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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의 일기

2004.06.01 08:39  
광주를 갔다.
전날부터 무진장 가기 싫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전에 광주에서 지갑 잃어버린 기억도 있고 해서...하지만 가야했다.
아침에 지갑이 없어졌음을 느끼는 순간! 아띠....광주....

우여곡절을 거쳐 광주로 향했다. 그리고 가는 도중 결국 사고를 내고야 말았다.

자동차는 폐차, 사람은 외형상으론 멀쩡하나 병원을 가봐야 할 듯하다.
도대체 광주랑 나랑 무슨 원한이 져서.....이러는지....

집에 도착해보니 컴퓨터는 망가져 있고..부팅두 안된다....씨디피는 액정이 망가져있고.....도대체.....기분이 너무 안좋았다. 누군가에게 마구 쏟아내고 싶었다. 그런데...없었다.

인생을 잘못 살고 있다고 또 느낀다. 대략 앞으로의 모든 인생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아가야하는 숙명(?) 그런건가?

 

 

2004.06.03 09:56  
병원을 가야하는데 지금 사무실에 나 혼자다...

다들 이래저래 바쁜 일들로 각자 다른 곳에서 볼 일을 보고 있는 듯...

한가하다기보다 적막하다. 근데 좋다.

어제 밤에 든 생각이 참 좋다.

 

2004.06.06 20:13  
타박네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어드메 울고가니
우리엄마 무덤가에 젖먹으러 찾아간다

물이 깊어서 못간단다 물 깊으면 헤엄치지
산이 높아서 못간단다 산 높으면 기어가지

명태줄라 명태싫다 가지줄라 가지싫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무덤가에 기어기어 와서보니
빛갈곱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손으로 따서들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우리엄마 살아생전 내게주던 젖맛일세~

명태줄라 명태싫다 가지줄라 가지싫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우리엄마 젖을 다오

엄마무덤 바라보며 울며울며 집에오니
따스하던그방안은 싸늘하게 식었는데

우리엄마 나를안고 재워주던 이불속엔
엄마모습 보이잖고 눈물자욱 남아있네

2004.06.06 20:12  
청계천8가

파란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샐틈 없는 인파로 가득찬
땀냄새 가득한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솟은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부부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빈 거리여
칠흙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워~워~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2004.06.06 20:11  
철망 앞에서

내 맘에 흐르는 시넷물 미움의 골짜기로
물살을 가르는 물고기떼 물위로 차 오느네
냇물은 흐르네 철망을 헤집고
싱그런 꿈들을 품엔 안고 흘려 구비쳐 가네

저 건너 들에 핀 풀꽃들 꽃내움도 향긋해
거기 서 있는 그대 숨소리 들리는 듯도해
이렇게 가까이에 이렇게 나뉘어서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쳐다만 보네
빗방울이 떨어지려나 들어봐 저 소리
아이들이 울고 서 있어 먹구름도 몰려와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저 위를 좀 봐 하늘을 나는 새 철조망 너머로
꽁지 끝을 따라 무지개 네 마음이 오는 길
새들은 나르게 냇물도 흐르게
풀벌레 오가고 바람은 흐르고 맘도 흐르게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버려요

 

2004.06.11 00:17  
핸드폰 고스톱에 대하여

핸드폰 고스톱을 가끔 한다. 시간 죽이기에 딱이다.

언젠가 컴퓨터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리셋중후군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때는 아무 생각없이 그럴 수도 있겠거니 그러구 말았는데 요즘은 그걸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고스톱을 하다가 내 맘데로 되지 않으면 그냥 리셋을 해버린다. ㅜ.ㅜ
너무 확대해석하는 지도 모르지만 결국 내 맘에 들지 않는 것은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느낌이다. 인생을 그렇게 살면 안되는데 아니 그렇게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것인데...그러면서 조금씩 무모한 짓을 하곤 하기도 한다. 그러다 일이 틀어지면 그냥 리셋...내 반성도 없이 그냥 리셋 그리도 다시 시작....인생은 그렇지 않은데....리셋을 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점점 그렇게 생각이 되어지는지도 모르겠다.

2004.06.12 01:21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자료 모우기를 너무 좋아한다는 것. 그런데 그 자료를 잘 읽지는 않는다 늘 쌓아두고 가끔 그냥 제목만 뒤적이다 보고 싶으면 본다. 그러다보니 방에는 늘 출력한 자료들이 넘쳐난다. 신문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책도 보는 것보다 모우는 걸 좋아한다. 그냥 마구 모운다. 신문도 일단 몰아서 보고 스크랩을 하고 그리곤 안본다. 근데 모운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오늘 문뜩 들었다.

이제 모우기 그만하고 있는 것 읽기를 해야할 듯 하다. 과연 할 수 있을지... 어쨌건 자료를 모울 수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자료를 검색하고 내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자료를 찾아내고 그것을 소장하고 필요할 때 찾아서 보고.....근데 너무 많아서 어디에 모가 있는 지 몰라 무쟈게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자료모우기 참 좋다~근데 당분간 참아야겠다.

 

2004.06.14 01:56  



희망의 세계화! 인간의 세계화! 평화의 세계화

1. 자본의 자유로운 국제적 이동은 늘 노동자에대한 착취를 수반한다.

2. 경쟁력 없는 자국 시장의 개방은 힘없는 자들의 고통을 수반한다.

3.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 경제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1. 자본만 이동하냐? 노동도 이동하자! 전세계 어딜가나 똑같은 수준의 임금구조를 만들면 된다.(넘 이상적인가?)

2-1. 농민도 이동하자! 국가 개념을 없애자! 농업에 경쟁력 있는 곳에는 농민들이 가고 각 분야에 경쟁력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가면 된다. 관광대국에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공업대국에는 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그렇게..(이것두 넘 이상적인가?)

3-1. 자본은 경제를 발전시켜 사람들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살찌우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군....

 

2004.06.18 00:56  
점점 시들어져가는 나를 어찌해야하나
매일 매일 달라지는 나를 어찌해야하나

늘 다짐을 하곤한다. 그런데 그런데 그게 너무 힘들다.
내가 너무 힘들어 내가 지키고자 했던 것 마저 내가 지키지 못하게 될때 나는 너무나 힘들어지고 서글퍼지고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진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는가 라는 고민의 끝은 없다는 게 정답일까 어쨌든 그 답은 있을텐데

 

2004.06.19 00:25  
누군가에게 마구 기대어보고 싶다.
스스로 해결하는 것에 지쳐가고 있다.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다. 아니 청하고 맘이 편하고 싶다.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서 맘이 편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이제는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단지 내 아픈 맘을 그저 털어놓기만이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더 내가 나쁜 것은 그러고 나면 또 다시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질꺼라는 것을 나는 너무나 잘안다. 분명 난 또 다시 내 자신을 추스려스스로 해결하고자 할 것이다.

이래서 나는 타인에게 기댈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2004.06.19 00:21  
무언가 할 일이 있어도 바로 눈앞에 그 일이 닥쳐도 그 일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럴때는 늘 뭔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때인 듯 하다. 그런데 나에게 관련된 일인 경우에 한정된다. 타인과 관련된 일은 멀리 있어도 일단 한다. 미리 미리 준비를 해둔다.

타인에게 비춰지는 내모습을 나는 무시하지 못하나부다. 애써 외면해보고자 많이도 노력하고 내 자신을 많이도 아프게 하면서도 그랬는데 힘들다. 결국 보면 다시 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내가 하고픈 일들을 가끔 방해한다. 그래서 아마 나와 관련된 일에 내가 더 게을러지는지도 모르겠다.

타인에 의해 아니 자의에 의한 타인에 의해 살아져가는 내 삶이 싫어서 아마 내 스스로의 삶을 회피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럴수록 내 자신이 초라해지고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되어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는 지금 현실이 너무 슬프다.

아마 그래서 난 타인들이 알고 있는 나를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문뜩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성격이 변해서 내 자신에게 충실해진다면 내가 행복해질까?

2004.06.22 22:58  
오늘의 날씨는 상당히 나를 짜증나게 하는 날씨였다.
무진장 참았다. 몸도 피곤하고 맘도 피곤함에도 무진장 참았다.
그러다 막판에 확 짜증이 났다. 그래도 최소한의 표현만 했다.
그냥 그자리를 뜨는 것으로 나의 짜증을 표현했다. 하고나서 왠지 찝찝함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여전히 설익은 인생이라 그런거 같다.

하지만 한 가지 이해가 어려운 것은 왜 나이가 지긋이 드신 어르신들은 왜 젊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은 무조건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인생을 나보다 훨씬 많이 살아서 아는게 훨씬 많다는 건 인정한다. 그리고 그들이 해주는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기에 그들이 간과해버릴 수 있는 문제들도 있고 나이가 어릴지라도 그것을 알아챌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당히 자신의 생각도 조금은 접고 타인- 비록 훨씬 어린놈의 새끼라도- 의 의견도 경청하고 아니 겉으로 듣는 척이라도 하고 그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는 알아야 하는게 아닐까?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본인의 생각과 다르다고 하여 타인이 하는 말을 못 들은 척해도 되는 것인가? 그것도 회의라는 자리에서....씁쓸하다.

누군가에게 대접이라는 것을 받고 싶다면 그 대접을 받을 만한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 건 아닐까?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나이가 어린 사람은 나이 많은 사람들을 존경해야한다는 것은 무언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람같지 느껴지지 않을 때는 그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살고 얼마나 많이 알고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사람다워야하고 그래야만 존경도 받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닐까?

 

2004.06.28 20:13  


간만에 찾아온 여유로운 시간이다.

사고로 시작된 한달이 이제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6월은 나에게 너무나 잔인했다. 정신없이 바쁘게 많은 일들이 지나갔고 무엇을 하고 사는 지 모르게 시간이 흘렀다.

무언가 딱히 이것을 한다는 느낌은 없는데 이래저래 정신없이 바쁜걸 보면 나도 정신을 정리하거나 그러는 성격은 안돼는 것 같다.

오랜만에 이 시간에 집에서 여유롭게 책도 정리하고 방도 정리하고 그러고 있다. 그리고 벼르고 벼르던 선풍기도 샀다. 방이 늘 축축해서 선풍기가 필요했는데 매일 매일 잊고 있다가 오늘 일찍 마치는 김에 멀리까지 걸어가서 샀다.

근데 막상 여유로와지니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게 병인가부다. 뭔가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즐기지 못하는 병.....꼭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법은 없지 않을까? 그러고 있음 사실 맘이 불안해지지만 그래도 그 불안함을 맘껏 떨쳐버리고 그냥 있어도 될텐데...ㅋㅋㅋ

오늘은 그냥 간만에 느긋하게 누워서 선풍기 바람과 함께 책이나 읽어야겠다. 어려운 책말고 그냥 쉽게 그냥 읽을 수 있는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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