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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글을 쓴다는 것은...

연초부터 레디앙에 노래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담당자의 전화를 받고 일단 부담이 먼저 앞섰다.

노래이야기 연재를 기획하면서 알아보다가 박 모씨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전화를 하게 되었다는데

사실 마땅히 넘겨줄 다른 누군가가 떠오르질 않는다.

예전에도 인터넷 방송을 한 2년 넘게 진행했는데 그 때도 두주에 한 번 올리는 거였다.

처음에는 쉽게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나름대로 구성을 했는데,

주제를 찾고 그것을 이야기로 엮는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두주에 한 번 올리는 건 그야말로 나에겐 엄청난 노가다였다.

그리곤 2년 반 가량을 허덕거리다 도저히 더이상의 여력이 없어 끝내버렸다.

그 땐 90% 정도는 내 기억속의 것들을 기록한다는 의무감으로 시작했는데도 그랬다.

이미 한 번 경험을 하지라 더더욱 자신이 없어 계속 고사하며 여러가지 우려의 말을 붙였다.

근데... 많은 부분을 담당자가 해결해 주겠다고 하고,

뭐 꼭 간격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핑계댈 말이 마땅치 않아 수락을 했다.

그리곤 2월부터 연재를 시작했다.

역시... 우려했던 대로 두주는 정말 빨리 돌아왔다.

헐...

근데 문제는 그 이상이었다.

자유롭게 주제를 잡고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가

노래운동사를 정리할 때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거나 논리적인 부분으로 접근을 했던 반면

이번에는 노래에 얽힌 이야기와 시대 상황,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편하게 풀다보니

꺼내고 싶지 않은 어지러운 기억들이 혼란스럽게 뒤엉키기 시작했다.

굳이 그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도 그 시절의 개인사와 감정들이 꿈틀대며 기어나왔다.

애써 저 밑바닥에 꼭꼭 눌러놓았던 감정들이 한놈 머리를 쳐들더니

마치 칡뿌리 엉킨듯 줄줄이 끌려 나오기 시작했다.

빨리 다시 꽁꽁 싸매 놓으려 하는데, 머리의 의지와는 달리 감정은 나도 모르게 기억을 붙잡고 있었다.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하고, 꿈도 꾸고, 잠을 설치기도 하고,

한동안 그 기억을 붙잡고 자학을 하고 만다.

언젠가는 다 풀어내리라 마음을 먹고, 어떨 때는 연습도 해보곤 하지만

역시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야기는 풀어내 보기도 했다. 그러곤 어쩌면 좀 가벼워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그랬나?

 

어쨌든 이 연재는 연말까지 계속될 거니까

좋든 싫든 이렇게 한 번 부딪혀 보는 수밖에 없다.

이 끝이 어떤 결말이 날지는 아무것도 상상할 수 없다.

그래도... 이렇게 뭔가를 끄집어 낼 기회를 또 만들기는 쉽지 않기에...

그리고, 또 이미 시작은 되어 버렸기에...

이판 사판... 가는데까지 가보는거다.

힘내자... 힘.... 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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