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활동이 끝났다

from monologue 2012/02/29 23:58

작년, 올 해 아주 단기로 단체 상근활동을 했다. 

 

생협에 있은 1년간은 음....뭐랄까. 

 

문제제기할 통로조차 봉쇄되는 것 같은, 

답답함이 있었다. 

말이 조합원 상담이지 이건 뭐, 콜센터 상담일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

참 힘들었다. 수화기를 드는 것조차 힘들어 지인에게 전화도 잘 하지 않던 나였는데....

동료들 사이에 쌓은 애정은 그 어느 곳보다 깊었던 것 같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을 하다보니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읽는 폭도 넓어지게 되고,

한 치도 실수를 하면 안 되는 일들이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최대한 긴장을 빼기 위해 서로서로가 노력했던 것 같다. 

웃음, 화, 눈물, 그렇게 켜켜이 쌓이는 일상들...... 그럭저럭 1년을 보냈다. 

 

여노에 있었던 5개월....아.....

어떤 활동을 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특별히 한 게 없다.

내가 알게 된 것은 

법률의 중요성, 이상이나 가치보다 현실에서의 대응이 우선이라

막대를 구부리다 못해 '끊어야' 했던 불편한 진실....이 때로는 통용될 때도 있다는 것.

그 때는 부조리한 현실에 안주하려는 사람들이 싫었다. 

 

NGA에서의 6개월

역시 특별히 한 게 없다. 

좋은 사람들, 더 오랜 시간 함께 활동했다면 나도 좀 달라져 있었을텐데

잡히지 않는 개념과 씨름하느라 정신적으로는 지쳐 있었던 듯.

현실에서의 대응보다,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이란. 걸 연구자들과 함께 해야 했는데

아....관성에 젖어 있는 내가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나보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들이었다. 자기 확신이 없는 채 계속 활동을 끌고 가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도 컸다.

보다 총체적인 시각을 요구하는 활동, 익숙지 않은 언어들....나에게는 버거웠다. 

 

솔직히 아이 문제로 쉰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점점 지쳐 있었다. 

이건 내가 보기에도 운동다운 운동이 아닌, 갈수록 시간 개념도 엉망이고 

나를 타이트하게 조이면서 하는 활동들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박, 도 크게 작용했던 듯.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활동을 정리하는 나는 무어냐, 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그럼에도.....

모든 공간에서 얻은 것들이 많았다. 

 

여하간 더 구체적인 미래와 전망들을 그릴 때까지,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이 황무지 같은 뇌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초심이 잘 유지되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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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9 23:58 2012/02/2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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