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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정밀타격 능력, 中에서 건너갔다?

[밀리터리 차이나-윤석준의 ‘차밀’]
 
윤석준  | 등록:2017-10-08 10:06:53 | 최종:2017-10-08 10:09:2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기자: 서울을 중대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취할 수 있는 군사옵션이 있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있다!

지난달 18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기자들과 나눈 짤막한 대화다.

지난 4월 26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대북 브리핑’에 참석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왼쪽)과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오른쪽)이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출처: 중앙포토]

그만큼 현재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역대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군은 매티스 국방장관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위협을 자제해야 하며,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내에서 ‘북한 보호론’이 아직 팽배하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 일지 [출처: 중앙포토]

북한 핵미사일이 그렇게 위협적일까. 전문가들은 *PNT 능력이 떨어져 ‘전략적 가치’가 없다고 본다. 그래도 북한이 연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하면서 PNT 능력을 키우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 능력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왔을 것으로 추정한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미국 GPS 체계를 탄도 미사일 적용했다. 하지만 미국은 GPS 코드를 바꿔 교란시켰다. 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은 러시아 그로나스(GLONASS) 체계를 적용시킨다.  

글로나스(GLONASS, 러시아어: ГЛОНАСС)는 러시아의 범지구 위성 항법 시스템이다. 소비에트 연방이 개발했고, 현재는 러시아 우주군이 운영하고 있다. 글로나스의 개발은 1976년에 시작됐다. [출처: 위키피디아]

*PNT 능력: 좌표(Positioning)-항법(Navigation)-시간(Timing), 미사일 정밀타격 능력을 개발할 때 필수 고려 사항이다. 사실상 미사일이 목표물을 찾아가는 첨단 항법체계라고 보면 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목표물까지 날아가기 위해선 군사위성의 도움을 받아 위치를 정밀하게 표시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적대국의 각종 GPS 장비를 교란시켜 작전 수행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북한이 전략화 중인 화성-12·14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은 중국 ‘베이두-3’ 인공위성의 PNT 기능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 기능 중국군과 파키스탄군만이 사용 중이다. 벌써 북한산 장비에 적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유가 있다. 우선 북한이 독자적인 GPS로 PNT 기능을 보여준 적이 없다. 다음으로 북한이 시험발사한 각종 탄도 미사일의 부품들이 대부분 중국산이다. 2012년, 2016년 은하 로켓 1단계 발사체를 수고해 나온 조사 결과다. 다수 군사전문가들도 탄두 이외에 PNT 부품 역시 중국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베이두-3’ 인공위성을 로켓에 탑재 중인 연구원들 [출처: 신화망]

‘베이두-3’ 인공위성의 PNT 기능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이유다. 만약 북한 탄도 미사일에 중국산 PNT 기능이 확실히 접목돼 있다면 심각한 문제다. 미‧중, 한‧중 군사협력 체제에서 반드시 주요 현안으로 다뤄져야 할 과제다. 중국이 북한에 주는 원유에만 관심을 두다가 이면(裏面)으로 중국군 PNT 능력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중앙포토]

이보다 앞선 2010년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서해 그리고 동해에서 한국군 장비의 GPS 교란을 시도했다. 지난해 3월에도 수도권과 강원 지역 GPS 교란도 북한 소행이다. 이마저도 중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군 정보전의 최고 전문가인 따이칭민(戴淸民) 육군소장은 “미국과 역내 동맹국의 GPS 교란을 위한 정보전(Information warfare) 교리를 마련했다”며 “각종 장비와 체계를 개발 중에 있다”고 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시해 2015년 12월 31일부터 전략지원사령부 예하 사이버 부대가 주도로 관련 장비를 운용 중이다. 북한이 보유한 GPS 교란 장비와 체계 그리고 탄도미사일의 PNT 능력도 중국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이유다.  

지난해 4월 3일 북한의 GPS 신호교란이 있었다. 그날 오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어업정보통신본부 상황실 어선안전관리시스템에 GPS 교란 전파 발사 추정지와 영향권이 표시되고 있다. 빨간 원 안은 GPS 교란으로 주문진항 인근에 있어야 할 부영호가 경북 의성군에 있는 것으로 표시되고 있는 모습. [출처: 중앙포토]

중국 베이두 시스템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현대전은 한마디로 ‘적보다 먼저 빨리 보고(ISR), 먼저 실시간 결정하며(C4I), 먼저 원거리에서 정밀타격(PGM)’하는 전쟁이다. 적 지도부와 핵심시설만 선별적으로 공격해 전쟁의지를 무력화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선 위성위치정보(GPS)가 필수다. 미국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유럽 갈리레오(Galileo) 체계, 러시아 그로나스(GLONASS) 그리도 중국의 베이두(Beidou: 北斗)다. 

중국은 앞서 본 ‘베이두-3’ 시스템 계획에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쏟아붓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활용해 자국 보안체계 강화는 물론 상대방 PNT 체계와 능력을 무력화시키려는 목적에서다. 지금도 미국과 중국은 경쟁적으로 1.3㎏ 대 최소형 첩보 군사위성을 쏘아올리고 있다. 상대 미사일 공격을 사전에 파악하고, 식별해 해상과 공중에서 통신 교란에 나서기 위함이다. 2015년 기준으로 미국은 36개, 중국은 15개의 PNT 소형 인공위성을 날려보냈다.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가 내놓은 인공위성 모형 [출처: 신화망]

이제 중국은 시진핑 주석 지시에 따라 2015년 12월 31일부터 '전략지원사령부'를 창설했다. 첨단 첩보군사위성 개발에 대규모 투자와 개발을 주도하는 곳이다. 현재 PNT 능력을 키우기 위한 미중 경쟁은 치열하다. 민영기업과 연구기관이 달라붙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 고덕투자유한공사(高德控盼有限公司) 그리고 중국병기공업집단공사(中國兵器工業集團公司) 등 국영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유럽 Galileo 위성개발업체와의 기술협력을 기반으로 해 미국보다 개발 속도나 성과는 더딘 편이다. 

군사위성을 20개나 탑재해 쏘아올린 중국 CZ-6(長征-6) 로켓 [출처: 인민망]

하지만 조금씩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2015년 12월 29일 위성탑재로켓 CZ-3B(長征三號乙)에 탑재시켜 군사위성 ‘까오번-4호(高分四號)’가 있다. 이 밖에도 톈관(天鍵), 라오간(遙感) 등 다른 군사위성도 개발 중이다. 까오번-4호의 경우 랴오닝(遼寧) 항공모함 운용에 필요한 해양정보 수집용 첩보군사위성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9월 20일엔 시창(西昌) 로켓발사장에서 CZ-6(長征-6) 로켓이 발사돼 20개 이상의 최소형 첩보위성을 한 번에 궤도에 진입시켰다.

2015년 12월 29일 위성탑재로켓 CZ-3B(長征三號乙)에 탑재시켜 군사위성 ‘까오번-4호(高分四號)’을 띄웠다. [출처: 신화망]

그만큼 북한은 중국이 가진 PNT 능력이 탐이 난다. 미사일,GPS 교란 등 자신들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 자산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이 중국 기술이 북한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중국이 가진 PNT 능력을 정확하게 연구하는 일도 시급해 보인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김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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