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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우리, 사람되기는 힘들지만 괴물은 되지 말자”
홍상수의 영화, <생활의 발견>에 나오는 대사이다.

 

오늘 거울을 보았는데, 아무리 웃어보아도 나는 어느 순간인가, 괴물이 되어 있었다. 뚱뚱한 괴물이든, 인상더러운 괴물이든 간에. 나는 점점 괴물이 되어간다. 어떻게든 현실의 이 마법을 벗어나야 하는데, 점점 나는 괴물들과 만나면서 괴물이 되고 괴물과 인간의 차이를 못느끼겠다.

 

인간으로 살아남듯, 괴물으로 살아있든 간에 제일 중요한 차이는 인간은 언젠가 자신의 운명으로 장렬하게 결정짓고 이 세계를 떠나지만, 괴물은 누군가의 손에 처절하게 쓰러져 죽어간다.

 

내공이 필요하다. 인간이 되기 위한 내공이 필요하다. 내 나이 서른 살에 서른 밖에 안되는 정신연령을 가진다는 것은 결국 그 만큼의 인생과 세계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뛰어 넘어야 하고, 넘어서야 한다. 분발하자. 내게 익숙한 모든 것을 버릴 때가 된 거 같다.

 

2005.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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