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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화] 자고 새면

자고 새면

---벗이여 나는 이즈음 자꾸만 하나의 운명이란 것을 생각하고 있다.

자고 새면
이변을 꿈꾸면서
나는 어느 날이나
무사하기를 바랬다.

행복되려는 마음이
나를 여러차례
죽음에서 구해준 은혜를
잊지 않지만
행복도 즐거움도
무사한 그날 그날 가운데
찾아지지 아니할 때
나의 생활은 꽃진 장미넝쿨이었다.

푸른 잎을 즐기기엔
나의 나이가 너무 어리고
마른 가지를 사랑하기엔
더구나 마음이 앳띠어

그만 이젠
살려고 무사하려던 생각이
믿기 어려워 한이 되어
몸과 마음이 상할
자리를 비어주는 운명이 애인처럼 그립다.

(1939.2 詩. 임화)


월북예술가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데..본문에 삽입된 시를 읽다가..원본을 다시 찾아보았다..전체를 읽으면서..한문구 한문구가 꼭 내얘기 하고 있어서..임화가 이시를 썼을 때 내 나이 또래였나 싶었다..
놀란 것..연보를 보니..32살 2월달...내나이와 동갑에..2월이라..이 무슨 우연인가...반갑고나...오래전..그때도..지금보다..더 파란만장한 그날들 속에서도...비슷한 느낌으로..하루하루를 보냈을 임화..당신이 반갑다..
(200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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