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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28
    순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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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02/27
    두근두근. 설레이는 마음.(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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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6/02/23
    나라에서 만난 사슴형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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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6/02/23
    잃어버린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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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6/02/22
    봄 기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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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6/02/21
    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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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6/02/21
    왜 하필 네 개일까나?(5)
    새삼
  8. 2006/02/20
    컴백.(5)
    새삼
  9. 2006/02/13
    la maison de Himik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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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6/02/13
    창이 큰, 햇살이 따뜻한, 더 좋아질,(5)
    새삼

순간

종로에서 점심을 먹고, 서점에 잠깐 들렀다.

사고 싶었던 책은 너무 비싸서 선뜻 살 수가 없었고,

서점에서 그냥 나가기는 싫어서 만 원 안 되는 책으로 한 권만 사기로 혼자 정해 버렸다.

책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고, 서점에서 빈 손으로 나오길 싫어하는 나는

주로 그럴 경우에 시집 한 권을 사서 나오곤 하는데

오늘은 구천 오백원짜리 소설집을 샀다.

간당간당히 마지노선을 맞추고 룰루랄라, 오랜만에 탄 지하철은 밖을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책 읽기엔 참 좋았다.

 

책은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이라는, 일종의 소설 모음집이었다.

철커덩 거리며 한강을 건너 노량진으로 가면서 노량진에 관한 김애란의 소설을 읽었다.

가끔 그녀의 글을 읽으면 나이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궁금해졌다. 나와 거의 동시대를 살고, 매우 비슷한 경험을 했고, 심지어 비슷한 동네에서 생활 했던 그녀의 글은 나에게는 무지막지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노량진에만 가면 느껴지던 그 음울한 공기와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과 63빌딩이 고시원 창문에서 보인다던 친구의 말. 그녀의 글 속에는 나의 그런 추억들이 있었다. 가장 치열한 곳이었지만 한편으로 가장 우울하게 보이던 곳. 그 곳을 떠올리자 얼마 전에 읽었던 KTX여승무원투쟁에 대한 한 기사가 생각나서 기분이 찝찔해졌다.

63빌딩을 보고 처음 서울에 왔다고 느꼈던 그녀의 글을 읽다가,

나는 노량진역에 내렸다.

축축히 비가 내려와 있었다.

'씨발 비.'

내 뒤에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트렁크를 끌고 세 명의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제각각 츄리닝 차림으로, 얼굴에는 여드름이 잔뜩난 앳띤 스무살 정도의 모습의 아이들. 다른 아이가 말했다.

'야, 드디어 서울에 왔다!'

그 애가 바라보는 곳에는 커다랗게 정진학원 광고판이 붙어 있었다.

 

어쩐지 그 순간이 묘했다. 그 글과 내 세상이 같은 곳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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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설레이는 마음.

이유도 없이 그냥 미치게 좋은 사람.

어뜩해...


 

이 남자에 대한 걸 마구 쓰려다가,

결국 아무것도 못 쓰겠어서 만다.

간만에 정말 두근거리는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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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만난 사슴형님

많은 사람들이,

나 역시 그랬듯이,

사슴은 뭔가 고결하고 순박하며 겁 많은 귀엽고 예쁜 짐승이 생각하리라.

 

하지만 나라(일본에 있는 지역 이름인데, '우리 나라' 할 때 그 나라에서 따 간 말이라더군요.) 의 사슴형님들은 달랐다. 그 곳에 있는 나라 공원에는 사슴을 신으로 모셨던 예전 풍습을 따라 공원 가득 사슴 형님들을 모셔놓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이시다.

 

물론, 처음에 만난 분은 나름대로 고우신 작태를 뽐내셨다.




귀여운 사슴들이 우리를 보고 도망치면 어쩌나라는

말도 안 되는 망상은 곧 깨어졌다.

그 다음에 나타나신 형님스러운 분위기의 분들.

(기품있지 아니한가!)

 

그냥 걸어가다가 종이봉투를 뜯겨버린 오마니는 저 멀리로 도망가시고,

나와 아부지가 방심하고 카메라의 필름을 갈아끼우는 사이,

그만 습격당하고 말았다.


 

(습격에 구해주지 않고 사진 따위를 찍어댄 동생년과 오마니가 원망스럽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결국 내 옷주머니는 사슴형님의 거친 이빨에 뜯겨졌고 난 잉잉 울어버렸다. ㅋㅋ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정 형님을 만난 것이다.

이 날은 또 어찌어찌 비가 왔는데, 그 비와 아주 어울리는 무서운 분이 계셨다.

 

 



 

철근을 씹어드신다! 두둥!!

너무나 무서웠다. 그의 오른편에 무수한 그의 똥.

마치 자신의 나와바리에는 얼씬도 말라는 듯한 저 표정.

 

그래서 나는 공손히 인사하고 돌아왔다.

 


 

잠시 내다 봐 주셨을 때도 많이 무서웠다.

흔들리는 불안한 눈동자.

 

그래도 살아돌아와 다행이다.

그 분들이 선처를 베푸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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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것 같아.

달리기가 몸에 익숙해지는데에 21일이 걸린다고 한다.

아니 달리기 뿐만 아니라 어떤 습관을 몸에 익히거나 떼어낼 때도.

21일 정도 꾸준히 행동을 하면 몸은 그 행위에 중독된다고 한다.

 

달리기를 좋아하게 되기까지 꽤나 오래 걸렸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하지 않게 된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왜 갑자기 그것이 슬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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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

기분이 미친듯이 오락가락한다.

의욕에 불끈거리다가도 한없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거기다 잠을 이겨낼 수가 없다.

 

봄 때문이야.

에잇.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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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델리스파이스의 새 앨범이 나왔다.

봄봄. 봄봄이 6집 앨범의 제목이라고 한다.

오래간만에 씨디 한장 사겠구나 생각하면서,

질질질 아무것도 못 한 채 테잎만 덩그라니 남겨진, 나의 봄봄이 떠올라

갑자기 미친듯이 부끄러워졌다.

 

봄이 온다.

봄이 오기전에 기필코 마무리 해야지.

우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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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네 개일까나?

달군님의 [트랙백놀이-4things] 에 관련된 글.

음, 이런 거 나 참 좋아하는데. 노출증인가.

네 개는 뭐랄까, 애매하다. 어떤 건 하나밖에 없고 어떤 건 10개를 쓰고 싶다.
아마도 그것이 이 놀이의 매력인가보다.

무엇이든 네 개를 만들어야 할 때,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여하튼 블로그홈에 갑자기 난데없는 네 가지가 이리 많을꼬 했는데,

재미난 놀이가 나에게도 넘어와 매우 반갑다. 움화화.


Four Jobs I’ve had in my life(일생에 가졌던 네 개의 직업)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직업인 '학생' 으로 무려 17년간 생활했다.

-아직 직업이라고 말하기 어려우나 구성작가의 일을 하고 있다.

-역시 아직 내가 하는 일이라 하기는 어려우나,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다.

-그 외엔 아르바이트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과외와 번역과 자원활동 교사, 미디어 교육 조교 등


I can watch over and over(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는 네 가지 영화)
아, 무엇보다 주성치 영화라면 몇 번이나 다시 볼 수 있지.

내 생애 최고 야했던 영화 연인.

행복해 지고 싶을 때 보는 영화, 오! 그레이스.

마음 아린 영화 메이드 인 홍콩

 

더 쓰고 싶은 게 겁나 많다. 아무래도 영화가 좋은갑다. 역시나 적극적 '수용자'로서.

 

Four places I have lived(살았던 적이 있는 네 곳의 장소)
이사를 12번도 더 다닌 나로서는, 단 네 곳의 장소를 지리적이 아닌 감정적으로 선택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마음의 고향(?) - 여하튼 꽤나 멋진 공동체 속에 살았던 산본

돌이켜보면 가장 멍청했던 시절 - 청담동

파란만장 사춘기 - 중계동

현재 부모님의 집인 남양주 별내면 청학리. ㅋㅋ

 

지금 사는 곳에서는 나쁜 일이 많이 일어나서 내가 살았던 적이 있는 곳이라 하고싶지 않아~

Four TV shows I love to watch(좋아하는 네 가지 TV 프로그램)
시트콤의 달인 김병욱의 시트콤 모두

길모어 걸스 전 시즌

프렌즈 전 시즌

노희경, 인정옥의 드라마

 

어떻게든 더 넣어보고 싶은데 쳇. 역시 드라마를 사랑하는 거야.

Four places I have been on vacation(휴가 중 갔었던 네 곳의 장소)
휴가. 휴가라.

 

가족 최초의 여행지였던 제주도. 처음으로 우리 가족이 같이 산다는 느낌이 들었었던 기억. 어느 바닷가에서 손바닥 위에 아빠를 올려놓고 사진찍는 걸 열심히 맞췄던 생각이 굉장히 강렬하다. 왜 일까?

그리고 처음으로 혼자 여행 갔던 경상도 일대. 마지막 서울로 올라오던 기차에서 중학생 여자에들 셋 이랑 같이 앉게 됐는데, 선심 쓰는 셈치고 도시락 사서 나눠먹었더니 나보고 나이 얼마나 먹었냐고 물었다. 스무살인데요, 하니까 냅다 나오는 말이 '어메 나이 억수로 많이 묵었네.' 나 충격이 컸다...

처음으로 혼자 바다밖으로 나갔던 서유럽 여기저기. 혼자라서 무지하게 외로웠고 힘들었는데 그래서 가벼웠고 즐거웠던 시간. 결국 계획했던 기간보다 무지 빨리 돌아오고 말았다. 난 겁이 너무 많아.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았던 터키. 혹자는 노예를 두 명 데리고 갔다고 하기도 했었으나, 난 그들이 정말 좋았다구! 으헤헤. (저 옆에 사진도 그 때 찍은 것)



Four websites I visit daily(매일 방문하는 네 개의 웹싸이트)
진보넷 - 음. 자주 올 수 밖에!

검색은 구글네이버

매일은 아니지만 친구들의 싸이 미니홈피.

요즘 젤 많이 가는 카툰홈은 엘피네.

 

 

Four of my favorite foods(가장 좋아하는 네 가지 음식)

가장 좋아하는 재료를 말해야겠다.

 

감자로 만든 모든 요리.

닭으로 만든 모든 요리.

두부로 만든 많은 요리.

그리고 소주.

Four places I would rather be right now(지금 있고 싶은 네 곳의 장소)
집에 가서 울 고양이님 근처에 머물고 싶다.

뜨끈한 온천물 속도 좋아.

아프리카 초원 어드메.

애인 옆. ㅋㅋㅋ

Four bloggers I’m tagging(태그를 넘기는 네 명의 블로거)
와나캣

슈아

고래밖으로

 

으헤헤. 재미나다. 근데 오밤중에 뭔 짓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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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뭐, 달랑 3박 4일이었는데도 돌아오니 되게 오래 없었던 것 같은 기분.

일상으로부터의 도피란 언제나 멋진 일이니까요.

여하튼 소원빌기 좋아하는 오마니 덕분에 온갖 사찰에 초를 피고 부적을 걸어 놓았으니,

올 한 해는 안심입니다.

 



 

올해는 정말 건강해야 할텐데!

 

그리고 아주 귀여운 부적.

 

 


 

어쨌든 돌아오니, 이 곳도 봄이 되어가네요.

봄봄, 이름만 들어도 왠지 두근거리는데.

새학기 준비를 할 수없다고 생각하니 조금 슬프기도 해요.

그래도 봄이 어서왔음 좋겠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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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ison de Himiko

 

 

'무극' 보고 나와 얼굴에 빗금 백만개 그어진 우리들은

'메종 드 히미코' 를 보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졌었다.

난 그 마음이 마치 순두부 같아 계란넣고 부글부글 끓이고픈 생각이 들었었더랬다.

 

반드시 다시 보겠어 너무 좋아 메종 드 히미코!!

피키피키 피키!!!

 

-내가 좋아라 하는 친구 슉슉이의 감상문!

 

 

내 마음도 너무나 말랑말랑해졌더랬어.

우아한 히미코와 귀여운 루비. 멋쟁이 신사들과 예쁜 아가씨가 된 호소카와.

무엇보다 멋진 뒷태를 자랑하시던 그 덕분에 매우 므흣.

 

 

 

우아한, 히미코 상.

 




 



 

이제 별로 기억나지 않고, 히미코가 너무나 우아하고 멋져서 반해버렸다라는 것 정도만 생각난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루비의 피키피키피키~

 

 

조금 어이없지만 난 이 군무신 너무 좋아했다.

눈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입으로는 하하하 웃는,

이상한 작태를 보이며 관람한 장면.

 

가장 맘에 들었던 최고의 대사는,

히미코의 '질문이 서툴구나.' 였다.

그 한 마디에 나는 그만....

 

사람을 웃기고 울리고, 심지어 마음을 순두부처럼 만들어버리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닐 것이다.

그의 영화는 어쩐지 이제 믿고 봐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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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큰, 햇살이 따뜻한, 더 좋아질,

schua님의 [출근] 에 관련된 글.



졸업하고 한 동안, 내 책상이 있는 공간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었다.
내가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실 두 개였다.
내 책상이 있는 곳, 그리고 아침 일찍 나가지 않는 곳.
나는 아침 일찍 나가지 않지만, 내 책상은 없는 곳에서 일한다. 아니, 사실 그 공간이 내 직장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내 책상이 없다는 건 내가 소속된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할 때도 많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건, 난 정말 아침에 일찍 못 일어난다는 것이고, 여전히 약속시간엔 5분 이상 꼭꼭 늦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니 난 이 일을 잘 선택한 게 분명하다.
누군가는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하고 겉멋만 들어서 말만 많은 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때론 나도 내가 하는 일들에 확신이 없지만,
그래도 일찍 나가지 않는 일이라 좋다.
내 책상이 일터엔 없지만, 내 방에 있는 이 녀석을 쓰면 된다.
부족함이 없구나. 하.하.하.

이제 스트레스도 받지 않을 거고, 설령 조금의 어택이 들어온다해도 청소 따위를 하며 풀거다.
더러운 웰빙 세상이지만, 폭식은 나도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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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내 홈페이지에 써 놓았던 글이다.

저 때도 나쁘지 않았는데, 지금은 심지어 내 책상과 내 컴퓨터가 있는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이야 말로 정말 부족함이 없는 시기인 것이지.

책상 앞에는 커다란 창이 있다.

내 양 팔을 쫙 펴도 모자랄 만큼 길고, 넓은 창.

커튼을 가리지 않으면 그 커다란 창으로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햇살이 들이친다.

따뜻하고, 환한. 빛.

 

나는 설렁설렁 인터넷을 하거나 모니터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프리뷰를 하거나,

혹은 라디오를 들으며 뒹굴거리기도 한다.

아직 책상이 내 것으로 완성되지 않았고,

그만큼 내가 내 작업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앞으로 조금씩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지.

햇살이 따땃해서 그냥 몇 자 끄적여봤다. 히히.

아,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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