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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어요

 

보수 대통령, 대북특사로 한반도에 평화를 선물해야
 
 
 
耽讀 | 등록:2013-04-18 09:19:07 | 최종:2013-04-18 09:31:3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아빠 오늘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어요."
"그렇구나."
"정말 다행이예요."
"다행이구 말구."

15일 밤 경남 통영에 볼 일이 있어 다녀온 아빠에게 막둥이는 또 다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아이가 셋인데 하나같이 친구들과 북한 미사일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휘감아 돌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해 12월 북한 미사일 발사 후 한반도는 '강 대 강'으로 치닫는 가운데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냉정한 판단을 했습니다. "북한 생각을 들어봐야",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14일 "대화 제의는 교묘한 술책"이라며 "빈껍데기에 불과하다"며 일단 대화는 거부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나서서 대화까지 제의했는 데 북한이 일단 대화제의를 거부하자 청와대는 "대화 제의 거부는 유감"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정부의 대화 제의는 유효"한다면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해 무겁게 내린 결정인 만큼 북한도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북한 대응에 대북안보라인 목소리가 '엇박자'를 내는 것은 문제지만, MB정권과는 달리 박근헤 정부는 분명 '강경'보다는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보수 대통령이 북한의 초강경책에 스텐스를 강경이 아니라 대화를 선택하지 야당은 환영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2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대북 대화제의를 하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통일부장관의 제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했습니다. 통합진보당도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에서 처음으로 나온 의미 있는 입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보정의당 역시 "악화일로를 치닫던 한반도 위기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그간 '도발 시 철저한 응징'만을 강조해오던 것에 비하면, 이번 언급은 상황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달라진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대화제의를 높이 샀습니다. 일부 극우세력들은 "류길재 장관 잘라라"는 싸늘한 반응을 보여 박근혜 대통령 평가에 진보와 보수가 뒤바뀐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그러나 말로만 하는 대화제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 수 없습니다.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막힌 담을 허무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특사입니다. 그 동안 야당은 대북특사 파견을 촉구했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 내내 대북공식 채널을 막아버리는 바람에 박근혜 정부 역시 공식 대북 창고가 없습니다. 이럴 때 대한민국 대통령 특사는 막힌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대북특사를 누구로 보내거야는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대통령 측근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 동안 대북특사를 보면 대통령 측근이 많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5월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평양에 보냈습니다. 물론 비밀리에 갔기 때문에 '밀사'라는 주장도 있지만, 이후락은 두 달 후 '7.4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냅니다.

1983년 10월 9일 버마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북한 테러로 서석준 부총리를 비롯해 이범석 외무장관 등 각료들을 잃은 전두환 전 대통령도 1985년 5월 장세동 당시 안기부장을 대북밀사로 보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1989년 6월 박철언 당시 대통령 정책보좌관을 다음 해 9월에는 서동권 안기부장을 대북특사로 보냈습니다. 공교롭게도 89년 박철언 보좌관이 평양에 갔을 때 '통일꽃'으로 불린 임수경(민주통합당 의원)도 평양에 있었습니다. 달랐던 점은 ·임 의원은 밀입북한 대학생이었고, 박 정책보좌관은 '비밀 대북특사'였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지원 문화부장관(현 민주당 의원)을 대북특사로 파견해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습니다. 김대중 정부때는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여러차례 특사로 다녀왔습니다. 이처럼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가 쿠데타로 집권했던,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든, 아니면 진정한 남북 평화를 위해서든 특사를 통해 남북 위기 사항을 극복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을 특사로 파견했습니다. 김대중 정부 이후 가장 강경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마저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을 평양에 보낸 것은 아니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대북특사를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를 보낼 것인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특사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조준호,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 포괄적인 비핵평화체제를 모색해야 할 때로, 사무총장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한반도의 불안을 해소하고 평화의 문을 열기 위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반 총장이 지난 해 국회에서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반도의 평화 증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고 여건이 갖춰지는대로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말을 상기시키면서 "신뢰가 부족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서 제3자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이기도 한 사무총장의 역할은 매우 지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각)에도 미국 <CNN>에 출연해 우리말로 "민족의 궁극적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대화를 통해서 모든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근 일어나고 있는 모든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시고 대화의 창으로 돌아오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특히 "이것은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습이다. 진보정의당이 "제3자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이라고 한 말과 맥을 같이 합니다.

2005년 평양을 다녀왔던 정동영 의원도 "반기문 총장도 평양을 가는 게 좋다"면서 "본인을 위해서도 좋고, 총장의 직분이기도 하다. 한국인 출신으로 한반도 분쟁에 업적을 만들 찬스"라고 했습니다.

반기문 총장이든, 아니면 대통령 측근이든 이젠 특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물꼬를 트야 합니다. 보수 대통령이 이루는 한반도 평화 한국전쟁 후 60년 이상을 지배했던 색깔론도 박물관으로 보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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