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국익이 글로벌 스탠다드다



 

글로벌 스탠다드란 건 없다

국민이 움직여야 협상력이 높아진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미국을 등에 업은 일본이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을 틈 다 최대한 많은 실속을 챙기려 하고 있다. 오염수는 이틀 뒤 6차 방류를 앞두고 있고, 강제노역으로 조선인의 고혈이 묻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라인 사태도 일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안 문제에 대한 시정 요구에 더해 지분구조까지 조정하라는 요구는 매우 이례적일뿐더러, “지분 매각 강요는 아니었다”며 일본 정부가 말을 바꾸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아사히신문은 “총무성이 소프트뱅크에도 자본 관계의 재검토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15일 주간문춘도 “소프트뱅크에도 자본 비율 인상을 검토해줄 것을 구두로 요청했다”는 총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그런데 한국에 반일 감정이 고조되자, 일본 정부는 “지분 관계를 재검토하라”란 말이 “지분 매각 강요는 아니었다”며 말을 바꿨다.

 

글로벌 스탠다드란 건 없다

상황이 이런데 혹자는 ‘라인 사태’에 국민의 우려를 반일 감정에 치우친 것이라 주장하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들먹인다. 네이버가 개인정보를 유출한 건 사실이니 일본 정부가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으며, 기업에 국적을 논하는 것은 구태라는 거다.

일부 학자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기업의 국적을 논하는 것은 구태의연하고 자본에 비효율성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주로 국경을 헐었을 때 이익을 얻는 국가가 강조하는 내용이다.

같은 잣대가 국내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면 상황은 바뀐다. 대표적인 것이 조 바이든의 IRA(Inflation Reduction Act),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다. 미국은 화웨이 같은 중국 전기차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IRA법을 도입했다. 국내와 국외 기업에 보조금 집행 차별을 두어 사실상 보호무역으로 돌아선 거다. 그러면서 “IRA는 보호무역이 아니”라며 눈 가리고 아웅 식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자유무역을 하다가 국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말을 바꿔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는 것이 외교다. 중요한 건 ‘누가 그럴싸한 명분을 만들어내느냐’다.

상황이 바뀌면 관료들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국익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는 세계 단일경제 블록 달성을 위해 회원국 간의 모든 무역 규제 철폐를 목적으로 한다. 단 세 가지 예외조항이 있다. 개방이 ▲국가안보에 ▲지구환경에 ▲국민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경우다.

우리나라의 경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로 일본이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을 때 국민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승소했다. 이처럼 어떤 형식이든 자국에 불이익이 생긴다면 생떼라도 써야 한다. 어떤 나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눈에 보이는 불이익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국민이 움직여야 협상력이 높아진다

라인 사태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자본 관계 재검토와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를 내렸다. 그러나 이내 “지분 매각을 강요한 건 아니었다”며 말을 바꾸면서까지 라인의 탈한국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 정부가 행정 지도에 지분 매각이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다”며 일본을 두둔하기 바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정부만 탓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 의지가 없다면 광화문광장이든 용산대통령실이든 국민이 모여야 한다. 그래야 외교 협상력도 높아진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심은 가장 큰 명분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나, 제3자변제라는 대책안이 나왔을 때나 국민이 광장에서 반발했다면 정부의 태도는 물론이고 결과까지 달랐을지 모른다.

네이버 라인 회수가 꼭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단 그 판단은 부차적인 문제다. 우선은 일본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본이 시장 논리에 반하던, 그렇지 않던 우리나라 정부와 국민은 자국 기업 보호에 생떼라도 써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