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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는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대가를

이완배 기자 peopleseye@naver.com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지금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봐주기 위해 온갖 몰상식을 다 동원하는데 그게 언제까지 통할 것 같은가? 길어봐야 3년이다. 장담컨대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건 김건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왜냐? 이 사건이 너무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양평 고속도로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도 김건희의 혐의가 매우 분명하다고 확신하는 사람이지만, 안타깝게도 이 두 사건은 직관적이지가 않다.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사건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세상에는 이런 복잡한 사건에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하지만 명품 가방 수수는 다르다. 누가 영부인에게 명품 가방을 줬고, 김건희는 그걸 천연덕스럽게 받았다. 더 이상 간단명료할 수가 없다.

게다가 명품 가방이라는 소재가 사람의 마음에 묘한 선정성을 더한다.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질투를, 명품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경멸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지불분리의 오류

그래서 이 사건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상상조차 하기 싫지만 만약 다음 대통령이 국민의힘에서 나와도 마찬가지다.

혹시 윤석열과 친한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면 덮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천만의 말씀. 권력을 이양한다는 것은 그런 게 아니다. 노태우가 전두환하고 안 친해서 집권하자마자 5공 청산을 주도했겠나? 걔들 둘이 대학 동창이다.

그래서 이 사건이 덮일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내가 제로라고 차마 단언하지 못 하는 이유는 단 하나, 김건희가 차기 대통령이 되면 최소 5년은 더 덮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가정은 그야말로 코미디 아닌가? 이건 김건희 본인이 생각해도 웃길 것이다. 김건희가 대통령에 출마하면 두 표쯤 받겠다. 한 표 받으면 더 웃길 텐데(너 설마 나 안 찍었니?), 한 번 시도해보기 바란다.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백 선물을 받고 테이블 위에 올려둔 모습. ⓒ서울의소리 유튜브 화면

행동경제학에는 ‘지불분리(Payment decoupling)의 오류’라는 이론이 있다. 사람이 돈을 내고 물건을 살 때에는 행복과 불행이 교차한다. 원했던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행복이지만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것은 불행이다.

문제는 인간이 지불의 고통을 뒤로 자꾸 미루려고 한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신용카드다. 신용카드는 당장 지불해야 할 고통을 뒤로 미루는 행위다. 당장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지 않기에 소비자들은 덜 불행하다고 느낀다. 불행의 크기를 과소평가하기에 씀씀이가 더 늘어난다. 지불분리가 현명한 행동이 아니라 ‘오류’라고 불리는 이유다.

우리가 다들 매월 겪는 엄청난 공포가 두 개 있지 않은가? 첫째, 월급을 받았는데 대부분이 카드값으로 빠져 나갈 때의 공포. 둘째, 내가 이렇게 카드를 많이 썼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명세서를 꼼꼼히 살펴봤는데 하나하나 전부 내가 쓴 게 맞을 때의 공포.

결국 아무리 분리를 해도 지불의 날은 오기 마련이다. 그 고통을 미리 쪼개서 나눠놓지 않으면 카드 결제일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고 말이다.

그날이 다가온다

우리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라는 것을 준다. 학문적으로 이자의 정의는 ‘인내심의 대가’다. 내가 돈을 은행에 맡겼다는 것은 지금 당장 그 돈으로 뭔가를 사고 싶은 욕구를 참았다는 뜻이다. 은행은 그 돈을 지금 당장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낸다. 즉 내 인내심이 다른 사람에게 효용을 안겨줬으므로 그 대가로 주는 것이 이자라는 이야기다.

이 과정을 김건희에게 대입하면 이렇다.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은 절대로 덮어질 수가 없는데, 그걸 3년 뒤로 미루면 그가 치러야 할 대가의 덩치는 훨씬 커질 것이다. 사람들이 이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무려 3년이나 참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3년 뒤에 이 사건이 다시 들춰지면 그때는 명품 가방으로 끝이 날 것 같은가? 내가 유죄라고 확신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이나 양평 고속도로 등의 청구서도 무더기로 날아올 것이다. 그 강도는 김건희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강할 것이다. 5,000만 민중이 겪은 3년 인내심의 대가가 어찌 저렴할 수 있겠나?

내가 남한테 조언 같은 거 잘 안하는데, 김건희에게 하나 하자면 나중에 받아들 청구서 중 최소한 한, 두 장은 지금 받아두는 게 정신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나중에 그 청구서가 한꺼번에 날아들면 절대 감당 못할 테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많이 긁었어?’ 하는 마음에 항목 하나하나를 살펴봤는데 그게 다 당신이 긁은 게 맞을 때 들이닥치는 그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결제일이 다가오고 있다. 그 날이 멀지 않았다. 크레디트 카드 페이먼트 데이 이즈 커밍!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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