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덕에 웃고 산다

황사까정 사람 숨막히게 하는 요즘이다. 암에푸 이후 이렇게 답답해본 일이 없었던 듯 싶다. 한미 FTA니, 평택이니 아주 환장할 정도로 속이 끓어오르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 맨날 울그락 푸르락 하며 사니 신경성위염증세가 재발하여 처먹어도 처먹어도 배가 고프다. 지금도 밥처먹은지 딱 30분 지났는데 또 배고프다. 암튼 병이다, 이것도...

 

이렇게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형편이나 삶에 소소한 낙이라도 있으니 버티는 거 아니겠는가? 요즘 행인이 누리는 낙은 그런 거다. 강호가 풍운에 휩싸이면 영웅이 본색을 드러낸다... 뭐 영웅 뿐이겠나? 온갖 찌질이들도 지 본색을 드러낸다. 영웅들의 본색은 사실 관심이 없다. 그 장중한 서사시, 사람 주눅들게나 하지 별로 재미가 없다. 그러나 찌질이들의 본색은 아주 재미있다. 세상에 나보다 질떨어지는 찌질이를 보는 즐거움, 이것도 참 쏠쏠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혹시 이런 즐거움에 대해 열악한 환경(?)에 속한 사람들을 깔보는 반인권적 행위라거나 내지는 질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류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란다. 예컨대 행인이 국회의원을 조류라거나 내지 닭이라고 표현할 때, 행인 나름대로 조류와 그 대표주자인 닭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이건 기냥 표현일 뿐이지만 듣는 닭은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나? 암튼 수사는 수사로 받아주시길. 건 그렇고.

 

최근 들어 행인의 삶에 그나마 위로와 안식을 주는 집단은 역시 뭐니뭐니해도 조중동을 비롯한 찌라시들과 함께 얘네들 찌라시를 능가하는 찌라시 근성으로 똘똘 뭉친 서프라이즈다. 특히 이 서프라이즈에 글 올리는 찌질이 중에 가장 대표 찌질이로서 김동렬이라고 있다. 이 무현교 장로쯤 되는 김동렬의 글은 사실 내용이 별로 없이 지 잠꼬대 하는 거 줄줄 읊어놓는 정도라 별로 평가할 영양가가 없는데 바로 그런 점에서 재미가 쏠쏠하다.

 

이번에도 한미 FTA이후에 나타난 노무현의 지지도 상승현상을 지 나름대로 끄적거려 올려놨는데, 역시 뭐 얘가 쓴 글은 바로 대문이다. 나만 얘 글을 보면서 희희덕 거리는 것이 아닌갑다. 희희덕 거리는 인간들이 많으니 이런 찌질한 글도 대문으로 올라가겠지만 어쨌든 내용 하나 없는데 웃고 나오긴 딱 좋다. 오늘 올라온 글도 딱 그 수준이다. 링크는 따로 걸지 않는다. 이런 찌질한 글 읽고 웃기 좋아하는 변태적 성향이 있는 행인 수준의 사람들이라면 알아서 찾아 읽어보시기 바란다.

 

암튼 김동렬 무현교 장로는 한 때 무조건 황우석 지지를 하다가 지풀에 쪽팔려서 서프라이즈를 떠난 적이 있다. 지도 쪽팔린 줄은 아는지 서프라이즈에 올렸던 황우석 지지글 싹 다 지웠다. 황우석이라는 신흥종교 교주를 잃은 김동렬, 주님이 없는 세상은 사막과 같은지라 다시금 "닥치고 노무현!"을 외치며 포교활동에 열심이다. 김동렬 장로, 교주께서 개똥을 황금으로 만드시고 농촌을 죽여 기업을 살리신 기적을 행하셨다고 거품물고 뛰고 있다.

 

혹시 이 글을 보면서 "내용에 대한 비판은 없고 인신공격만 한다"며 비판하실 분도 있겠는데, 김동렬 글을 좀 보신다면 비판할 내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뭐가 있어야 비판을 하지.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김동렬 장로의 글을 항상 대문으로 올려놓고 교리강좌를 대신하는 무현교 신자들의 감수성이다. 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가끔은 이미 황우석이 노무현의 복제품을 수십세트 깔아놓고 이들로 하여금 글을 올리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어찌나 교주님의 마음들을 그리도 잘 해석하는지...

 

주체총서라고 혹시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수령님께서 신년 연설 한 번 하면 불과 며칠 사이에 그에 대한 논문이 주르르 올라온다. 어찌나 그렇게 수령님의 속을 잘 꿰뚫고 있는지 희안할 지경인데 그 내용이 전부 그내용이고 해가 바뀌어도 기본 주제는 변함이 없다. 서프라이즈가 딱 그 수준인데,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을 것 같은 노무현의 의중이 이들의 글을 통해 나올 지경이다. 이 어찌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있는가?

 

서프라이즈 안에서 지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면서 무현님 싸랑해용~♥ 하거나 말거나 상관 하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이것들이 대문에 걸린 동렬쓰 글 같은 찌질한 글을 교리로 철석같이 믿고 온 동네방네 포교질하고 다니는 것이 문제다. 어쨌건 이네들이 세상에 기여하는 바가 있으니 행인같은 사람에게 가끔씩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지나갈 시간을 제공한다는 거다. 그거라도 없으면 서프라이즈의 존재의미는 하나도 없다. 요즘은 정보통신부에 의해 막혀버린 사이버 김일성 대학 같은 즐거움도 없는 시절에 그나마 서프라이즈 덕분에 웃고 산다. 고맙다, 얘들아. 니들 덕에 내가 산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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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5 12:47 2007/04/0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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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앗!! 또 1등이다~ (그냥 가지 말라고 하셔서^^;)

  2. 이 글 때문에 1년 이상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저 찌질이 사이트에 들어갔다는 거 아닙니까? 비판할 내용이 없는 건 맞군요. 하나 있다면 '정치는 지지율만 오르면 그만이다'라는 신념이군요. 왜 저런 글에 환호하는 인간들이 생기는지 알 것 같습니다. 비극인지 희극인지...

  3. azrael/ "그냥 가지 마셈"은 방명록인디... ㅎㅎ 암튼 공부하느라 힘드시져? 쬠만 참으심 광명이 보인답니다... 근데 광명은...

    marishin/ 지지율만 오르면 된다는 신념이라기보다는 저들이 하는 행태가 떡고물이 남는 장사라면 뭐든 한다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황우석 때도 그랬고, 요즘 극렬하게 노무현을 신봉하는 글들을 올리는 건 일부는 광신적 차원에서 자기고백이겠지만 일부는 이런 분위기 편승해서 새로운 장사거리를 찾으려 하는 듯도 보입니다. 그런데 지들도 판을 제대로 못보는 것 같더라구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시민이 대세인듯 했는데 지금은 백가쟁명식으로 호불호를 이야기하고 있더군요. 누군가 지주가 있어야 안심을 하는 저들의 심리상태, 그건 암만 봐도 비극인 듯 싶습니다.

  4. 떡고물 남는 장사, 중요하죠.^^ 그런 건 귀신처럼 아는 사람들인 듯 합니다.

  5. marishin/ 그러게요... 가끔은 저도 그래봤으면 싶을 정도라니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