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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4/13
    everything wa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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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03/27
    브로크백 마운틴 20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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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6/03/24
    관객을 만난 독립영화, mouse without 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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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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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라운 아이맥스의 세계. - 폴라 익스프레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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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5/10/28
    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Born into brothels:Calcutta's red light kids)(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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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5/10/14
    풍요의 땅
    새삼

everything was life...

지음님의 [[헤비 포켓]과 중력의 영] 에 관련된 글.

 

이번 여성영화제에선 두 번 밖에 상영관에 들어가지 못했다.

보고 싶던 쇼킹 패밀리는 매진이 되어버리고...

여하튼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본 영화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 모음집.

저게 왜 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되는 걸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것부터

매우 재미났던 것까지 무려 14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실은 처음에 상영된 베티 가 너무 짧아서 뒤에 것들이 오히려 길게 느껴져버렸다. ㅋ

 

제목은 아프리카 여성 할례를 다룬 '산다는 것은'이라는 영화의 원제목이다. 그냥 어감이 좋아서, 영화보다 기억에 남는다.

제목 번역으로 한 마디 하자면, 원제인 'listen' 을 '커밍 아웃'이라고 바꾼 건 정말 센스없었다는 느낌!

 

여하튼 지음님의 글에 헤비 포켓은 자세히 나와 있으니,

또 나의 느낌도 그러하였으니 ^^;; 패스~

 

재밌게 봤던 몇 개를 꼽자면, 강박증, 시티 파라다이스, 몬스터, 헤비 포켓, 커밍 아웃 정도.

아, 피난처도 나름 재미났어. ㅋ

 

강박증은 나 역시 클립하나에 목숨 걸듯이 살고 있으니 슬프고 재밌었고,

 

시티 파라다이스는  

요런 이미지들이 좋았고,

특히나 나는 물과 물고기들에 관한 건 이상하게도 참 좋더라.

 

몬스터는, 정말 귀여웠다. ㅋㅋ 누구나 할 법한 상상 (아닌가? 난 어렸을 때 동생이 괴물 같았다~ ㅋㅋ) 을 유쾌하게 그려내는 능력이 놀라웠다.

이런 어설퍼 보이는 그림으로 말이다. ^^

 

커밍 아웃은 엄마에게 커밍 아웃하는 딸과 엄마의 대화를 표현한 건데,

원제인 'listen' 이 제목으로 훨씬....흠...

대화라는 것이,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줬던 영화.

 

여하튼 대체로 재미났고,

유난히 남자친구와 손잡고 온 관람객이 많았던 영화라고 생각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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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20제

◆ 브로크백 마운틴 20제 ◇

01. Brokeback Mountain
02. 에니스 델마(ENNIS DEL MAR)
03. 잭 트위스트(JACK TWIST)
04. 첫만남, 첫인사
05. 20년
06. 양
07. 콩(Beans)
08. 하모니카
09. 1963년 여름
10. 재회
11. Kiss
12. 굿즈들(Goods)
13. 히스 레저, 제이크 질렌할
14. 가장 좋아하는 장면
15. 가장 좋아하는 대사
16. 피묻은 셔츠
17. 원작 소설
18. OST
19. 사랑하기, 기억하기
20. I'm swear─

 

하나씩 해 볼까.

출처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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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만난 독립영화, mouse without tail.

여기서 볼 수 있삼

 

1.

재미나다.

슬프기도 하다.

딱 하나 남은 삼양라면이나 바나나킥 박스 같은 거. 그리고 달려가 찍어야 하는 출근카드.

출근 카드를 보니 어제 친구들의 대화가 떠올랐다.

출근카드 시간이 2분 빠른데, 아침에 정말 치명적이라고 하더군. 아무리 추해보여도 달리고 달리는데 가차없이 지각.,.. 출근 카드 3분 느려서 좋았다던 친구는 이제 세콤으로 바뀌어서 빼도박도 못한다고..ㅋ

여하튼 우리 인생이 이리도 슬픈 것이다. 쳇.

 



2.

작년 겨울, 할머니들한테 미디어 교육 할 때,

한 차시 동안 컴퓨터 교육을 했었다.

할머니들의 무딘 손은 자그마한 아이콘 하나를 더블클릭하기 너무 어려웠다.

겨우겨우 움직이는 마우스 녀석을 아이콘 앞에다 가져다 놓으면,

두 번 누르는 순간(나름대로 빠르게 더블클릭) 어느새 화살표는 저 멀리에 가있는 거다.

 

그래서 나와 또 다른 강사 친구는

"이 거 이름이 마우슨데요, 영어로 쥐라는 뜻이거든요. 쥐 되게 빠르고 안 잡히잖아요. 이 안에 쥐가 들어서 그래요."

그랬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났다.

 

그리고 또 하나,

예전에 학교 다닐 때 학교 컴퓨터들은 대게 꼬져가지고

뭐 하나 클릭하면 도르륵도르륵 소리를 내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거 보고 선배랑 이 안에 사람들이 아주 중노동을 하고 있다고,

(왜 그런 컴퓨터들은 또 팬에서 한숨소리 같은 게 나온다.)

힘들어서 숨을 푹푹 쉬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까 미안하니까, 우리가 참고 기다려주자고 그랬었다.

어쩐지 지금 내 옆에 있는 마우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근데 이 녀석도 광마우스란 말이지...ㅋㅋ 화이트 칼라 노동자인가...

 

 3.

이걸 부천 판타스틱영화제에서 단편을 쫘아악 틀어주는 심야상영에서 봤었는데,

이거 앞앞에 영화가 대박으로 지루한 바람에 잠들어서 이것마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시 보니 좋군.

그 때 그 영화 저주할테다. 열나 졸리고 재미없던 30분짜리 단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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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그러니까... 역시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

작년 나의 최고의 영화였던 아무도 모른다에 대해서도 아직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좋아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말하기에 나의 내공이 부족한 탓인가보다.

 

왜 좋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보는 중에 절반 정도는 울고 있었던 것 같고

영화가 끝나도 울음을 멈추지 못해서 같이 본 친구는 미쳤냐고 물었고

 

그냥 그들이 이십년 넘게 지켜 온 사랑이 이십년 전의 추억이라 슬펐던 것 같다.

그냥 그게 그렇게 마음에 사무치게 아팠다.

 

기회가 되면 다시 보고 싶고,

다시 보고 나면 하고 싶었던 얘기에 대해 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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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ison de Himiko

 

 

'무극' 보고 나와 얼굴에 빗금 백만개 그어진 우리들은

'메종 드 히미코' 를 보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졌었다.

난 그 마음이 마치 순두부 같아 계란넣고 부글부글 끓이고픈 생각이 들었었더랬다.

 

반드시 다시 보겠어 너무 좋아 메종 드 히미코!!

피키피키 피키!!!

 

-내가 좋아라 하는 친구 슉슉이의 감상문!

 

 

내 마음도 너무나 말랑말랑해졌더랬어.

우아한 히미코와 귀여운 루비. 멋쟁이 신사들과 예쁜 아가씨가 된 호소카와.

무엇보다 멋진 뒷태를 자랑하시던 그 덕분에 매우 므흣.

 

 

 

우아한, 히미코 상.

 




 



 

이제 별로 기억나지 않고, 히미코가 너무나 우아하고 멋져서 반해버렸다라는 것 정도만 생각난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루비의 피키피키피키~

 

 

조금 어이없지만 난 이 군무신 너무 좋아했다.

눈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입으로는 하하하 웃는,

이상한 작태를 보이며 관람한 장면.

 

가장 맘에 들었던 최고의 대사는,

히미코의 '질문이 서툴구나.' 였다.

그 한 마디에 나는 그만....

 

사람을 웃기고 울리고, 심지어 마음을 순두부처럼 만들어버리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닐 것이다.

그의 영화는 어쩐지 이제 믿고 봐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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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아이맥스의 세계. - 폴라 익스프레스


 

폴라 익스프레스를 보고 질질 짰다던 한 친구는

작년부터 계속 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졸라댔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강요했다.;; 이런 영화는 꼭 봐줘야 한다나.

어찌하다보니 그 영화는 아이맥스로 재개봉을 했고,

그 아이는 도대체 이 영화를 왜 14000원이나 내고 봐야 하냐고 투덜대는 친구들을 이끌고 온갖 욕을 먹어가며 끝끝내 이 영화를 보여주고 말았다.

크리스마스도 아닌데다가 더이상 이런류의 감동휴먼스토리 애니메이션이 재미없어진 나는 계속 궁시렁거렸지만,

어쨌든 굉장하긴 했다. 가죽옷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때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영화 속의 지겨운 진리는 아이들에게 산타를 믿게 했을 지 모르겠지만 성격이 삐뚤어먹은 나같은 덜 큰 아이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일으켰다. 보이지 않는 지배계급의 압박 같은 거? ㅋㅋ

 

 



날 놀라게 한 건 바로 아이맥스 영화관이었다.

오오오 정말 기차가 내 코 앞에서 슨다!!

부끄럽게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이다, 부딪힐까봐. ㅋㅋ


 

촌년처럼 오오오- 를 연발하며 영화를 봤는데,

보고 나니까 좀 어지러웠다.

사이드에 앉아있어서 그런지 좀 화면이 겹쳐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신기한 경험!

 

+) 이거 보면서 내가 다 오금이 저렸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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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Brothers


 

정말 귀여웠어. 호랑이들. 우리 또또를 연상시키는 귀염둥이들.

나는 잠깐 울고, 호랑이들에 계속 감탄하고, 영화 속의 편견들에 몸서리쳤지만,

그래도 영화가 끝나고 기억나는 건 사랑스런 호랑이들이었으니, 나에겐 성공한 영화.

 

태어나서 처음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베어였다.

꿀 덩어리를 잡고 죽어가는 엄마 곰과 그를 지켜보던 새끼 곰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헐리웃식으로 동물에게 영어 나레이션 따위 시키지 않아도,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해 낸다는 건, 굉장한 거니까.

 

그래도 백인들의 이상한 지배 논리와 동물 우위에 인간이 있다는 논리는 버거웠어.




날 울렸던 장면

 

 


겁이 많은 건 정말 또또 같았어.

 

 


꺄아~ 너무너무 귀여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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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판타지 영화, 그리고 일상의 판타지.

최근에 본 영화들은 많은데,

또 이렇게 저렇게 써 놓고 싶은 얘기들도 많은데.

제대로 정리를 못했다.

어디 글을 하나 써 줘야 하는데 너무 늦어서 부랴부랴 한밤중에 썼다.

좀 더 재미나게 쓰고 싶었는데... 아 요즘은 벽에 너무 빨리 부딪친다.

 

 



겨울, 크리스마스, 연말. 이 맘때가 되면 티비 속에서는 갑자기 어려운 이웃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위한 성금 모으기가 진행된다. 좋은 일이고, 아름다운 손길임에는 분명하지만 언제나 이 시기에만 세상 속에 사랑이 가득한 걸 보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고, 따뜻한 손길도 언제나 내밀 수 있는 것일 텐데, 연말이 되면 다들 1년을 엉망으로 보낸 것을 반성하려는 것인지 모두들 착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이 갑자기 따뜻하게 변해버리는 것도 일종의 판타지가 아닐까.


쓸데없는 빈정거림으로 얘기를 시작한 건, 얼마 전에 보았던 두 편의 판타지 영화 때문이다. 판타지 영화는 겨울에 강세인 건지, 올 겨울만 해도 해리포터를 시작으로 나니아 연대기, 킹콩 등등 많은 판타지 영화들이 극장에 걸려있었다. 나는 그 중에 한 편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보게 됐다. 딱히 책을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영화를 재밌게 본 것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해리포터 시리즈는 매번 보게 됐다. 그리고 덧붙여 얘기하자면 이번에 나온 ‘불의 잔’은 내가 본 해리포터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로 재미난 영화였다.

또 한 편의 판타지 영화는 ‘아빠가 필요해’라는 독립 애니메이션이다. 길이도 10분 정도이고, 투박한 목소리가 등장하는, 해리포터에 비하면 아주 작은 영화였지만 나는 이 영화가 참 좋았다.

이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건, 어떤 것이 정말 ‘판타지’인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해리포터는 볼거리가 풍부한 영화였다. 두 시간이 넘도록 영화를 보면서도 그렇게 시간이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영화는 끊임없이 마법세계의 화려함을 보여주었다. 설명적이었던 지난 시리즈에 비해, 부쩍 커 버린 아이들은 미묘하게 심리를 드러낼 줄 알았다. 이야기는 풍부해졌고, 볼거리는 늘어났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서 뒷맛이 영 씁쓸했다. 상상 속에서 그려진 마법 세계에서조차 여성들은 현실 세상 속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법세계의 꽤나 큰 마법 겨루기대회의 3대 챔피언 중 유일한 여성인 플뢰르는, 몸에 딱 붙는 의상을 입고 고고하게 걸어다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자신조차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동생을 대신 구해준 해리포터, 혹은 친구인 론에게 키스로 보답을 해 줄 뿐이었다. 일상을 그린다는 드라마나, 환상의 세계를 엿보게 해 준다는 이 영화나, 여성에 대한 굳어진 생각은 그대로였다.

‘아빠가 필요해’는 오히려 그와 반대였다. ‘아빠가 필요해’의 주인공인 늑대는 미아자키 하야오의 영화 속에 나올법한 시골의 한 한적한 동네에서 글을 쓰는, 최근에 등단한 작가다. 그리고 어느 날, 처음보는 여자가 찾아와서는 당신이 아빠라며 6살 짜리 영희를 남겨두고, 멋진 주먹 한 방을 그에게 날리고 사라진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두 명의 여자가 더 찾아와 각각 토끼와 바다거북을 늑대에게 남기고, 역시 멋진 킥을 날리고 사라진다. 결국 늑대와 영희와 토끼와 바다거북, 그리고 늑대가 산에 올라가 잡아왔던,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사슴의 이상한 가족이 만들어지고, 늑대는 영희를 위해 예전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간다. ‘아빠가 필요해’는 잔잔한 일상을 그리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쩌면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이야기들을 보여줬다. 예쁜 여자의 공중 킥이나 채식 요리만 만들어주는 사슴, 그리고 색다른 형태의 가족까지. 이 영화를 보면서 판타지 영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엄청난 스케일에 멋진 볼거리들도 좋지만, 진정한 판타지라는 건, 이렇게 정말 다른 세상을 꿈꾸게 만들어주는 것 아닐까하고.


하나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해리포터를 보러 대한극장에 갔을 때의 일이었다. 같이 보기로 한 친구가 좀 늦어서 먼저 티켓을 끊고 기다리려고 매표소로 내려갔는데, 한쪽 구석에 예매 티켓을 찾는 무인 발권기가 몇 개 있었다. 그 쪽이 줄도 없고 한산하길래 그 앞으로 가서 티켓을 뽑고 있었다. 그 기계는 먼저 어느 사이트에서 예매를 했는지 선택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누르면 기계에서 지하철 티켓나오듯 영화표가 나오는 것이었다. 주민등록번호를 누르고 있는 중에 옆 기계에 한 노부부가 나타났다. -노부부 말고 더 멋진 표현이 있으면 좋겠다. 여하튼- 머리가 하얗게 세신 두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란히 서서는 그 기계에서 예매한 티켓을 찾으시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가 이것저것 살피시며 화면을 누르자 할머니는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주민등록번호를 틀리게 누르자, 늙으니 이 것도 잘 못하네, 하면서 호호 웃으시다가 열심히 번호 누르는 걸 도와주셨다. 난 그 광경이 너무 재미있어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더 날 놀라게 했던 건 기계가 뱉어낸 영화 티켓! 영화 제목은 바로 ‘해리포터와 불의 잔’ 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일상의 판타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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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카메라: 사창가에서 태어나(Born into brothels:Calcutta's red light kids)

아, 제목 한 번 길다.

 

간만에 나다 회원 시사 신청했는데, 덜컥 되는 바람에

술 먹고 싶은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는 대학로로 혼자 쭐레쭐레, 향했다.

사람 많을 줄 알았더니 객석이 많이 비어서 누구 한 명 데려올 걸 그랬나, 생각도 들고.

어쨌든 나는 늦은 밤, 스르륵 창가 커텐이 열리는 나다가 좋다.

그래서 자꾸 비싼 돈 내고 본전도 못 찾으면서 회원하고 그러나보다.

 

오늘 본 영화는 꿈꾸는 카메라:사창가에서 태어나 였다.

캘커타의 사창가에 사는 여자들, 그리고 그 곳에서 생활하는 꼬맹이들과 함께 한 다큐.

화면 속에 등장하는 한 명의 감독은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쥐어주고,

뷰파인더를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게 한다.

 

앞 줄에 있는 남자 꼬맹이의 표정이 너무 귀엽다. 결국 학교에 못 갔던 마닉 군.


영화는 아이들이 찍은 사진과 그들의 인터뷰, 그리고 '사진 선생님'인 감독과 아이들의 관계로 채워진다. 아이들을 도우려 애쓰는 그녀의 모습과 그녀의 도움을 기다리는 아이들. 사실 영화가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백인 여성에게- 그녀가 얼마나 진보적이고 마음이 열려있는 자인가에 대한 고민은 제쳐두고- 비춰진 아시아 인도의 가장 가난한 한 지역의 모습은 어쩐지 동정의 시선을 거둘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니까.

학교에 보내면 아이들은 그 곳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것, 그러기 위해 자신이 애써야 한다는 것. 무지 좋은 일인데, 나도 그렇게 도울 방법이 있다면 좋을텐데, 그런데 아이들은 그 안에서도 행복을 찾아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동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시선이 불편했었나보다.

이 영화의 최대의 힘은 아이들이 가진 캐릭터다.

감독 역시 그들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감독 스스로의 나레이션, 아이들 서로의 인터뷰, 그리고 아이들이 직접 찍은 사진.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아이는 맨 왼쪽에 있는 꼬마 여자아이. (헉, 그 새 이름을 까먹었다.. 푸치였나..이런..-_-;)

그녀는 가장 용감한 꼬마다. 남들이 뭐라든 길거리에서 자신이 찍고 싶은 사진을 찍고,

사진을 찍는다고 뭐라고 하면 '웃기시네'라고 응수한다! (멋쟁이!) 그럼 사람들은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크크. 그녀는 골목을 떠나 학교로 갈 때도 울지 않으며, 대신 자기를 그리워할 친구를 걱정해 준다.



 

아이들의 사진에는 가르쳐주는 '멋진 구도'보다 더 멋진 삶이 있었다.

 

수마트라가 찍은 고양이.

 

수마트라는 그런 얘기를 했다. 위의 사진 속의 여자 아이)

"나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가난하지만 행복해요. 산다는 것이 원래 슬프기도 힘들기도 한 거잖아요"(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충 이런 얘기..;;)

어찌보면 정말 맞는 이야기지만,

열 살 짜리 꼬맹이의 입에서 듣는 그 이야기는 슬펐다. 그 아이는 왜 그렇게 세상을 빨리 알게 돼 버린 걸까.

결국 그 아인, 고모의 반대로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택시를 타고 떠나는 길, 가장 많이 울었던 것도 그녀였는데..

 

 

어쨌든 보는 내내, 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고, 아니 적어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리고 그들이 갖고 싶어하는 그런 다큐멘터리를.

아직 멀었고 나는 지금 엉망이지만 간만에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서,

그래서 고마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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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땅

land of plenty.

작년에 부산 영화제에서 '풍요의 땅'이라는 제목으로 봤던 영화.

첨엔 같은 영화인 줄 모르다가, 음악을 듣고 알았다.

 

 

밤차를 타고, 새벽에 부산에 도착해서 아침 일찍부터 봤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졸렸었던 기억.

근데 정말 음악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OST 나오면 사야겠다 했는데

이제야 나왔다.

결국 그래서 사버렸지.

듣기 싫어 넘겨버리는 트랙이 없는, 간만에 건진 멋진 씨디.

 

작년에 남겨 놓은 메모

"음악이 좋다. 하지만 늘 치료자나 메시아의 역할을 하는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소녀는 좀 뻔하기도 하고. 그래도 매력적인 인물이긴 해. 분위기가 약간 교훈적이라 거슬렸다. 특히 마지막 'truth is someday'라는 마지막 커.다.란 자막. 얼핏얼핏 눈물이 나기도 했지만"

 

 



♪  the letters - leonard cohen♪

이 노래가 요즘 제일 좋다. 근데 영화 어디에 나왔는지 도대체 기억 안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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