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4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7/26
    미사 예고편 모음
    Yoon Hee
  2. 2005/07/26
    plantet telex
    Yoon Hee
  3. 2005/07/22
    To bread
    Yoon Hee
  4. 2005/07/21
    First Song
    Yoon Hee
  5. 2005/07/19
    철도청 직원
    Yoon Hee
  6. 2005/07/19
    산개
    Yoon Hee
  7. 2005/07/16
    0716
    Yoon Hee
  8. 2005/07/14
    질투하는 키르케
    Yoon Hee
  9. 2005/07/13
    0713
    Yoon Hee
  10. 2005/07/12
    0712
    Yoon Hee

미사 예고편 모음

 

 

<미안하다 사랑한다 명품 예고편>

 

 지섭씨. 사랑해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plantet telex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을 오늘도 열번 이상 들었다.

그리고 촬영을 delay할것인지에 대해서도.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영수증 첨부해오면 절반만 줄께.'

자. 저 나무는 내가 6살때 자두 씨앗을 뱉어서 자란 나무란다.

오! 저 씨앗을 뱉을때 엄마한테 존나 다구리당했어.

라는 분절화된 커뮤니케이션만 존재하는 정겨운의 시나리오.

겨운이는 촬영 이틀을 남겨두고 (행색은 한 한달간 줄담배만 핀 꼴이다.)

이번에도 역시 정겨운이는 도저히 이상태로는 찍을 수 없다며, 다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인천에사는 극작과 출신의 조연출은 멍해진 얼굴로 1호선 지하철을 타러 갔을테고

누나, 난 사는게 싫다 라고 말한 나의 신민재는

학교 밖 어느 구석에서 응. 누나 나 학교 아니다. 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새삼 놀랄 일도, 딱히 해줄 수 있는 말도 전혀 없다. 당연히.

마찬가지로 촬영 이틀을 남겨둔 채, 무뇌아가 된듯한 김영제 감독의

스탭 회의를 끝마치고 총총, 저 알바가 있어서요.

돌곶이 역으로 MC몽의 되도 않는 힙합을 들으며 한참을 걸어갔다.

이 새끼는 힙합에 대한 개념 좀 탑재해야 해.

 

작년 10월, 밤새도록 촬영불가와 촬영지속을

2시간마다, 알려주는 정겨운이에게 뒷골목으로 끌고가

다시, 이런 개념없는 짓을 하면 상대하지 않겠다라고 엄포를 놓고

또 창원의 5월. 렉카차를 몰던 부산 싸나이의 어깨라인에 반한

조연출 정겨운이에게 신민재 영화를 이딴식으로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밤마다 엄포를 놓았다.

 

창원의 5월, 정겨운이에게는 매사 진지하고 건전한 28살 아가씨의 엄포와 협박 따위

는 결코 자기 세계안으로 편입될 수 없는 어떤 성질의 것이었다.

28살 아가씨가 pd_4를 매만지며

'정겨운이, 내가 원하는것은 콘티에 대한 세부적 설명이 아니라. 다음 컷이 two-shot인지, 단독shot인지, 대사의 진행방향은 어느인지에 대한 간결한 설명이야'라고

소리지르며 인상을 찌뿌리고 있어도 정겨운이는 결코 굴하지 않는다.

오히려 밀짚모자에 반바지를 입고 수동카메라를 든 정겨운이는

'언니. 나좀 봐봐. 나 360도 팬한다~'라며 렉카차 위에서 자신의 몸을 360도로 돌린다.  

PL필터로 빛나는 하늘아래서 밀짚모자를 쓴 그녀.   

 

12월 230에서의 내부시사.

나는 지금 너랑 자고 싶다. 이 한마디를 표현하지 못하는 5명의 바보들 앞에서

정겨운이의 영화는 자신의 성적욕구를 대사로, 콘티로, 빛으로, 그리고 편집포인트로

가장 뛰어나게 표현했다.

엿같은 내부시사가 끝난뒤, 더럽게 맛없었던 동동주 한잔 앞에서

정겨운이를 뺀 모두는 에릭 로메르와 홍상수를 비교분석했던

자신들의 입을 오로지 저주했다.

에릭 로메르를 논하기에는,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못한다는 병신들이라는 것을.

하필이면 2학년 2학기 말에 알게 되었다니.

 

정겨운아. 너는 정말 현장에 강하고 연출이 어떤 표지션인지 잘 이해하고 있단다.

모든 스탭들이 너를 미워하고 있을때, 밤을 새어가며 단 한컷을 찍을 수 있는

그 강인함. 이라며 그녀에게 해줬던 내말은.  

언니, 너무 외로와요. 신민재는 너무 냉정해요. 라고 울먹이던 정겨운이에게.

 

스무명 가량의 전 스탭들이 연출의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그 끔찍함과

그 책임성. 약속에 대한 신실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는 나의 말은

정겨운의 세계에 편입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빠. 난 도대체 이 앵글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라며

9시간동안 단 한컷을 찍은. 정겨운이에게

덕소 주변의 한적한 동네거리를 소개시켜주고

돌곶이 역으로 향하던 나는 그렇다.

시나리오는 벌써 일주일째 멈춰있고, 나는 절대로 촬영일정을 미루지 않는다.

 

땀에 젖은 등, 어느새 길어버린 머리카락.

편의점에서 산 500원짜리 갈색 머리끈으로 묶는다.

내가 가는 곳은 어디쯤인지.

내 성실함에 결코 닿을 수 없는 정겨운이의 영화가 무사히 끝나길 바랬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To bread

 

Fly me to the moon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In other words, hold my hand
In other words, darling kiss me

Fill my heart with song
and Let me sing for ever more
You are all I long for all I worship and adore

 

In other words, please be true
In other words, I love you

 

bread의 블로그 방명록에는 Html이 작동하지 않는다.

bread의 주말은 배꽃 날리는 정독 도서관.

생일날 불러줄께. 꽤 비슷하다구.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First Song

새벽 1시 30분. 배트의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몇가지 소소한 내일의 약속들.

그러나 새벽을 넘어서 아침까지. 결국 오늘 밤도 커피와 커피에 담배와 담배에 의존한채

그렇게 지내야 할것 같다.

 

며칠동안 내 지나간 과거에 붙잡혀 참담하리만큼 불안한 정서에 휩싸인채.

눈을 뜨고 지내는 시간들은 어떤 맥락에도 속해있지 못했다.

 

서울역에서 쓰러져있는 노숙자를 몇번이나 뒤돌아보았다.

가슴이 울컥 쏟아지는 이 물리적 충돌이 쉴새없이 몰아치고

벌써 몇년의 세월이 거듭되었는지.

이미, 아름답고 참한 아가씨와 오랜 연애를 하고 있는 듯한

그 사람일리가 없었다.

 

헤미넴과 고봉, 짖궃게 내렸던 빗방울을 내 몸에 그대로 방치해둔 채

졸음을 참아가며 보았던 before sunset

기억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줄리델피의 어떤 대사일뿐이다.

 

그렇다. 나는 그렇게 의심치 않는다.

나와 헤어진 그들은 함께 추락하는 고통에서 벗어났다.

그들이 간절히 원했던 사소한 연애의 행복 안에서

정상적인 관계의 틀 내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었다.

그래, 그렇다. 오직 내가 이별을 말했기 때문에.

너희들의 삶이 행복해질 수 있었다.  

 

관계는 서로의 성숙을 자극하는 일이라고.

자신을 어떤주의자라고 호칭하는 일은 얼마나 가볍고 쉬운일인지.

강단 앞에 앉아, 런던테러와 팔레스타인 학살 수치를 비교하며

미국의 네오콘 정책을 수려한 미사여구를 덧붙여 논리적 보충 설명을한다.

 

내가 내 친구들에게 '사실은, 여성주의자' 라고 속삭이는 일은

얼마나 편리한 일인가.

내 앞에서 '너의 강한 남성성은 그녀들과 틀려. 넌 예외야' 라고

수줍게 친근함을 표현하는 수많은 남자들 앞에서

빙긋히 웃고만 있는 내 자신은 그렇게 다짐한다.

한 발자국, 아니 이 라인 밖으로 살짝 고개만 돌려도

상상할 수 조차 없는 폭력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당신이, 사랑했던 당신이 정서적인 폭력을 호소하는 순간,

나는 매일, 매 순간 그렇게 무릎을 꿇는다.

서로의 성숙을 돕는 일이, 매일 6번씩 통화하는 그것보다

결단코 우선하는 일이라고, 이것은 내 사랑의 방식.

당신에게 쏟아졌던, 내 미래를 저당잡혀 당신의 미래를

선을 긋고, 원을 만들어 수치화시키는 순간.

나는 그렇게 소멸, 분화, 사라져갔다.

 

지난 7개월동안,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건

사랑했던 당신이 아니라, 아직도 이 모든 상황을

낭만적 사랑으로 판단하고 있는.

철없이 소녀적 감수성을

버리지 못한 나 자신이라고.

 

삶이 고통이라면, 기어이 그것을 고통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내 이별이 너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줄것이라고.

나와 함께 추락하지 않게 된것을.

누구도, 어떤것도, 수많은 방식도

나는 필요치 않다. 섣부른 위로는 연대가 아니라 자기애. 그것에 불과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철도청 직원

철도청 직원은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다 그런것은 아닙니다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경우는 주로 기술직 계열로써 기차가 운행을 정지한후에
각종 설비를 점검해야 하기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차량정비, 토목, 궤도, 기계설비, 신호, 전기, 통신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교대근무를 해야 하며 매표창구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밤늦게 표를
팔고 또 새벽에 다시 표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교대근무를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관사도 마찬가지구요.

그런데 그 외에 사무직 계열, 즉 기획부서, 지원부서, 예산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들은 굳이 교대근무를 할필요가 없겠지요.

그리고 급여는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대체로 대기업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퇴직후 받는 혜택은 예전에는 공무원신분으로써 퇴직연금이 공무원연금과 같이
나왔습니다. 공무원연금은 일반회사에 비해 액수가 많고 죽을때까지 나오는 연금
이거든요.

하지만 이젠 공사화가 되어서 이미 공무원연금을 받을 경력이 된 나이많은 사람들
을 제외한 직원들은 공무원연금이 나오지 않고 일회성 퇴직금만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산개

산ː개 (散開) [명사] [되다형 자동사] 1. [하다형 자동사] 흩어져 벌림. 소개(疏開). 2. [하다형 타동사] 전투에서, 적의 포화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밀집하고 있던 병사들이 각기 일정한 거리를 두고 흩어짐, 또는 그와 같이 흩어진 대형. 소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716

살구색, 올 뉴 마티즈 도착.

지하주차장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반가워. 슈퍼 마티즈씨.' ^^ 하하하

설겆이가 산처럼 쌓여있는걸 보고

언니, 나즈막히 '림아. 밥값은 하고 살아야지'

'네. 언니'

운전연습. 방어운전이 최고다.

나는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노동에 아주 적당한 인간. 

뭔가 미안하고, 뭔가 철없이 보이는 이 올 뉴마티즈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은 역시, 일단 아르바이트를 가속시켜

언니에게 꼭 돌려주겠다고. 그렇게 '다짐만' '다짐만'

김진표 4집을 틀고 달려라. 수퍼 마티즈.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질투하는 키르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713

머리는 뜨거워지고 가슴은 뛴다.

내 통제영역을 벗어난 모든 상황들이 그렇다.

눈을 뜨고 흐리다. 비는 오지 않는다.

변화되지 않았고, 달라질 수도 없다.

내게는 사랑했던 진실함. 오직 집중된 시야

땀에 젖은 손마디.

그것 이외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어떻게 해도, 무엇을 해도

나에겐 그것을 뛰어넘는 강한 폭력이 될 수 없다.

믿을 수 없다. 눈을 감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712


 

 

기절한듯이 버스를 타고, 또 그렇게 내려서

즐겨찾는 구석진 곳에 가, 텅스텐 불빛의 운동장 아래에서

담배를 피고, 여전히 꿈속이었다가.

고은에게 전화가 왔다.

29.97fps로 셋팅을 해도 되냐는 질문에

정신이 번쩍 들었고 10분뒤에 정확한 답변을 주겠다고 말한뒤

림에게 전화를 걸어, 논리적인 이유를 물었고, 한참 뒤에야

나의 언어로 이해할 수 있어서 또 고은에게 전화를 했다.

그 뒤로도 3번쯤 전화를 받았고,

캡쳐가 안된다는 그녀의 말에, 상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 너무 조바심이 들었고, 그 초조함때문에

현관문을 열자마자 기절한듯 잠을 청해야 겠다는 굳은 의지는

몇시간째 서성였다.

마침 씨네21에서 서른살쯤 되는 어떤 편집기사의 경력을 읽은 뒤였고

나는 되지도 않는 촬영을 하느라, 진짜 색온도로 전체 톤도 일관성이 없는

촬영본을 보면서, 다시는 촬영을 하지 않겠다라고 결심을 하고 있었는데

고은의 전화는 앞으로의 일이 더 문제라는 경각심을 일깨웠던 것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또 미친듯이 자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벨소리 모드상태의 전화는

저 멀리 있는 나를 깨우고, 보고싶지만 만나고싶지 않은 몇몇 이들의

전화를 받지 않느라 잠에서 깨버렸다.

 

몇가지 악몽들을 지속/반복.

삼청동에서 들은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원인이였으며

나는 죽는것이 모두들 위해 평화를 가져다 주는 진심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날 처음으로 먹은 밀가루 덩어리들이

내 입속에서 뜨겁게, 그렇게 허기를 느꼈다.

표준적인 윤리들을 어긴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지

나는 너무 궁금해졌다. 그래, 어쨋든 그것은 윤리이다.

의처증과 폭력 그리고 자살로 이어지는 이 진부한 내러티브앞에서

나는 왜 가슴을 움켜지는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지.

가증스럽게 상처받은 척 해야 했던 그 몇년전의 일들이 늘어진 재생테잎처럼

내 앞에 펼쳐지는데.

토할것 같은 그날의 공기는 역시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아침마다, 28살의 여름이 시작되고.

아직도 학생인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상업영화 감독이 되고 싶지만,

될 수는 없는 이 명확한 현실적인 판단들 앞에서

아트하겠다고, 프랑스 부르조아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는

단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겠다고 나비의 꿈을 꾸는

모든 영화과 학생들과는 무언가 달라야 한다고.

그래. 영화는 내게 있어 예술이 되서는 절대 안되며

이것은 크레인 기사가 매일, 크레인 레버를 작동하는 것처럼 

하나의 직업이 되어야 한다고 결심한다.

 

최선을 다하는 순간 도대체 내가 왜 최선을 다해야 하는지,

까뮈는 시지프스처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희망없는 희망을

가져야한다는 그 실존주의적 대처방법을 말하는데.

나는 까뮈도 싫고 까뮈의 관념론을 비판하는 피펜하임 싫다.

 

그렇다. 내가 가진, 여러개의 가면들중. 그나마 가장 칭찬할만한 것은

그녀로부터 수혜받은 가공할만한 자제력과 침착함, 절제력

그리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방식인데.

이렇게 내가 불안정하고 감정의 파고를 건너뛰는 이 무자비함은

모두 그녀를 만나지 못한 탓이라고, 그것도 도대체 얼마큼의 긴 시간인지

헤아릴수 없는, 6개월동안이나 그녀를 보지 못했기때문에

나는 다시 머리가 돌아버릴만큼 불안정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화가 난다.

내가 가진 이 취향, 지금도 플레이 되고 있는 이 스팅의 음악과.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공책아래 적어내린 빽빽한 그녀의

홈메이드 자필편지.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면.

난 도대체, 이 작고 못생긴 남자아이에게 나에 대한 사랑을 광풍처럼 변화시켜

그 내면적인 사랑을 쏟고 있는 그녀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몇년 전 새벽녘에 너가 필요하다는 그 간절함을 한마디의 말로 정리시킨

그녀가 미워지기 시작한다. 그래. 시애틀에서 장장 6개월동안에 내게쓴 그녀의

편지는 수신자가 잘못 적혀진 그에 대한 연애편지였으며. 도대체 그를 너무

사랑한다는 그 홈페이드 자필편지 앞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던가.

편지가 도착할때마다 연필을 꼭꼭 눌러쓴듯한 그 필체 앞에서 나는 건성으로

편지를 읽고 아무렇게나 방구석에 어느곳에 방치해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이 미친듯한 정서 불안과 애정결핍은

어쨌든 그녀를 만나서 '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명징한 사실들 앞에서

이번주쯤 그녀를 만나고, 다시 가공할만한 자제력과 침착함을 수혜받아

좀 차분하게 예전의 나로 돌아가야 하겠다고.

그렇게 결심해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