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옥수수 수확 한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비닐을 벗깁니다...
비닐을 씌울 때도 막막했는데 벗길려니 또 막막하네요ㅋㅋ

비닐을 벗기기 일주일 전, 동찬이가 공룡에 들려서 정말 뜬금없이
 

동찬- 형아~ 이제 밭에 안가?
보선- 왜?? 밭에 가고 싶어??
동찬- 응.
보선- 그래??ㅋㅋㅋ 주말에 연락줄게ㅋㅋ 딱! 기다리고 있어ㅋㅋ
 

아... 동찬이의 등에서 희미하게 하지만 너무 눈부신 흰 날개를 본 것 같아...ㅇ.ㅇ
밭에 한번이상 갔다 온 친구중에 먼저 밭에 가고 싶다고 말한 친구는
처음이어서 기쁘기도 하고 살짝 의문도?
음... 밭의 어떤 매력에 빠진걸까... 물론, 밭, 농사, 매력적이다.
하지만... 힘이 드는 건 사실인데... 그래서 나중에 동찬이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음식은 무얼 좋아하냐.. 평소엔 무얼 하냐.. 무얼하는게 가장 즐겁냐.. 게임은 어떤걸 하냐..
대답들을 내 마음대로 생각해본 결과, 동찬이는 활동하는 것, 몸 쓰는 것? 을 좋아하는 것 같다.
몸이 근질근질 해 하는 것 같달까...

그래서 동찬이는 확정이 됐고 지섭이도 연락을 해서 셋이 밭에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늦게 출발하고 일찍 밭에서 나와서 얼마 못하고 나왔지만 다음주 주말 이틀동안
열심히 해서 끝내보자고 다짐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주말이 되어서 이번에는 지섭이와 동찬이와 나 영은이 까지 해서 총 네명이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나는 밭에서 일을 하는동안 말도 잘 안하고 재미없는 스타일인데
영은이가 같이 가서 애들이랑 얘기도 많이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하니깐 애들이 나랑 갔을 때 랑은 다르게

즐거워 보이고 일도 좀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았습니다ㅋㅋ

처음에는 비닐을 무식하게 뜯으려고 하니깐 잘 안뜯겨서 옥수수대를 자르고

남은 밑 뿌리까지 다 뽑아 버리고 벗기니 좀 더 수월하게 벗겼습니다.

애들도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들이 편한 방법을 잘 찾아서 했습니다ㅎㅎ

이날 눈에 보이는 비닐들은 다 벗겼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마지막 일요일...

지섭이는 친구생일이 있어서 같이 하지 못했고 동찬이와 나, 영은이 이렇게 셋이 갔습니다.
오늘 할 것은 마찬가지로 비닐벗기기 이지만...
이곳은 아무것도 안 심은 곳도 있고 심고나서 관리를 안한 곳도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풀이 빼곡하게 내 키만큼씩 자라있어서;;;
그 풀들을 다 베고 비닐을 벗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비닐이 있는곳만 잘 찾아서 그 줄에 있는 풀들만 낫으로 베고 찢고 발로 차고 해서 옆으로 치워놓고
비닐을 벗기니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아서 이날 다 끝내고 올 수 있었습니다ㅎㅎ
 

풀들 사이로 익을대로 익어버린 호박도 발견됐었고...ㅎㅎ
나머지는 원래 기대를 안 하고 있었고! 땅콩 하나만은 조금 기대를 가지고 캐봤는데
별로 안 자라서 포기해야겠다... 생각하고 비닐을 벗기고 있는데 중간에 가니

땅콩이 그래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해서 동찬이랑 영은이랑 비닐 벗기기를

잠시 중단하고 땅콩캐기에 집중을 했습니다ㅋㅋ
역시 밭에 오면 이런 재미가 있어야지ㅋㅋ 땅콩캐서 바로 먹어 보기도 하고~

나도 갑자기 조금 흥분이 됐으니 내맘대로 영은이도 동찬이도

땅콩캐면서 힘이 났을거라 생각합니다ㅋㅋ

땅콩 캐다 말고 눕혀놨던 풀위로 영은이가 누워서 쉬고 있는데 너무 보기 좋아서
동찬이도 억지로 그 옆에 눕히고 한마디 했죠, "자연스럽게 누워! 사진 찍게!" ㅋㅋ

그래도 부자연스러운 동찬이...ㅎㅎ

끝나고 와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청주노동인권센터 일일호프에서 얻어온 오리훈제와

승민이 어머님네서 주신 삼겹살과 쌈채소 밭일하고 와서 힘들텐데도 다 같이 만든

볶음밥까지... 너무 푸짐하고 맛있게 먹고 헤어졌습니다.

삼일동안 너무 고생한 동찬이, 지섭이, 영은이 다들 너무너무 고마워^-^
막막했던 비닐 벗기기였는데 하는동안 이렇게 즐거웠던 밭일은 오랜만이었던거같아ㅎㅎ
다음에... 또 가자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