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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반발에 한발 물러난 백악관 “우린 리비아 모델 아닌 트럼프 모델 따른다”

北 반발에 한발 물러난 백악관 “우린 리비아 모델 아닌 트럼프 모델 따른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입력 : 2018.05.17 00:54:00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 AP연합뉴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 AP연합뉴스

 

북한이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을 미국이 강요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백악관이 한 발 물러섰다.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 모델이 협상의 일부분인지 모르겠다. 그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모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가 따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리비아 모델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우리가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북핵 협상에서) 짜인 틀(cookie cutter)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개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제1부상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후 보상’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없이 쏟아내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이런 행태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고 지적했다. 


김 제1부상은 “세계는 우리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면서 “핵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 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격한 어조로 미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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