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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9/07
    마니아는 없고 폐인만 넘치는 구나
    파수꾼
  2. 2004/09/06
    발랄하게 살아라(2)
    파수꾼

마니아는 없고 폐인만 넘치는 구나

웬만한 잘나간다 하는 롤플레잉 게임(스타크래프트같은 게임 얘기가아니라)들은 그 위용에 걸맞는 메니아층을 확보하고 있기마련이다. 게임은 출시되고 끝난는 것이 아니라 그 메니아 층에 의해 다시 변주되고 재편성되어 그 생명력을 이어나가게 된다.

 

또한 게임의 내용만 팬들에 의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관(게임의 설정)을 이용한 각종 소설이나 만화등등 플레이어들이 많은 게임일 수록 그 게임이 포괄하는 문화적 영역들이 확대되어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는 요즘 '리니지2'라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여기 연대기라는 장에서 늘어놓을 이야기도 리니지2 이야기가 될거같다.

 

 

 

왜 저 유명한 '발더스게이트' 같은 D&D룰의 명작이나 이미 일가를 이루고 있는 원-라인 롤플레잉의 명작 '파판' 같은 게임이 아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리니지 얘기를 하려고 하는가..  

 

나는 리니지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특이한 현상과 조건에 주목한다.

 

동시접속자수(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10만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인기 게임이면서도 그에 걸맞는 마니아층을 확보하지 못한 게임이며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 받는 게임이며, 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마니아 라는 이름 보다 폐인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게임.

 

 

한가지를 더하면 리니지라는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막연한 적개심과 공포증, 거기에 더해 리니지를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오해들을 조금이라도 풀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궁금하지 않은가? 수 많은 식음을 전폐한 폐인들을 양산해내고 아이템을 팔아 때돈을 긁어모을 수있다는 바로 그 게임 리니지의 실체가 ㅎㅎ


 


 

*링크

D&D룰과 포가튼렐름의 게임에 대하여

리니지2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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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하게 살아라

예전에 군대있을때,(참고로 예전에..로 시작하는 말머리와 군대있을때...로 시작하는 말머리 둘다 내가 싫어하는 말머리다..) 아니 훈련소에 있을때 '수양록'이란 걸 써본적이있다. 일종의 정신 교육 훈련방법으로 매일 일기형식의 글을 나눠주는 공책에 적는 것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조교들이 검사를 할 줄로 철썩같이 믿고 쓰기 시작했는데(검사는 하지 않더군-_-)나중에는 힘든 훈련소 기간을 지내게 해준 고마운 놀잇감이 되었다.

 

그런데 요 수양록이 라는 것이 요상해서  일기처럼 나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글들이 대부분인데 그 진실성에는 일정한 조건이 들어가 있었다. 그것은 거기에 쓰는 글들은 모두 남들이 볼 것이라는 가정하에 작성하는 글들이라는 것이었다.

 

군생활의 어려움을 써나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도 동료 훈령병들이나 조교들이 볼 것을 바탕에 깔고 글을 쓰고 있더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그곳에 쓰인 글들을 동기들에게 보여주기까지 했었다.

 

이놈의 블로그라는 것도 나에겐 그런 것이었다.

 

생각나는 데로 주저리 주저리 남이 읽어주길 바라는 쓰잘데 없는 잡담을 늘어 놓을 수있는 공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실 이런종류의 웹 컨텐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주위사람들이 너도 나도 소위 싸이질을 하기 시작할때 부터 생겼던 일종의 열등감 내지는 상대적인 박탈감 등등의 정신적 내상을 극복하기 위해 "나도 할 수있다"를 모토로 억지로 시작한 것에 불과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여기 진보넷의 블로그들중 어느 한 분의 포스트를 읽게 되었다.

 

소통과 연대의 방법론으로서 블로그를 사고하는 논쟁이 진행중인 포스트였다.(수많은 트랙백으로 활발히 토론중인)

 

"오호, 이런 것까지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는구만.."

 

내가 블로그에서 싸이질을 하고 허접한 그림으로 게시판을 채우고 의미없는 가십을 퍼나르는 동안 다른곳에서는 블로그로 연대와 소통을 이야기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더더욱 나는 진보넷에 오기가 어려웠다. 그곳에는 아직도 내가 지키지 못한 약속들과 외치지 못한 희망들이 넘쳐나는 그런 곳이었기 때문이다. 돈번답시고 시작한 비정규직 알바자리에서 몸을 빼지도 못하고 겨우 입에 풀칠하면서(농담아니다) 하는일이라곤 온라인게임 빠져 사는 것과 연애질 밖에 없는 전직 학생 운동권의 넋두리를 늘어 놓기엔 그곳에 있는 빛나는 언어들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우리같은 놈들도 있어야지.."

 

나와 거의 비슷한 질의 인생을 살고있는(물론 그가 들으면 기분 나쁠지도 모른다 ㅎㅎ최소한 그는 현재 학생이니까 )한 선배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래, 나같은 놈도 있어야지.."

 

진보넷의 다양성을 위해 나같은 허접한 초보불로거도 있으면 좋지 않겠나.. 그래야 당신들의 아름다운 땀과 눈물과 투쟁의 이야기들이 더 빛날 수있지 않을까..

 

그래서 솔직하게 내가 살고있는 얘기들을 하기로 했다. 진보넷에서 쉽게 보기힘든 게임폐인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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