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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냉정한 엄마.그리고 못된 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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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본능..그거 사실 아닌거 같다.

사회과학적 진실뭐 이런거 다 떠나서 나만봐도.

 

난 냉정한 엄마다.

내가 너무 중요해서 아들보다 내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나도 아침에 쭌이 밥먹이려고 애쓴다.

여섯살되서 저 혼자 밥먹기로 약속했는데.어느 순가 무의식적으로 밥 떠먹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쭌이가. "엄마 왜 밥 먹여줘요. 혼자먹기로 했잖아요."한다. 물론 지 혼자 먹을 의사도 없으면서.

근데 내가 왜 밥을 떠먹이나 생각해보면.

밥먹는게 느리 넘이. 게다가 많이 도 먹는 넘이.어린이집에 가면 제대로 못먹을 것이 분명하기에 아침이라도 든든이 먹여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리고 그 행동에는 같이사는 친정엄마 눈치보기도 있다.

사실은  바쁜 아침시간에 삼십분씩 늘어져서 밥먹는 꼴을 못보겠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은 경우, 내가 아이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경우가 그렇다.

아이를 '위한' 마음과 내 생각을 '관철'시키려는 경우, 나의 불편을 줄이려는 이유가 공존한다.

그래서 뭐가 진실인지 나 조차도 헷갈릴때가 많다.

 

난 나쁜 딸이다.

칠순이 너머 팔순이 다되어가는 엄마한테 뻑하면 신경질이다.

나가면 성격좋다는 얘기도 듣곤 하는데 엄마한테는 그게 안된다.

왜그러는지 잘모르겠는데.. 엄마가 내 얘기를 두번만 연속해서 못알아들으면 짜증이 난다.

그래도 엄마는 그 짜증을 잘도 받아낸다.

어느 순간.

왜 나한테 신경질내냐? 고 반항할 때가 있긴 하지만.-그럴땐 진짜 뻘쭘하다. 이유를 댈 수 없으니까..

 

우리 쭌이도 그런다.

가끔 지 할머니한테 하는 꼴을 보면. 민망하다. 내가 하는 꼴을 보고 배운듯 싶어서.

 

하루는 할머니가 쭌이에게 넌 왜 할머니한테만 그렇게 화내냐 ? 하고 물으니까

쭌이 말한다. "할머니는 나한테 화 안내잖아"

허걱.

 

냉정하고 논리적인 지 애미는

합당하지 않은 화에 대해서는 받아주지 않았었다.

그래서 쭌이는 화를 잘 참는다. 나중에 병될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로.

 

가끔은 쭌이에게 외할머니가 있어서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모성의 신화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외할머니가 냉정한 엄마가 채워주지 못하는 구석들을 채워주고 있으니까. 근데 그렇게 살아온 우리 엄마가 행복했는지 어떤지는 안물어봤다.

 

애 키우는 일은 정말 어렵다. 어떻게 해도 정답은 없으니까.

그래서 내가 찾아낸 내 마음을 위로하는 말은 이거다. "다 지복이지"

 

'아이는 길을 묻는 손님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있다.

부모의 역할은 그저 내게 길을 묻는 이에게 친절히 길을 알려주는 것이라는 메시지의.

그래서 과도한 책임감과 아이에 대한 소유의식을 좀 버려야 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나 늘 망설이고 헷갈린다. 부모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서는...

 

오늘밤 우리 쭌이가 잠들면서 한마디 한다.

"엄마 늦게까지 컴퓨터 하지 말고 자세요" 크으..역할이 전도된것 같은 모자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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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4 01:33 2005/01/24 01:33

2 Comments (+add yours?)

  1. 미류 2005/01/25 11:36

    저도 엄마랑 같이 살 때는 툭하면 짜증을 부리곤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왜 그랬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왜 그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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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sj 2005/01/26 01:13

    미류님 저도 잘모르겠는데요.추측컨데 엄마와 나의 분리가 잘 안되는거 같아요. 개인으로 말이죠. 그래서 나한테 화내듯이 편리한 대상으로 엄마를 선택했던거 같아요. 쫌 치사하게 난 우리아들한테 샌드백 사주고 화나면 그거 치라고 했어요. 나한테는 하지말라는 거죠..좀 치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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