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오해
손석춘은 떠나는 사람들에게 "더는 민주노동당을 죽이지 말길" 부탁한다. 사실 손석춘은 지금 민주노동당을 무덤으로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잘 모르고 있다. 더불어 자기 스스로가 무덤으로 변해버린 민주노동당 위에 올라타 달구질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어~하, 달~구!
민주노동당의 붕괴와 관련해 나오고 있는 몇 가지 쟁점이 있다. 첫째, "종북주의"는 적당한 수사였는가? 혹시 "종북주의"라는 레토릭으로 자주파 제거작전을 한 것은 아니었나? 둘째, 대선실패의 원인이라 거론되는 "코리아연방"때문에 대선이 그 꼴이 되었는가? 셋째, 소위 "일심회", "민주노총당" 등의 논란은 신당파를 붙잡기 위한 당근이 아니었는가?
첫 번째 문제가 되고 있는 "종북주의" 논란. 손석춘이 이야기한 바, 실체 이전의 문제로 이 "종북주의"를 바라본다면 우익이 즐겨쓰던 "빨갱이"라는 언술과 그 성격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나 실체 그 자체를 들여다본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아닌 말로 자신을 "빨갱이"라고 자인한 사람들이 남한 사회에 단 한 명도 없다면 모르겠으되, 실제 자기 자신을 빨갱이로 인정한 사람들은 무수히 많다. "나는 사회주의자요"라고 법정에서 스스로를 선언했던 사람들이 그들이다. 이렇게 되면서부터 "빨갱이"의 문제는 실체 이전의 문제가 아니라 실체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
그런데 당 내에서 그동안 충성서약 써서 가슴에 품고 다니고, "본사"와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서울시당을 통전사업의 전위핵심으로 전환하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을 향해 쏘아올려진 "종북"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개를 돌려버린다. "친북" 또는 "연북"이라는 말을 써달라는 거다. 그렇다면 자신들이 그동안 행한 "친북" 또는 "연북"의 실체를 보여주면 그만이다. 이정훈이 스스로의 행위를 "통일사업"이라고 당당히 밝혔듯이 그것의 성격이 뭔지를 스스로 밝히면 된다. 나머지 판단은 그걸 보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2001년 이래, '9월 테제'의 실천전술로 민주노동당에 들어와 활약하게 된 자주파가 2004년 비례대표선출과 당 지도부선거를 거치면서 당권을 장악하게 된 후 그들은 음으로 양으로 민주노동당 내에서 패권주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했다. 그 패권주의 안에는 소위 평등파의 실세들을 당사업 중심에서 도태시키고 그 자리를 장악하는 평등파 제거작전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꼴 보면서 소위 평등파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4년을 참아왔다. 그런데 비대위가 혁신을 하니 뭘 하니 하면서 당권을 장악한 것은 불과 3주. 4년을 설쳐왔던 자들이 고작 3주 때문에 "제거"씩이나 된다고 악다구니를 쓰나? 이건 스스로를 못 믿어도 너무 못 믿는 행태다.
제거 한다고 해서 제거가 되나? 그 혁신안 원안 그대로 다 받았더라도 그들은 제거되기는 커녕 더 굳건하게 당을 장악할 수 있었다. 오히려 심상정 비대위가 정말 제거작전을 펼쳤다면 그런 식의 혁신안 제출은 나올 수가 없다. 차라리 2005년 수정 당 강령을 2000년 원안으로 되돌리는 안을 제출하는 것이 낫지.
두 번째, "코리아연방"은 실제 대선에서 제대로 알려지지도 못했는데 왜 그걸 자꾸 거론하면서 대선패배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느냐는 볼멘 소리. 현상적으로는 맞다. "코리아연방"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하긴 뭐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 왜 자꾸 "코리아연방"을 거론하는가 하면, 당 내에서 대선전략을 짜고 공약을 내야하는 시기에 이 "코리아연방"이라는 의제가 문제가 됨으로써 실제 해야할 일을 못했다는 거다. 즉, 대선전략과 공약을 내는 과정에서 "코리아연방"과 부닥치면서 논의도 못하고 결론도 못내리는 일이 속출했던 거다.
당 정책연구원들은 "코리아연방" 안이 제출되던 시기부터 이 안을 전제로 할 때는 다른 공약을 전부 재검토 해야 함을 계속해서 주장했다. 적어도 국가비전으로서 "코리아연방"이라는 말을 할 때는 2008년 정권인수 후에 몇 년 까지 어떤 단계를 밟겠다는 안이 공약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노동은 어찌할 것이며 복지는 어찌할 것이며 군사국방은 어찌할 것이며 법률제도는 어찌 정비해 들어가겠다는 안이 나와야 국가비전으로서 공약의 꼴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이전에 대선공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코리아연방"과 연계된 어떤 공약도 논의된 바가 없다. 당연히 새로운 공약을 짜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고, 게다가 "코리아연방"이라는 거창한 국가비전에 관한 공약을 짜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정책연구원들에게는 공약을 짤 시간은 커녕 당장 내일 아침 기자들이 질문하면 뭐라고 답해야할지조차 난망한 사태였다.
갑론을박하다가 겨우 "코리아연방"이 국가비전이 아닌 통일방안으로 의미가 축소된 것은 정작 권영길 후보가 방송토론을 준비하면서였다. 상황은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황이었다. 그 이후 당 사무총장이라는 자는 선거포스터 몇 천만원어치를 지 멋대로 "코리아연방"하자고 찍었다가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지역에서는 중앙의 혼선때문에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문제는 "코리아연방"을 선거에 써먹었느냐가 아니라 그거 가지고 설왕설래 하느라고 다른 것을 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세 번째, 신당파에 대한 심상정 비대위의 추파. 이건 거의 웃기는 소리다. 신당파건 혁신파건 간에 종북주의 논란과 민주노총에 의존한 노동전략의 부재는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비판지점이었다. "일심회" 등의 종북주의논란과 "민주노총당" 문제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곳곳에서 논의가 되고 있으니까 패스.
신당파를 붙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당 내에 자주파를 적으로 상정했다는 주장은 일견 일리는 있다. 그러나 신당파를 붙잡기 위해서라는 가설은 핵심이 아니다. 신당파와 혁신파는 당대회가 파행으로 끝난 지금까지도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다. 신당파의 입장에서는 분당의 압박을 가속함으로써 혁신안에 힘을 실어주자는 뜻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거의 별 볼일 없는 판단이었음이 이번 당대회에서 드러났다. 비대위 중심의 혁신파는 이걸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조급증으로 인해 더 강력하게 혁신안을 몰아부치지 못한 측면조차 존재한다.
신당파와 혁신파가 가지고 있는 감정의 앙금 역시 부차적인 문제이다. 분당이 가시화되고 심이나 노가 탈당을 한다고 해서 신당으로 휙 날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들이 신당으로 날아가봐야 외부적으로는 결국 남한 사회의 진보세력이 "자주파당"과 "평등파당"으로 갈리는 정도의 효과밖에는 거둘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신당파가 조직한 새로운 정당은 지금 상황에서 "종북주의"의 물을 뺀 포스트 민주노동당의 의미 이상을 가지지 못한다는 거다. 그런데 심노가 거길 왜 가겠나?
이 상황에서 당내 잔류하고 있던 혁신파가 신당파를 다독이기 위해 그런 혁신안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정황상의 근거는 있을지 모르나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다. 요컨대 지금 당을 깨고 나가려는 사람들에 대해 제기되는, 특히 "자주파" 쪽에서 제기되는 비판은 본연의 핵심에는 근접하지 못한 비판들이다.
손석춘은 좀 더 다리에 팍팍 힘주고 달구질을 해주기 바란다. 다시는 그 무덤에서 진보를 참칭하는 좀비들이 흙더미를 헤치고 나오지 않게 말이다. 물론 손석춘은 잘 다져진 그 무덤 앞에서 종신 시묘살이를 해야할 거다. 자신이 그토록 애지중지 다졌던 봉분이 행여 눈비 맞고 유실되지나 않게, 뗏자리 곳곳에 쑥부쟁이들이 돋아나지 않게 잘 관리하면서 말이다.
진중권이나 변영주가 진정한 진보신당에 함께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행인은 그 당이 명랑좌파당의 이념에 충실하지 않다면 함께하지 않겠다. 명랑좌파당은 언제든 "구동존이"하면서 다른 진보세력과 함께 할 용의가 있다. 일단 함께 할 정당으로는 "씨네마떼끄당"이나 "포도당" 등이 있겠다. 조만간 이들 당의 대표들과 회동을 해볼 참이다.
손석춘의 경우 나름대로 정치적 스탠스를 합리적 NL로 두는 듯이 보입니다만, 그런 치들의 한계는 너무나 명백하죠. 대학교 다닐 때 손석춘 초청강연을 듣다가 역겨움에 몇번 노동이나 여성문제에 대한 질문을 했다가 이상한 사람으로 몰린 경험이 있어서인지, 그에 대한 반감이 크네요.
그나저나 포도당도 빨리 내부 문건을 작성해야 -_-...
손석춘씨의 요즘 글들을 보면 민노당 내부 사정과 주사들의 패악을 몰라서 이런 글을 쓰는건 아닌것 같은데요. 더구나 기자로 밥먹고 사는 사람이 그정도의 지적능력과 정보채널이 없을리가 없지요.
손석춘씨의 문제는 민노당에대한 정보나 지식의 부재가 아니라 비양심과 품성의 문제네요.
긴 말 할 거 없이, "코리아연방"이 대선 때 제대로 알려지지도 못했다고 볼멘 소리 할 거면, "아니 그렇게 제대로 알려지지도 못할 걸 열렬히 떠든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당선되는 당은 도대체 정치를 어떻게 해 먹는 당이래?"라는 쿠사리를 먹어 싸죠.^^
이것과 똑같은 구조로.. "대의원대회에서 64.2%의 과반수 결의로 민주적으로 혁신안 부결을 결의했는데 왜 탈당하고 GR이야?"라고 하면, "아 그래? '과반수 결의로 민주적으로' 그런 결의했다면 종북정당 맞네?"라고 쿠사리를 먹어야 할 것이고.^^
그나저나 행인님, 이제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원내활동 4년"에 대한 치밀한 평가서를 만드실 때가 된 것 같은데요.^^ 새해도 오고 했으니 새 마음으로 잘 해 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손석춘 씨는 초지일관 자신의 신념을 꺾이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은 사람이로군요.
.................................-_-
laron/ 저분 옛부터 일낼분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본색을 드러내누만요. ㅎㅎ 포도당과의 합종연횡을 준비하고 있는 명랑좌파당입니다. ㅎㅎ
taidje/ 그렇죠. 저분 알 건 다 알죠. 하지만 알고 있는 걸 다 꺼낼 수는 없죠. 인천연합 뒷배를 봐줘야 하는데 민주노동당이 날 새버리는 건 예상에 없던 일이거든요. ㅎㅎ
삐딱선/ 글쵸. 매우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익히 아시다시피 쟤네들은 그렇게 간단히 이야기하면 어리둥절하면서 감을 못잡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자세하고 상세하게 친절히 가르쳐주면 결국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뒨지 헷갈려버리죠. 요컨대 쟤네들에게는 뭘 해도 안 됩니다. ㅡ.ㅡ;;; 원내 4년 평가서 만든다고 하다가 비대위에 얽혀 난장질을 하는 바람에 정신이 휘까닥 나가버렸네용... 새마음으로 잘 해보겠습니다(만 지금 정신상태로 그림이나 그려볼 수 있을지 몰겠네요... ㅠㅠ)
자폐/ ㅎㅎㅎㅎ 손석춘의 조바심은 여러 이유가 있죠. 무엇보다도 민주노동당의 분당사태는 남한사회 진보운동에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즉, 통일운동 내지 민족주의운동이 진보담론의 전면에서 퇴장하는 단계가 된 거죠. 이메가가 통일부를 없애겠다고 했는데 정작 그 문제는 오히려 사회적인 반향을 별로 불러일으키지 않고 있죠. 그동안 통일운동해왔던 진영에서는 물론이려니와 남북관계를 빌미로 이해관계를 일정하게 충족시켜왔던 우파들까지도 통일부 존치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정작 일반대중들은 큰 관심이 없어요. 민주노동당의 현재사태 역시 마찬가진데요, 민족주의자들에 대한 사회적 동정이 별로 일어나질 않거든요. 하다못해 80년대 중반, 소위 식민사관 극복과 '다물' 어쩌구 하는 고토회복운동이 일어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민족진영이 따를 당하는 분위기에요. 이런 상황에서 손석춘과 같이 구태의연하게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되뇌일줄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죠. 쉬운 얘기로 밥그릇이 줄어들 위기가 발생하는 겁니다. 저 난리를 치는 배경에는 그런 이유도 있겠죠. 손석춘이 인권이나 노동에 대해 더 깊고 치밀하게 할 이야기들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한도내에서는 당분간 계속 저짓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걸 좋은 말로 초지일관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ㅎㅎ
에... 이런 질문 좀 이상할거 같기는 하지만 ^^; 민노당 당원인 친구와 얼마 전에 만나서 최기영씨 이야기 하다가, 그 친구 말하길 "비대위에서 내 놓은 당원 정보 넘겼다는 것도 공안에서 준 거잖아? 근데 그걸 믿어야 한다고?" 라고 이야기 하던데 아는 바가 없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말았습니다.
여쭙기 좀 죄송하기도 하고, 근데 이걸 누구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 혹시 아시는 바 있으시면 답변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ㅠ.ㅠ (죄송해요 흑 ㅠ.ㅠ)
에밀리오/행인님이 훨씬 더 잘 답변해 주시겠지만.. 일단 제가 아는 한에서 답변해 보면..
1. 비대위에서 내놓은 문서들은(1심 기준으로) 당사자(최기영/이정훈)의 법정진술과, 다른 일심회 조직원(손정목/장마이클) 중 최소 1인의 법정진술이 증거로 채택된 문건이고(그러니 여기서 "최기영/이정훈은 부인한다"고 하려면, 손정목/장마이클 등등을 거짓말장이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겠죠),
2. 그 문건들이 장마이클의 디스켓/USB 등등에서 발견되었고, 이걸 북으로 보고했다는 진술이 검찰 또는 법정에서 있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그 친구가 정말 '당원'이라면, 제가 해줄 말은 "당원이 뭔지, 정당이 뭔지, 공부 좀 다시 하고 와라"입니다. 왜냐구요? '정당'이란 그 속성상 당내에서 뭐라뭐라 말해도 그게 곧 '비당원'들에게도 뭐라뭐라 말하는 것이 되는 그런 조직이지요? 그것은 곧 무슨 말을 하든지 '당원'과 '비당원'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공안에서 준 거니 못 믿는다" 이 야그로, 세상 어느 '비당원'을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공안" 어쩌고는 이미 청중을 '당원'에 한정한 말일 텐데요.
삐딱선 / 감사합니다 ^^ 엄청 도움이 됐는걸요~
한국사회에서 민족이란 기제가 이젠 씨알도 안 먹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황우석 디워 사태 등등에서 한국 ㄷ특유의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교묘하게 얽힌 파시즘이 격렬하게 드러나기도 했었고, 다물 운동은 씨알도 안 먹히지만 방향을 살짝 틀어나간 태왕사신기의 환빠 사상은 대중에게 강렬하게 어필했거든요.
이런 말 하기는 참 그렇지만, 작금의 주사와 NL이 대중에게 지지를 별로 못 받고 있는 이유는 '촌스러워서'가 답이 아닐까 해요. 촌스럽잖아요. 민족해방전선이니 북한 강령이니. 좀 촌스럽지 않은 수사를 사용하면서 중국 일본 미국에 대한 공격적 민족주의로 대중의 카타르시스나 살살 자극하면 한국 사회에선 아직 충분히 먹힐 겁니다. 다들 머리가 나쁜 건지 '촌스러운' 북의 지령을 받다 보니 그렇게 된 건지, 이런 방법론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건 참 다행이지만요.
위대한 령도자 박정희 동무는 가셨지만 우리들 마음 속에 찬란한 파시즘을 드리우셨달까요.
근데 이 리플대로 NL의 운동방법이 정말로 바뀌어 버리면 어떡하지. 괜히 생각해봤다가 좀 우울해지는 아침이네요 orz
에밀리오/ 삐딱선님께서 너무 잘 설명해주셨네요. 저는 김승교나 다함께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왜 본인은 부정하는데 그걸 안 믿어주냐는 질문이 참 교활하다는 생각을 해요. 자, 본인이 부정하는 것은 뭐냐? 그런 문건을 만들지 않았다는 거? 그걸 북에 넘겨주지 않았다는 거?
재밌는 것은 그 문건들이 문서와 디스켓과 USB디스켓에서 나왔다는 거에요. 물론 저 사람들은 해킹 운운하면서 검찰들이 그 내용들을 몰래 심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하죠. 이건 과거 효순이 미선이 사건 때 미군애들이 일부러 중장비를 시체 위로 좌우 몇차례 운행했다고 주장하는 거하고 거의 같은 수준의 주장이죠. 모든 증거를 면밀히 훑어보면 각 문건들(당 내부동향과 인적사항)은 최기영과 이정훈이 작성한 것이 맞습니다.
담으로 넘겨주지 않았다는 건데요, 손정목은 분명히 최기영에게 받았다는 진술을 하고 있죠. 최기영도 일부 그렇게 인정하구요. 그런데 김승교 등은 이걸 왜곡해서 최기영이 직접 북으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당연하죠. 북한이 돌대가립니까? 최기영같은 잔챙이들에게 직접 뭘 전달받게. 손정목이나 장민호도 마찬가지죠. 지들이 갖다 줘야 지들 임무에 충실하는 건데 그걸 건너뛰어서 최기영이 직접 조선노동당에다가 문건 전달하면 지들 가치는 완전히 제거되는 거구요. 당연히 최기영이 직접 북에다가 문건 전달한 건 없죠. 그러나 문제는 최기영과 이정훈이 해당행위를 했다는 겁니다. 왜 본인의 말을 믿지 않느냐고 하는데, 이건 정말 웃기는 거죠. 문국현을 미제의 앞잡이로 만드는데 지들은 뭐 증거를 들이댔습니까? 완전 개코메디를 하고 있죠.
김승교는 아예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국가보안법이 없었으면 이들은 잡히지도 않았고 그 증거물들도 알려지지 않았을 거래요. 지가 뭔소리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거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쪽팔리지만 법정에서 검사가 이번 사건은 자신들이 민주노동당을 돕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하더만요. 지들이 아니었으면 민주노동당 안에서 이런 프락치들을 찾아낼 수나 있었겠느냐는 거에요. 문제는 바로 거기 있죠. 해당행위를 하고 있는 자들을 국가기관에 의해서야 확인할 수 있는 당의 시스템. 이들을 공고하게 감싸면서 영웅으로 만들고 있는 이 닭들의 향연. 동지들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을 네이버에 다 떠있는 정보 운운하는 변호사씩이나 하고 있는 자의 저급한 의식. 황당한 일입니다...
삐딱선/ 감사합니다. ^^
자폐/ "민족"이라는 기제 자체가 씨알도 먹히지 않는 것은 아니죠. 지금 우파가 당황하고 있는 것은 "통일"이라는 정당성에 기한 민족운동의 정체현상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그것도 북한과 연북 내지 친북해서 통일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이제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는 거구요, 철조망을 걷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남한 인민들이 상당히 우려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죠.
반면 통일운동하던 민족주의자들은 당장 일본이나 중국을 견제하자는 적대적 민족주의로 자신들의 태도를 전향할 수는 없죠. 반미라는 적대적 민족주의는 아직도 먹힐만 하지만 그 반미가 북한에 기댄 것인 한 이제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는 않습니다. 저들이 '공격적' 민족주의로 나가게 되면 그동안 "평화적" 민족주의 내지는 호혜적 민족주의의 탈을 써왔던 자신들의 모습을 일단 깨야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ㅎㅎ
행인/"북한과 연북 내지 친북해서 통일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이제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는 거구요, 철조망을 걷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남한 인민들이 상당히 우려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죠."
->뭐 이게 '이제'씩이나 되는 야급니까. 이미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야그 아닌가요 이거?^^
우파가 대중들의 반응에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는 데에 생각이 다른 것은 아니었구요. 음. 우파가 운동방향 설정 방법에서 삽질하는 것 때문에 대중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였는데, 지금 보니 제 얘기가 무한정 곁가지로 치고 나간 것 같네요 -_- ;;
통일이라는 정당성 자체는 여전히 별로 쇠퇴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일례로 북핵자위권 논란만 해도, 무작정 김정일 옹호로 가는 게 아니라 김진명 스타일의 반미 민족주의로 살짝만 몰고 갔어도 상당한 대중적 지지를 받았을 거예요, 아마. 대북정책에 관한 논의의 중점이 북한 인권 문제나 경제 문제로 몰리는 바람에 주체사상이 고수하고자 하는 민족적 자주성 같은 얘기가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 건 참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 대책없는 민족주의자들이 몰락하는 면에서나 이 이상 심한 파시즘을 보지 않아도 되는 점에서나.
아, 쓰고 보니 또 무한정 곁다리.. orz
어엇..? 행인님! 2005년에 당 강령이 수정되었어요? 몰랐어요.. 어디가 어케 바뀐건가요? 지금 당 홈피 가봐야지..
당 홈피 갔다 왔는데 못 찾았삼.. 알려주삼요..
참세상 트랙백으로 요즘 자주 들어오고 있습니다.학교에선 보기힘든 NL의 참모습에 것참 놀랄수 밖에 없내요. 사투와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자숙도 해야겠지만.. 하여튼 요새 바쁠때마다 골라서 들어오지만 올때 마다 자주 놀라고 있어용 -_-;;;
삐딱선/ 우리 사이에선 10년 이상 된 이야긴데, 아직 저쪽에선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라는 의견이더라구요. ㅎㅎ
자폐/ 통일의 정당성 자체는 아직 사회에 견고합니다. 자폐님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구요. 민족주의적 감수성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자폐님 말씀대로 얼마든지 우파가 이용해먹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역시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좀 더 명민하게 판을 읽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제가 조금 그쪽으로는 모자라서... ㅜㅜ
봄날의곰/ 찾아서 올려드릴께요. ^^
spr713/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상식의 문제죠. 자주 오셔서 좋은 글 남겨주세요~~ ^^ 감사합니다.
"씨네마떼끄당"이나 "포도당" 등이 있겠다. 조만간 이들 당의 대표들...
이 분들의 온라인 근거지가 어딘지 궁금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