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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불참·이상민 침묵, 경향 “이태원의 진실 그리 두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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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특조위 청문회…한겨레 “유족 가슴에 다시 대못 박은 책임자들”

사법개편 첫날, 조선일보 “법 왜곡죄, 4심제 첫날 이용자 모두 정권편”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6.03.13 07:29

  • 수정 2026.03.13 08:25

▲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 12일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첫 번째 청문회가 열렸으나 핵심 책임자들이 책임 회피만 하다가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참사 현장에서 무능했던 국가 시스템이 청문회장에서도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특조위 청문회는 참사 발생 전후 경찰·소방·구청 등의 대비 태세와 대응 과정 문제를 밝히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해 마련됐다. 청문회에서는 재난 컨트롤타워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구성을 해야 할 행정안전부가 왜 늦게 대처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증인으로 참석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중대본 구성을 즉각 지시하지 않은 데 대해 “현장에 도착했더니 특별한 움직임 없이 조용했다”며 “중대본이 처리해야 할 긴급한 문제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이 현장에 도착한 건 여전히 심정지 환자들 구조와 이송이 지체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 13일 한겨레 10면.

박희영 용산구청장에게는 참사 당일 밤 당직 근무자들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철거하라고 지시하면서 대응이 늦어졌다는 의혹에 관해 질의했다. 구청 당직자들이 출동해 벽보를 제거한 시간은 참사가 진행 중이던 때였다.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대통령실이 오지 않았으면 참담한 사고가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참사 직전 이어진 11건의 신고에도 출동하지 않은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태원 참사 피해 생존자인 민성호씨는 “(당일 밤) 10시부터 11시까지 세차례는 큰 밀림이 있었다”며 “한 10분이라도 (구조가) 빨랐다면 100명은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불참·이상민 침묵, 경향 “이태원의 진실 그리 두려운가”

참사 3년5개월 만에 국가 대응 실패와 책임 소재를 가릴 자리가 마련됐으나, 핵심 당사자들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판 대응을 이유로 불참했다.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은 이미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증인 선서와 진술을 거부했고, 특조위는 김 전 청장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경향신문은 13일 사설에서 “책임을 인정한 이도, 잘못을 사과한 이도 없었다. 당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마땅히 증인석에 앉았어야 할 윤석열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며 “결국 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국민 안전을 소홀히 한 죄상을 덮으려만 하는 행태에 분통이 터진다”고 비판했다.

▲ 13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대통령실·행안부·경찰·지자체 중 한 곳이라도 제 역할을 했다면 159명의 목숨이 스러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만시지탄이지만, 이번 청문회가 국가 부재 책임 규명과 성찰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참사 책임을 통감해야 할 사람들이 이렇게 청문회 하루만 버티자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 윤석열도 진실을 밝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태원참사의 사회적 해법은 특조위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의 목숨을 지키는 데 실패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부실·비위 관련자를 문책하는 데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겨레 역시 사설을 내고 “진실 규명을 바라는 민심을 거스르는 이들의 무책임한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윤 전 대통령의 불참과 김 전 청장의 선서 거부를 두고도 “국가 시스템의 붕괴를 소명해야 할 책임자들이 개인의 방어권 뒤로 숨어 유족의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은 셈”이라고 규탄했다.

▲ 13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이번 청문회에서 “이태원 참사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불러온 ‘예견된 인재’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혼잡 경비’보다 권력의 안위를 지키는 ‘집회·시위 관리’를 중시한 권위주의적 발상이 참사의 씨앗이었음이 명백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조위는 경비 공백의 근본 원인과 조직적 은폐 의혹을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며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책임자들은 이제라도 참사 현장에서 부재했던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고 진실 앞에 서야 한다”고 했다.

사법개편 첫날…조선일보 “법 왜곡죄, 4심제 첫날 이용자는 모두 정권편”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을 뼈대로 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12일 0시 공포됐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는 공포 즉시 시행됐고,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은 2028년 3월부터 3년에 걸쳐 하게 된다.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 강제퇴거 관련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낸 사건이 재판소원 첫 사례가 됐다.

▲ 13일 조선일보 1면.

법 시행 첫날 법왜곡죄로 고발된 대상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포함됐다. 이병철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법 왜곡죄로 처벌해 달라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조 대법원장 등이 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형사소송법을 고의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11억 원 사기 대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자 재판소원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13일 1면 머리기사에서 이 소식을 다룬 후 법조계에서 “법 시행 첫날 벌어진 두 사례가 ‘사법 3법’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조선일보에 “법 왜곡죄는 사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재판소원은 힘 있는 자들의 재판 끌기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던 우려가 실제로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 13일 조선일보 사설.

관련 사설에서도 조선일보는 “법리 왜곡을 이유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현 민주당 정권 쪽 사람들이 이를 이용할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됐다”며 “재판소원이 정치인들의 임기 연장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첫날부터 조짐이 나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이 사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정략적 목적으로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면서 시행 첫날부터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이는 예고편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 13일 중앙일보 1면.

중앙일보 역시 1면 머리기사에서 사법개혁 3법 시행 첫날 혼란이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향후 경찰이나 공수처가 이 변호사 주장을 받아들여 조 대법원장을 정식 입건하면 사법부는 극심한 혼란을 겪을 전망”이라며 “경찰과 검찰의 처분, 법원의 판단이 재차 법왜곡죄 고발 대상이 돼 조 대법원장 대상 수사·재판이 무한 반복되는 현상도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도 “사법부 수장부터 고발당하는 상황에서 일선 판검사들이 압박을 느끼지 않고 의연하게 재판이나 기소 업무에 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각계의 위헌 우려에도 여당의 속도전으로 통과된 사법 3법은 형사사법 체계를 근본부터 흔드는 중대한 변화”라며 “법 시행 과정에서 부작용을 정밀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신속히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헌재와 수사 당국도 신중한 법 적용으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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