서 버티며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의 질책은 나를 아프게 때렸다. 닭장차에 입구를 봉쇄당해 동지들, 가족 친지들과 애절하게 안부를 주고받던 상암 홈에버 2층 창문을 보면서 느슨했던, 이기적이었던, 자조적이었던 나를 반성했다. 하지만 이런 반성은 충분치 않을 것이 확실하다.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의 절절한 사연이 어디 그 뿐이랴!

 

 또 한 가지인 김경욱 위원장의 발언. 3.8 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이랜드일반노조의 위원장은 앞에 나와 현재 이랜드일반노조의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현안에 대한 심정을 토로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못 믿게 된지는 오래 전이고 그 동안 이만큼 판을 벌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던 연대단위의 힘마져 떨어져 가는 상황, 조금만 더 기다리면 해결될 수 있다고 열과 성을 다해 설득해도 생활고에 못 이겨 눈물을 머금고 복귀해도 노조탈퇴는 절대 안 하겠다며 사업장으로 돌아가는 동지들이 하나 둘 늘어가는 벼랑 끝 상황. 이랜드-뉴코아노조에게 들어온 총선비례 대표의 출마 제안은 김경욱 위원장의 말 대로 물에 빠져 지푸라기를 바라보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사안은 정말 심각했다. 남한 비정규직 투쟁의 표상을 가지고 있는 이랜드 투쟁이 정말 큰 기로에 선 것이다. 이 투쟁의 결말은 분명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후과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노동자 운동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큰 사안일 것 같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현실적인 부분과 원칙적인 부분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그나마 희망적이었던 것은 지금까지 이어져온 안좋은 관습인 노조의 폐쇄성을 버린 것이다. 연대단위들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서 전망을 제시해 달라고, 임시총회에 와서 이야기 해달라고 호소하는 김경욱 위원장의 발언에서 각 단위 간 수평적인 연대와 개방성의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과 의문을 머리에 가득 담은 채 이랜드-뉴코아노조에서 준비해주신 라면(새우탕)을 먹고 집회는 끝이 났다.

 

 뒷풀이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간단한 토론을 진행한 결과 입장은 이렇다. 우선 오늘 있었던 3시 임시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다. 다함께나 미래연대 같은 트로츠키 그룹은 출마 반대 유인물을 돌릴 예정이란다. 괜한 소란으로 연대단위에 대한 반감만 키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결정이 나든 앞으로 이 투쟁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한 결의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입수한 정보로는 진보신당의 비례대표로 출마가 통과되었다. 이 출마가 그 동안 역사적으로 오류가 검증된 당-노조 양날개론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투쟁하는 총선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건 정말 사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3월 8일 11시에 시작한 여성의 날은 3월 9일 새벽 3시에 막을 내렸다. 오래 간만에 전일정을 사수하고, 집회에 참가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뒷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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