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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쓰기가 줄어든 직접적인 계기는 육아였다. 하지만 성균이를 키우면서도 가끔은 글과 사진을 올렸고 단아까지 태어나자 시간이 더욱 없어졌지만 가끔이라도 글을 올렸다. 근데 요즘은 왜 안쓰지? 글쓰기도 습관이라, 바빠서 안쓰다 보니 그냥 안쓰게 된 거라 생각했다. 물론 그런 면도 없진 않다. 그런데 그러다 갑자기 알아버렸다. 내가 글쓰기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히 말하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것 같다. 나이가 오십이 넘어가다 보니 뭔가를 정리하며 가야할 것 같은 (쓸데없는) 압박감이 있다. 애들은 아직 만으로 열살도 안됐는데 나는 뭔가 정리가 안됐다는 게 마음의 부담으로 있는 듯 하다. 입으로는 사는 거 뭐 있어? 하면서도 머리나 가슴은 그러질 못하고 있으니...
- 불편할까봐, 그리고 심난해지기 싫어서 미루고 안봤던 영화 두 편을 이제야 봤다. 소수의견과 1987. 밀린 숙제를 조금 한 느낌도 들고, 속에 뭔가가 얹힌 것 같기도 하고.. 돈벌이와 육아에 묶인 난 결혼 전에는 당활동이라도 열심히 한 편인데 이젠 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다. 당비 내는 것 말고는 말이다. 이게 날 더 우울하게 하나?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는 무력감? 정의당이라도 따라 갔으면 지역모임이라도 있었을까? 한줌도 안되는 노동당 당원인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 지역은 당 찢어질 때 모두 나갔다. 하여 우리지역은 당 모임도 없다. 있어도 짬내기가 쉽진 않은데 아예 없으니 짬을 내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아내와 아이들이 제주도에 5박6일로 놀러갔다 내일 온다. 나의 짧은 휴가도 이제 끝났구나. 내일(아니 오늘) 일찍 일어나서 청소도 해놓고 공항에 데리러 가야하는데 마지막 휴가가 아쉬운 나는 맥주나 마시며 주저리 주저리 뭔가를 또 '정리'하고 있나보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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