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춘향전 사설

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20/03/03
    20241213_주해(註解) 김세종제 춘향가
    돌민

20241213_주해(註解) 김세종제 춘향가

 반간진수(半間眞水, 반쯤의 진 국물) : 반간지술. 반간자(가늘고 얇은) 숟가락. 참고로, ‘간지숟가락’은 ‘간자숟가락(곱고 두껍게 만든 숟가락)’의 제주 방언. 제주 지역에서는 ‘지숟가락’으로도 적는다.

 「백성환 창본 춘향가」에서 “강응 ᄇᆡᆨ청을 쥬루류 부어 은동걸 반간지로 씰랑 저바리고”(김진영·김현주 외 편, 『춘향전 전집』 1, 박이정출판사, 1997, 197쪽)로, 「원문 춘향전」에서는 “강능(江陵) 빅청(白淸)을 두루 부어 은(銀)수졔 반간지[반-숟가락]로 불근 점(點)”(심경호 옮김, 『춘향가·춘향전』, 문학동네, 2022, 298쪽)으로 이 부분을 쓰고 있다.

 

석민 편, "주해(註解) 김세종제 춘향가", 부크크, 2024, 82~83쪽, 각주 695번 등 참고. 

 

------

 

[아니리]

“도련님은 어찌 불길(不吉)하게 사후(死後) 말씀만 허시나이까?” “오 그럼 우리 정담(情談)도 허고 우리 업고도 한번 놀아 보자.”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한번 놀아 보는디,

 

[중중모리]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이이 이 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아마)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위 봉지, 위 꼭지) 떼뜨리고, 강릉 백청(白淸, 빛깔이 희고 품질이 좋은 꿀)을 따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움푹 떠 반간진수[반간지술, 가늘고 얇은 숟가락]로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려느냐? 앵도(櫻桃/鶯桃/鸎桃)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橘餠, 귤을 잘라 설탕이나 꿀에 졸인 귤), 사탕의 혜화당(醯化糖, 엿)을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 지루지(기르지) 허니 외가지 단 참외 먹으려느냐?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 스는 디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뒤태(態)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態)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가벼워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이 무거워서 어찌 업는단 말씀이오?” “얘야. 내가 널다려 날 무겁게 업어 달라더냐? 내 양팔만 네 어깨 우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 다니면 그 속에 천지(天地) 우락(憂樂) 장막(帳幕)이 다 들었느니라[그 속이 천지위낭장만물(天地爲囊藏萬物, 하늘과 땅이 주머니처럼 모든 사물을 담다) 속이니라].” 춘향이가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파겁(破怯)이 되어 마구 낭군(郎君) 자(字)로 업고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 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芍藥)의 모란화 탐화봉접(探花蜂蝶)이 좋을시고. 소상(瀟湘) 동정(洞庭) 칠백(七百) 리(里)(대단히 광활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일생(一生) 보아도 좋을 ‘호(好)’로구나.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有情)허니 ‘정(情)’ 자(字)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澹澹長江水, 장강의 맑디맑은 물줄기, 위승경의 '남행별제') 유유원객정(悠悠遠客情,  먼 나그네의 아득한 마음), 하교불상송(河橋不相送, 황허의 다리로 나가 보내지 못하지만, 송지문의 '별두심언') 허니 강수(江樹, 강가의 나무들이)의 원함정(遠含情, 멀리까지 내 마음 전해주리), 송군남포불승정(送君南浦不勝情,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려니 나의 정 가눌 기링 없구나, 무원형의 '악저송우'), 무인불견송아정(無人不見送我情, 나를 보내는 정을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하남[河洛, 중국의 황허강 중하류 지역]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亭), 삼태육경(三台六卿)의 백관(百官) 조정(朝庭), 주어 인정(人情) 복 없어 방정, 일정실정을 논정(論情) 허면, 네 마음 일편단정(一片丹情), 내 마음 원형이정(元亨利貞), 양인(兩人) 심정(心情)이 탁정(託情)타가 만일 파정(破精)이 되거드면 복통(腹痛) 절정 걱정되니, 진정(眞情)으로 완정(玩情) 허잔 그 ‘정’ 자 노래라.”

 

------

 

 공공 도서관은 희망 도서 신청이 안 되겠지만, 혹시 대학 도서관에 가능하시다면 희망 도서 신청을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돌민 올림

 

https://bookk.co.kr/bookStore/674d6bb26c54c4dd9621686c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문

 

 이 책은 김세종 - 김찬업 - 정응민 - 성우향으로 이어진 춘향가(春香歌)를 주해(註解)한 것이다. 이 책의 주해는, 『춘향전 전집』 1~17권(김진영·김현주 외 편저, 박이정출판사, 1997~2004)에서 150여 년 전부터의 사설을 두루 발췌독 하며 그 문맥에 기초해서 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100여 년 전 유성기 음반의 복각 녹음에 실증적으로 기초하기도 했다. 끝으로, 중국철학서전자화계획 누리집(ctext.org)과 한국 고전종합 DB 누리집(db.itkc.or.kr)과 각종 백과사전과 어학 사전 등에서 총체적으로 용례를 검증하기도 했다. 물론, 사설 자체는 성우향의 ‘창본(소리책)’과 녹음과 영상에 기초했다. 특히, 『성우향이 전하는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허성도 대표 집필, 고우회 편, 희성출판사, 1987)에 기댔다.

 벗의 우정에 대해, 손태도 교수님의 가르침에 대해, 대학 동아리 시절 배일동 선생님과 원진주 박사님의 가르침에 대해, 『당시별재집』 1~6권(심덕잠 엮음, 서성 옮김, 소명출판, 2013)과 『조선 사람이 좋아한 당시』(이종묵 평역, 민음사, 2022)와 『춘향가 심청가 소리책』(배연형 엮음, 동국대학교출판부, 2008)과 『춘향전·춘향가』(심경호 옮김, 문학동네, 2022) 등의 논저에 대해 감사한 마음뿐이다. 보석함에 담아만 놓고 수강을 완료하지 못한 고전번역교육원의 비대면 방학 특강과 유튜브 ‘조동일 문화대학’의 창조주권론 강의에는, 미리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초고를 집필해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김경아 편저, 범우사, 2019년 7월·10월)라는 책에 무상으로 제공했었으나, 대폭 개고해 이 책으로 냄을 밝힌다. 끝으로, 참고 문헌을 각주로 대신한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2024년 12월 2일 월요일에 인천시 동구 화도진 도서관에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