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윤동주] 돌아와 보는 밤

돌아와 보는 밤

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_____

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 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가옵니다.

 

 

빨래를 널며 바람에 물기가 느껴지길래, 설마 비가 오지는 않겠지...
왠지 비가 올 것 같았는데, 그냥 집을 나섰다.(나이 먹을 수록 아버지가 그랬던 것 처럼, 감각으로 아는 일기예보가 점점 더 정확해진다.)
공부방에 갔다가 끝날 때 즈음..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짐을 잔뜩 들고 비를 맞으며 한참을 걷고, 한참을 타고 집에 왔다.
시를 뒤적뒤적...윤동주의 시가 꼭 오늘의 나 같다.

(2004. 11. 1)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