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화가 무엇인지, 금융세계화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뜬구름 잡듯 단어를 사용해왔는데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된다. 나도 추상적인 개념에 강한 건 아닌가봐. 구체적인 숫자가 들어가야 이해하기가 쉬운데..

 

이자는 "소유자가 재생산과정의 외부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이 그 과정으로부터 독자화 되어 획득하는 잉여가치"(MEW 25, 390)이다. 이에 근거하여 맑스는 신용편에서 생산과정 밖에서 진행되는 잉여가치, 곧 이윤의 재분배에 대하여 수탈(Expropriation) 개념을 사용한다. 수탈은 "자본의 집중(Zentralisation)"을 뜻하며 "직접적 생산자들로부터 중소 자본가까지도" 수탈의 범위에 포괄된다. 자본이 소수의 수중에 집중되는 수탈은 연합된 생산자에 의한 '사회적 소유'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자본주의적 체제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소수에 의한 사회적 소유의 전유(Aneignung des gesellschaftlichen Eigentums)로서 나타난다."(MEW 25, 456)  / 금민. 신자유주의적 수탈경제

 

착취가 직접적 생산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금융화를 통한 수탈은 착취가 전사회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화에 수반되는 기업의 인수/합병(자본의 집중)을 통해 그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몫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변화를 통해 전체 노동자의 몫 중 일부를 갈취해간다. 그리하여 '강탈(dispossession)에 의한 축적'이다.

 

내가 언급하고 있는 (노동력의)배가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구 소비에트 연방이 시장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결과, 세계 경제에서 증가된 사람 수이다. [...] Penn World Table의 수치를 사용하면, 중국과 인도 그리고 구소비에트 진영의 세계 경제로의 진입은 세계적 차원의 자본/노동 비율을 정확히 55%~60%만큼 낮추었다고 추정된다. 자본/노동 비율은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임금과 자본에 대한 보상을 결정하는 중요인자이다. 각각의 노동자들이 갖는 자본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들의 생산성과 임금은 점점 높아진다. 세계적 차원의 자본/노동 비율의 감소는 시장에서의 힘의 균형을 자본 쪽으로 이동 시킨다.이것은 그 자본과 일하기 위해 더 많은 노동자들이 경쟁하기 때문이다.  / 리차드 프리먼, 중국과 인도 그리고 전세계적 노동력의 증가

 

비자본주의적 부분에 대한 원시적 축적도 대대적인 규모에서 진행되었다. 중국과 인도의 세계시장으로의 편입, 소동구권의 붕괴와 자본주의화는 과거의 식민지배에 의한 자본주의화의 규모 보다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은 영역을 자본주의 내부화했다. / 금민, 신자유주의적 수탈경제

 

이윤율의 저하에 따라 실물생산 투입되지 못한 자본의 과잉은 인구의 과잉과 결합해 강탈(수탈)을 도모한다. 그 두 과잉은 필연적으로 '배제'를 수반한다. 배제를 이용한 강탈은 금융화의 중요한 속성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진행되는 동안 자본은 인구의 과잉 정도를 확대/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중국을 새로운 경제 모델로 추측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자본주의의 동학에 맹목이기 때문이다.

 

국가적 성공의 사례들은 지역적 및 지구적 수준에서 자본주의가 보여주는 동학 및 모순들과 분리해서 이해될 수 없다. 자본주의의 불균등발전과 위기를 전제할 때, 모델 국가를 생각하는 것은 곧 하나의 성공적인 사례에서 또 다른 사례를 찾아 헤매게 만드는 것이다. /마틴 하트 랜즈버그, 중국과 사회주의

 

 

 

현재의 금융화가 대부자본이 아닌 가공자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서, 그 가공자본의 이윤이 노동 바깥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금융화는 직접적 생산관계를 넘어, 국경을 넘어 생산된 재화의 강탈을 자유롭게 하고, 동시에 그 재화가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더욱 은폐한다. 자본 스스로도 알수 없도록.

금융화에 맞선다는 것은 사회운동이 될 수 밖에 없다. 노동자운동이 사회운동과 결합하지 못한다면 전망은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