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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를 보고

대학 1학년 때 광주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는 광주 학살이라고 했었다.

나중에 사진도 보고 영상자료도 어찌어찌 볼 수 있었다.

조금 시절이 좋아졌나... 망월동묘역에 참배도 가고...

2000년 광주항쟁 기념일이 국가 기념일 되고는

사실 광주를 마음속에 묻었다. 5.18 때도 혼자 음악이나 들으며 생각하고...

 

영화 화려한 휴가...

여기저기서 관련 글들을 먼저 접했다.

사실 난 너무 난리치는 유명한 영화는 잘 안보는 편이라... 극장도 잘 안가고...

꼭 보고 싶은 영화만 아껴서 골라 보는데

이 영화는 만들어진다는 이야기 들었을 때 부터

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고민스러웠다.

볼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펑펑 울거 같은데 좀 민망할것도 같고...

작정을 하고 봐야할 것 같은 생각에 계속 생각만 하고 있던 차에

마침 기회가 왔다. 민예총에서 특별시사회를 한다고...

기양 일단 가보자...

 

초반에 나오는 평온한 광주가 평온한 느낌으로 다가오질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에 조마조마했다

항쟁을 묘사한 장면에서는 계속 사진과 비디오 장면들이 교차했다.

몸에 전율이 오면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고 마구 흐느꼈다.

그런데... 아마 이게 감독의 의도였다면 성공이겠지만 -

드라마적 장면만 나오면 한 발짝 물러서졌다.

사실의 힘을 극적 요소가 뛰어넘지 못한다고 할까...

극적 구성이나 뭐 이런거는 별로 남지 않았다.

마지막 선무방송 멘트... (원래는 없었던 거지만...)

'광주 시민 여러분,저희를 잊지 말아주세요'

 

이런 사실이 진짜 있었냐고 묻는 20대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냐고... 믿기지 않는다는...

얼마나 세월이 흘렀다고,

이렇게 희미해져가도 되는건가? 고작 27년이 지났을 뿐인데...

그리고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는데...

학살의 주범, 살인마들과 같은 하늘아래 숨쉬고 살면서 말이다.

 

5.18 주간 때 말고... 한 번 광주 망월동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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