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만사법통] 금태섭편

얼마 전 경향신문이 연재하는 만사법통 시리즈 1편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그 두 번째인 금태섭 의원의 인터뷰가 나왔다. 며칠 됐군...

경향신문: [만사법통에 기댄 사회] (2) 금태섭 "모든 사회문제를 검찰에 맡기면 검찰 개혁도 민주주의도 어렵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건 뭐 급변사태에 임하여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방구만 뿡뿡 거리다가 어영부영 바지춤 올리고 나온 듯한 느낌이랄까... 일단 인터뷰의 핵심은 사인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를 형사법적 문제로 끌고 들어가 이를 검찰이 도맡도록 하면 결국 검찰로 하여금 일상의 모든 문제에 끼어들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어준다는 것인데.

그러면서 지금과 같이 비대해진 검찰권력을 개혁하려면 기소권과 수사권을 나누는 것이 시급하다고 한다. 에... 이건 그냥 교과서에 나오는 답이라고나 할까. 특수부의 양과 질이 지나치게 많고 비대하다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뭐 계속 나오는 소리고. 뭔가 핵심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변죽을 울리면서 좀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드는 인터뷰다.

하지만, 행간의 애매함은 인터뷰 맨 마지막에서 일정한 방향을 보여주며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 싶다. 금태섭은 "강한 검찰을 그대로 두고 좋은 검찰로 바꾸려고 한 것... 정의롭고 착한 검찰을 꿈꾸는 것은 민주주의에 반한다. 민주주ㅢ는 신뢰가 아니라 제도에 바탕한다. ... 힘을 쫙 빼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말한다. 기실 검찰을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하기 위한 방법은 이게 핵심이다.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현재의 검찰조직에 반창고만 살짝 붙여놓고 검찰개혁을 운운하면서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건 그냥 개소리에 불과하다. 검찰에게 요구할 걸 요구해야지... 이 상황에서 무슨 중립이 나오겠나, 차라리 그냥 인성 좋고 착한 사람들만 검사가 될 수 있다고 정해놓던가. 될 수 없는 일을 자꾸 꺼내는 건 망상이거나 무능력이거나 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검찰은 현재와 같은 구조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검찰은 검찰 나름대로 권력을 휘두르고 싶고, 대중은 대중대로 뭔 일만 났다 하면 그래도 칼부림을 할 수 있는 검찰에게 갖다 줘서 빨리 해결보려고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조국이 명예훼손죄로 비판자를 고소하는 것도 그게 뭐 조국이 평소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불필요하게 느껴서가 아니라 검찰에게 갖다 주면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니 그렇게 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조직구조를 남겨 놓은 채로 공수처를 설치한다고? 누구좋으라고? 이따위 걸 개혁이라고...

암튼 뭐 그렇고, 쨌든 간에 이번 인터뷰는 기대한 것보다 훨씬 못했다. 아마도 기자가 질문의 범위를 주제 안으로 한정하다보니 이런 답변일 수밖에 없었겠지만, 검찰조직과 만사법통의 문제는 좀 더 권력구조의 문제로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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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14:45 2019/09/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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