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만 엄청 듣다, 오늘에서야 봤다.

간 DVD방 프로젝터가 그리 좋지 않아서, 화면 군데군데 얼룩도 있고 색도 고르지 못했다.

 

그 감정들이 이해는 되면서, 공감하지는 못했다.

마음이 너무 메말라 있는 듯.

 

보면서, 만추는 비포 선 라이즈 오마쥬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군데군데 겹치는 장면이 많네.

 

짧지만,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는 장면

멀리 지나가는 사람의 대화를 꾸며내는 장면

만추의 시애틀이 칙칙했다는 것을 빼면 상황들은 비슷하다.

 

이 영화 짧은 테이크가 5분씩은 되는 것 같다. 대단하다. 영화 찍으면서 정분 안나는게 이상할 듯.

 

여행에 대한 로망은,

이렇게 갓 태어난 것처럼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겠어?

서로 계산할 게 없으니까, 그런 만남이 가능한 것 같다. 헤어짐이 전제된 만남이니까. 

 

만추와 비교하면, 난 만추가 더 좋았는데,

하룻밤일지언정 아름다울 수 만은 없으니까.

그리고, 난 외형이 서양사람이면 거기에 몰입을 잘 못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